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이스라엘 공습으로 휴전은 깨지다
가자에서 약 두 달간 이어졌던 휴전이 깨졌다. 이스라엘이 이틀째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면서, 화요일 밤 공습으로 최소 27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이는 하루 전 이스라엘이 4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한 데 이은 것이다. 희생자 중에는 최소 174명의 어린이가 포함되어 있다. 가자 출신 작가이자 분석가인 무함마드 셰하다는 이번 폭격을 “지난 1년간 가자가 겪은 공격 중 가장 야만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 공습이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의 국내 법적·정치적 위기와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위기 상황에서 정부를 단결시키고, 시위나 반대를 억누르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팔레스타인인을 죽이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인터뷰 전문
이 기록은 속기록이며, 최종본이 아닐 수 있다.
에이미 굿맨: 오늘 방송은 가자지구 소식으로 시작한다. 약 두 달간 지속된 휴전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깨졌으며, 이틀째 폭격이 이어지고 있다. 화요일 밤 공습으로 최소 27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이는 하루 전 이스라엘이 4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한 데 이은 것이다. 국제 아동 인권 단체 ‘디펜스 포 칠드런(Defense for Children)’은 이번 사건을 “가자 역사상 하루 만에 발생한 최악의 어린이 사망 참사 중 하나”라고 밝혔다. 같은 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선언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로의 식량, 구호물자, 연료 반입까지 차단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무함마드 셰하다와 연결해 있다. 그는 가자 출신 작가이자 분석가이며, 유럽외교협의회 방문 연구원이다.
무함마드,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현재 가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설명해 줄 수 있는가?
무함마드 셰하다: 초대해 줘서 고맙다, 에이미. 지금 가자는 그야말로 전례 없는 수준의 야만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단 몇 초 만에 200명 가까운 어린이의 목숨이 사라졌다. 현재 약 700명의 부상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이 병원들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학살로 인해 의료 시스템이 붕괴된 탓이다.
예를 들어, 6살 아이린 아부 주즈라는 소녀가 있다. 아이 가슴에 사과 크기의 파편이 박혀 있고 의료진이 아이를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의사들은 이번 공습으로 중상을 입은 환자들이 사실상 사형 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가족 전체가 사라지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혈통 자체가 완전히 소멸된 것이다. 내 동료 중 한 명은 여동생, 여동생의 남편, 아이들, 시부모, 손주들까지 모두 단 한 번의 공습으로 목숨을 잃었다.
더 충격적인 점은, 이번 공습에서 하마스 전투원은 단 한 명도 사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스라엘이 발표한 주요 사망자는 임시 총리, 내무장관, 법무장관, 내부보안국 수장 등 정부 관료 4명이었다. 즉, 이번 공격은 하마스와 무관하게 진행된 것이다. 이스라엘 관리들조차 “이번 공습이 하마스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완전히 오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 공습은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다. 이스라엘 언론인 오리 미스가브는 공습이 있기 몇 시간 전 하아레츠(Haaretz) 에 “네타냐후는 궁지에 몰려 가자를 공격할 것이다”라고 썼다. 실제로 네타냐후는 여러 가지 정치적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법무장관과 신베트(Shin Bet, 이스라엘 보안국) 수장을 해임하려는 시도가 논란이 되었고, 예산안 통과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부패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었으며,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예루살렘에서 계획되어 있었다.
이처럼 위기에 처할 때마다 이스라엘의 극우 정권은 같은 전략을 반복해 왔다. 위기가 올 때마다 팔레스타인인을 학살하고, 그들의 고통을 대중 앞에 내보이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이다.
또한 이번 공습 직후 극우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가 네타냐후 정부에 재합류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인 강제 추방을 공개적으로 주장해 온 인물이다.
네타냐후는 또 다른 목표도 가지고 있다. 바로 이집트와 아랍 국가들이 추진하는 가자지구 재건 계획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오는 4월, 이집트가 가자 재건을 위한 국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이 계획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네타냐후는 이번 공습을 통해 이러한 논의 자체를 원천 차단하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이런 만행을 저지르면서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은 충격적이다. 더 황당한 것은 주류 언론이 이를 사실상 은폐하고 있다는 점이다.
후안 곤잘레스: 서방 국가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영국, 프랑스, 러시아가 이스라엘의 폭격을 규탄했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을 옹호하며 결의안을 막았다.
무함마드 셰하다: 국제사회의 반응은 너무나 미약하다. 가자에서 400명이 사망한 이번 공격은 가자의 ‘10월 7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10월 7일 당시 이스라엘에서 숨진 어린이는 36명이었다. 그런데 이번 공습으로 200명이 넘는 가자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응은 실망스럽고 부끄러운 수준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는 또 다른 측면이 있다. 방금 말했듯이, 국제사회가 보이는 최대한의 반응은 그저 ‘우려’나 ‘규탄’이라는 형식적인 표현일 뿐, 실제 행동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지난 1년간 비공식적으로 “유럽 국가들의 80%는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에 전권을 부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을 보여 왔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이스라엘에 군수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2,000파운드짜리 초대형 폭탄을 제공하려 하고 있다. 이 폭탄은 폭발 시 섭씨 3,500도의 화염구를 형성하며 반경 350미터 내 모든 생명을 앗아간다. 지금 이스라엘은 이 폭탄을 마치 사탕처럼 가자에 퍼붓고 있으며,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실시간으로 옹호하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은 말도 안 될 정도로 비이성적이고 부끄러운 일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학살이 어떻게 은폐되고 있는지, 그리고 이스라엘이 어떻게 ‘이득’을 보는지다. 언론 보도를 보면, “휴전 중에도 가자에서 수백 명 사망” 같은 식의 모호한 표현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이 휴전을 파기하고, 완전히 무너뜨렸다는 사실이다.
후안 곤잘레스: 네타냐후와 트럼프 행정부가 팔레스타인인들을 가자에서 완전히 제거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무함마드 셰하다: 그렇다. 특히 네타냐후의 경우 확실하다. 이번 공습이 시작되자마자, 가자 인구 축소를 공개적으로 주장해 온 극우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가 즉각 네타냐후 정부에 복귀했다. 또 다른 극우 정치인인 베잘렐 스모트리치도 같은 주장을 하고 있으며, 이스라엘군(IDF)이 현재 팔레스타인인을 받아줄 나라를 찾는 부서를 신설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이스라엘은 절대, 절대, 절대 팔레스타인과의 휴전을 지키지 않는다. 이 같은 패턴은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다. 내 친구였던 레파트 알아리어는 이를 정확히 표현했다. “휴전이란, 팔레스타인이 멈추고 이스라엘이 계속해서 공격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전 국방장관이자 전 총리였던 에후드 바라크도 2008년 ‘캐스트 리드 작전(Operation Cast Lead)’ 이후 비슷한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는 “휴전이 체결되면 아무도 그 세부 사항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자에서 휴전이 체결되자마자, 이스라엘은 한 달 동안 150명 이상의 민간인을 살해했다.
한번 상상해보라. 휴전 기간 동안 이스라엘 군인이나 민간인이 단 한 명이라도 다쳤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말이다.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휴전 기간 동안 7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했음에도, 가자로부터 단 한 발의 총알도 발사되지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팔레스타인인들이 얼마나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는지를 보여준다. 반면, 이스라엘은 학살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이스라엘은 가자로 들어가는 구호물자를 극단적으로 제한했다. 원래 들어와야 할 텐트의 10%만 허용했고, 병원과 하수 처리 시설, 수도 인프라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연료의 30%만 공급했다. 또한, 부상자들의 의료 이송도 막고, 가자를 떠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했다. 즉, 지난 40~50일 동안 이스라엘은 온갖 방법으로 휴전을 어기며, 팔레스타인이 반격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그러고 나서 “팔레스타인인들이 휴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프레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이 말도 안 된다.
그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은 애초에 ‘휴전 2단계’ 협상을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원래 2월 6일에 예정된 협상조차 열리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의 인질 협상 특사였던 애덤 보엘러(Adam Boehler)는 하마스와의 비공식 채널을 통해 5~10년 동안의 장기 정전, 하마스의 무장 해제, 가자에 새로운 정부 수립, 인질 협상 및 석방 등을 포함한 초기 합의를 도출해 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반응은 어땠는가? 이 협상 내용을 언론에 유출해 협상을 깨버렸다. 그리고는 애덤 보엘러가 상원에서 공식 승인되기도 전에 그의 임명을 무효화시켰다. 결국, 이 전쟁을 끝내고 싶지 않은 쪽이 누구인지 명확해졌다.
에이미 굿맨: 무함마드 셰하다,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그는 팔레스타인 출신 작가이자 분석가이며, 유럽외교협의회 방문 연구원으로 현재 코펜하겐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겠다. 미국이 헌정 위기에 직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 판사들을 향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으며, 백악관은 연이어 법적 패배를 겪고 있다. 계속해서 지켜봐 달라.
[번역] 하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