우익 다크 머니 그룹들이 미국 및 주 정부가 수십억 달러를 비트코인 준비금에 투자하도록 로비하면서 공공 자금과 환경을 동시에 위태롭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량의 암호화폐를 비축하도록 압박하고 주 정부 차원에서도 동일한 노력을 추진하는 비트코인 옹호 단체는 환경 규제를 해체하려는 우익 화석연료 업계 인사들이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환경보호청(EPA) 해체를 위한 '프로젝트 2025' 제안서 작성자도 포함되어 있다.
이 단체의 뜻대로 된다면 정부는 납세자의 돈과 노동자들의 퇴직 기금을 사용해 규제가 거의 없는 변동성 높은 자산 수십억 달러어치를 매입하고 보유하게 되며, 이는 에너지 수요를 증가시키고 기후 파괴를 가속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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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비축하면 정부는 이 통화의 정당성과 수요를 높이게 되며, 그 결과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크고, 결국 납세자들이 점점 더 많은 부담을 떠안게 된다. 이러한 가격 급등은 비트코인의 대부분을 소유한 소수의 사람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줄 것이다. 현재 전체 유통 비트코인의 90% 이상을 단 2%의 계정이 보유하고 있다.
한 저명한 암호화폐 옹호자는 연방 정부가 비트코인 준비금을 도입하면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이 현재 평가의 거의 10배에 달하는 100만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암호화폐 업계의 여러 정책 제안에 따르면 비트코인 준비금은 연방 재정 적자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미국을 "금융 혁신의 최전선에 서게 하고, 달러 시스템의 글로벌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한다고 비트코인 정책 연구소(Bitcoin Policy Institute)라는 친(親)암호화폐 단체가 밝혔다.
이 계획은 또한 암호화폐 입법을 추진하는 다크 머니 비영리 단체인 '사토시 액션 펀드(Satoshi Action Fund)'가 주도하고 있다.
현재까지 최소한 네 개 주에서 사토시 액션 펀드가 개발한 초안과 거의 동일한 비트코인 준비금 법안이 발의되었다. 이 단체의 세금 신고서와 임원들의 과거 경력을 검토한 결과, 사토시 액션 펀드는 석유 및 석유화학 기업들의 연합체인 '코크 네트워크(Koch Network)'와 보수적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리티지 재단은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연방 정부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청사진인 '프로젝트 2025'를 주도한 기관이다. 사토시 액션 펀드의 한 임원은 실제로 이 프로젝트의 환경보호청 해체 관련 장을 집필했으며, 트럼프 첫 번째 행정부 시절 환경보호청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준비금 추진이 확산하는 가운데, 암호화폐 업계는 지난 선거 주기에만 2억 5천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며 친(親)암호화폐 의원 당선을 지원했다. 그 결과 상·하원 모두에서 친(親)암호화폐 성향의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트럼프는 주요 규제 기관의 요직에 암호화폐 업계와 가까운 인사들을 지명하기 시작했다.
"주 정부나 연방 정부가 비트코인 준비금을 만든다는 발상은 '멍청한 생각과 나쁜 생각의 중간쯤'에 있다"고 금융 개혁을 위한 소비자 단체인 '미국 금융 개혁'의 암호화폐 및 핀테크 담당 부국장인 마크 헤이스(Mark Hays)가 말했다.
헤이스는 "이것은 또다시 '해결할 문제를 찾고 있는 암호화폐 해결책'일 뿐"이라며, "결국 납세자들이 자금을 대는 공공기관들이 이러한 시장의 내재적 위험에 더 가까워지게 만든다"고 말했다.
대중이 흔히 생각하는 금융 준비금과 달리 비트코인 준비금은 '포트 녹스(Fort Knox)'처럼 물리적인 금고에 현금을 보관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 비트코인은 컴퓨터 서버에 저장되며 암호화된 비밀번호로 보호된다.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인 '작업 증명(proof-of-work) 블록체인'은 새로운 디지털 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점점 더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는데, 이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며 이미 여러 주의 공공 기반 시설과 전력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 미 에너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미국 내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은 약 70테라와트시(TWh)의 전력을 소비했으며, 이는 뉴저지 주 전체 연간 전력 소비량보다 많았다. 암호화폐의 전력 소비량은 대부분 비트코인 채굴과 관련이 있으며, 앞으로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연방 규제 기관들은 암호화폐가 점점 더 주류 금융 시장에 편입되면서 광범위한 금융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최근 경고했다. 이러한 보고서는 2008년 금융 위기 이전, 연방 규제 기관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 대해 경고했던 것과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역사상 첫 번째가 되기 위해 경쟁하는 의원들"
사토시 액션 펀드의 CEO이자 공동 창립자인 데니스 포터(Dennis Porter)는 이 비영리 단체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전략 비트코인 준비금을 설립하도록 하는 행정명령 초안을 작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트럼프는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앞으로 압수할 모든 비트코인을 유지하며 암호화폐를 비축하겠다고 공언했다.
법 집행 기관들은 수사 과정에서 정기적으로 비트코인, 암호화폐 및 기타 디지털 자산을 압수한다.
2024년 11월, 미 법무부는 저명한 암호화폐 사기범 두 명으로부터 약 9만 5천 개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 이러한 몰수 과정을 통해 연방 정부는 지금까지 194억 6천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확보했다고 암호화폐 계정을 추적하는 분석 회사인 아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는 밝혔다.
트럼프는 미국을 "지구상의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으며, 암호화폐 업계 주요 인사들과 여러 차례 회의를 가졌고, 일론 머스크, 데이비드 색스, 하워드 루트닉 등 업계의 저명한 인사들을 핵심 직책에 임명했다.
포터는 또한 지난해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공화당-와이오밍) 상원의원이 발의한 비트코인 준비금 법안을 적극 지지해왔다. 루미스는 암호화폐 관련 법안을 감독하는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 소속이며, 이번 선거 주기 동안 재선에 출마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저명한 암호화폐 업계 인사들로부터 4만 7천 달러 이상의 선거 자금을 받았다고 연방 선거 자금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나타났다.
루미스의 법안은 연방 정부가 향후 5년간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의 "약 5%"를 매입하도록 요구한다. 이후 정부는 최소 20년간 보유한 후 매각할 수 있으며, 다만 매각된 비트코인이 "미지급 연방 부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될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다.
해당 법안은 또한 연방 정부가 변동성이 높은 암호화폐를 구매하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 재무부가 금 1온스의 가격을 재평가하도록 요구한다.
2024년 1분기에만 블록체인 협회와 디파이 교육 기금이라는 두 개의 암호화폐 옹호 단체는 루미스 법안과 기타 관련 법안을 추진하기 위해 73만 달러를 로비 자금으로 지출했다고 로비 공시 자료를 검토한 결과 나타났다.
사토시 액션 펀드는 또한 주 의회에서 주 정부가 납세자의 세금을 사용해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일정 기간 보유한 후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까지 뉴햄프셔, 노스다코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텍사스 등 5개 주에서 사토시 액션 펀드가 2024년 9월에 작성한 모델 법안과 거의 동일한 언어를 사용한 비트코인 준비금 법안을 발의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해 펜실베이니아와 텍사스 법안 발의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뉴햄프셔와 노스다코타 법안은 올해 초 발의되었다.
검토한 메타데이터에 따르면, 사토시 액션 펀드의 모델 법안은 9월 24일에 작성되었으며, 펜실베이니아에서 최초의 법안이 발의되기 두 달 전이었다.
플로리다도 비트코인 준비금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해 연금 기금에서 11억 6천만 달러를 비트코인 매입에 할당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달 초, 사토시 액션 펀드는 12개 이상의 주 의원들과 비트코인 준비금 법안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최대 20개의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법안이 주 차원에서 발의될 것이며, 동일한 주에서도 여러 법안이 나올 것이다. 의원들이 역사상 첫 번째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이 법안들의 절대다수는 ‘사토시 액션 펀드의 입법’ 모델을 기반으로 할 것이다.“라고 사토시 액션 펀드 CEO 포터는 1월 6일 X(구 트위터)에 게시했다.
사토시 액션 펀드란 무엇인가?
사토시 액션 펀드는 웹사이트에 단 세 명의 직원을 등재하고 있으며, 이들 중 두 명은 극우 다크 머니 정치 조직에서 급여를 받은 이력이 있다.
사토시 액션 펀드의 정책국장인 에릭 피터슨(Eric Peterson)은 과거 다크 머니 정치활동위원회(PAC)인 '미국의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에서 선임 정책 분석가로 근무했다. 이 단체는 화석연료 재벌인 데이비드 코크(David Koch)와 찰스 코크(Charles Koch)가 설립했으며, 2004년 이후 보수 성향 후보들의 선거 자금으로 2억 5천만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한편, 사토시 액션 펀드의 공동 창립자인 맨디 구나세카라(Mandy Gunasekara)는 현재 헤리티지 재단의 방문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헤리티지 재단은 트럼프 집권 시 연방 정부를 해체하는 급진적인 '프로젝트 2025' 계획을 주도한 다크 머니 그룹이다. 구나세카라는 이 프로젝트 청사진에서 환경보호청을 공격하는 장을 직접 집필했다.
구나세카라는 바이든 행정부가 석탄, 석유, 천연가스 산업뿐만 아니라 화학 및 살충제 산업을 대상으로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 산업들은 코크 네트워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그는 대기 질 기준을 규정하는 환경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나세카라는 트럼프 첫 번째 행정부에서 환경보호청 대기 및 방사선국의 수석 부청장으로 근무했으며, 트럼프의 파리 기후 협정 탈퇴 결정을 주도한 "핵심 설계자"였다고 트루스아웃이 보도했다. 파리 기후 협정은 2015년 채택된 국제 협약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목표로 한다.
구나세카라는 2019년 연방 정부에서 사임한 후 '에너지 45 펀드'라는 다크 머니 비영리 단체를 설립하여 "트럼프 에너지 정책"을 홍보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이 단체의 웹사이트는 당시 민주당의 환경 정책을 "스탈린조차 얼굴을 붉힐 만큼 극단적인 좌경화"라고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까지 이 비영리 단체는 공식적으로 해산되었지만, 사실상 활동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금 신고 문서를 검토한 결과, 사토시 액션 펀드와 에너지 45 펀드는 동일한 고용주 식별 번호(EIN)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 기록에 따르면, 사토시 액션 펀드는 2023년 한 해 동안 로비 비용으로 8만 8천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사토시 액션 펀드는 인터뷰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비트코인 준비금을 옹호하는 활동 외에도 사토시 액션 펀드는 비트코인 채굴 권리를 보장하는 주 법안 통과를 지원해왔다. 이 단체의 CEO인 데니스 포터는 몬태나주에서 비트코인 채굴을 보호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주지사는 법안 서명 후 사용한 펜을 포터에게 선물하기까지 했다.
사토시 액션 펀드는 웹사이트의 한 장짜리 설명서에서 비트코인 채굴이 전력 요금을 낮추고, 전력망을 안정화하며, "방치된 석유 시추공 정화를 증가시킨다"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채굴은 일부 지역에서 전력 요금을 급등시키고 있으며, 일부 주민들은 평균적으로 월 8달러의 추가 전기 요금을 부담하고 있다. 텍사스주 의원들은 비트코인 채굴이 주 전력망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최악의 선택"
연방 및 주 정부 차원의 비트코인 준비금 추진은 암호화폐를 비축하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정부 부채를 줄이며, 미 달러화의 잠재적 평가절하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개념에 기반하고 있다. 옹호자들은 비트코인이 총 공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되어 있어 지속적으로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 주장하며 이러한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장이 업계의 홍보 문구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며, 이러한 시도가 설령 효과가 있더라도 미국 부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2009년 처음 도입된 이후 급등했지만, 여전히 극심한 가격 변동성을 보인다. 2024년 4월,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15% 하락했다. 다른 암호화폐들의 동반 하락과 맞물려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3,670억 달러의 가치가 증발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상호 연계성—즉, 대부분의 암호화폐 가격이 동시에 오르내리는 경향—은 연방 규제 당국이 최근 경고한 사항으로, 이는 전통적인 은행 및 금융 기관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규제 기관들은 비트코인과 기타 암호화폐가 옹호자들이 주장하는 것만큼 불황에 강하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 연방준비제도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암호화폐 가격은 금리 변동과 함께 요동치는 경향을 보인다.
주 정부 및 공공기관이 보유한 전통적인 주식과 달리, 비트코인 준비금은 보유하는 것만으로 정기적인 배당금을 창출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가치가 상승할 수 있지만, 사용하거나 매도하기 전까지는 아무런 이익도 실현되지 않는다. 단순히 보유하는 것만으로 지속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주 정부의 투자 대상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와이오밍 대학교 비트코인 연구소의 브래들리 렛틀러(Bradley Rettler) 소장은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주 정부가 대규모 비트코인을 보유하면 심각한 재정적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4년 11월 발의된 펜실베이니아의 비트코인 준비금 법안은 주 재무부가 주 수익 중 미사용 자금을 활용해 비트코인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재무부는 "해당 시점에서 기금에 예치된 총 금액의 최대 10%"를 비트코인 구매에 투자할 수 있다.
이처럼 변동성이 높은 자산에 대한 대규모 주 정부 투자는 "극도로 위험하다"고 드폴 대학교 경영학 박사 과정 프로그램 디렉터인 라몬트 블랙(Lamont Black)은 지적했다.
"주 정부가 비트코인을 일정 부분 보유하며 이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라고 본다"라며 "하지만 주 정부가 대규모로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변동성이 심해 급등과 폭락을 반복한다"라고 블랙은 말했다.
블랙은 또한 주 정부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대량의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약 어떤 주가 이미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낮은 가격에 비트코인을 매도해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다"라며 "이런 자산에 모든 것을 걸어서는 안 된다"라고 블랙은 말했다.
[출처] Dark Money Groups Want the Government to Bet Big on Crypto
[번역] 이꽃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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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브루스터(Freddy Brewster)는 프리랜서 기자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NBC 뉴스, 캘매터스, 로스트 코스트 아웃포스트 및 캘리포니아 전역의 다른 매체에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