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 선고 앞두고 헌재 앞 지키는 시민들 "파면 아니면 목숨 건 항쟁"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수천 명의 노동자∙시민들이 헌재 앞으로 '광장'을 넓혀 "8대0 만장일치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87년 6월을 환기하며 "파면이 아니면 민중 항쟁에 나서겠다"는 각오로 선고일까지 광장을 지키겠다는 마음이 모이고 있다. 

참세상은 1일 밤부터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사거리에서 24시간 철야 집중행동에 나선 시민들을 만나 고민과 바람을 나누었다. 

헌재 인근 안국역 사거리를 수놓은 "윤석열 8:0 파면" 촉구 리본. 참세상  

안국역 사거리, 밤이 깊어지면서 집중행동 현장 한편에는 '무지개 텐트'들이 하나둘 펼쳐졌다. 

소주 윤석열 퇴진 성소수자 공동행동 활동가는 탄핵 심판 선고 기일 지정 소식을 듣고 "너무, 너무 늦었다. 너무 늦었지만 이제라도 조속히 8대0 만장일치 파면 결정을 하는 것이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 생각하고, 아직 끝난 건 아니지만 선고 일정 발표만으로도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면서 헌법재판소가 "헌법의 가치,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이토록 어렵게 지연시켜 온 것에 대해서 뼈저린 반성을 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소주 활동가는 "우리 사회를 같이 구성하는 성소수자 시민으로서 함께 윤석열 파면을 외친다는 것을 조금 더 또렷하게 전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고, 무엇보다 윤석열을 반드시 8 대 0 만장일치로 파면시키고, 우리에게 필요한 평등과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헌재 앞 철야 농성에 참여했다고 이야기하면서, 헌재의 파면 선고일까지 "12월부터 약 4개월 동안 광장을 함께 만들어 온 시민들이 늘 그래왔던 것처럼, 평등 수칙을 마음에 두고 함께 광장과 거리를 지켰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또한 오는 4일 "윤석열이 당연히 파면되는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만약 기각이나 각하 결정이 나온다면 "다시 성소수자 시민으로서 그다음 투쟁을 계획하고 실행할 것"이라 다짐을 밝혔다. 

안국역 사거리 '무지개 텐트촌'. 참세상 

철야 농성에는 이날 오후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양대 노총 비상행동을 개최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들 다수도 함께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이자 경기도 화성 지역 특수 교사 노동자인 김다원 씨는 헌재 앞에서 노동자∙시민들과 함께 밤을 새우고 다음 날 새벽 출근을 할 계획으로 철야 농성에 참여했다. 

김다원 씨는 "사실 학교에서는 이런 얘기를 잘 못한다. (교사 노동자들에게는) 정치 기본권도 보장되지 않다 보니까 (정치적인 고민들을) 말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으로 혼자서 찾아보며 끙끙 앓느니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동지들과 함께 있는 것이 훨씬 좋고 마음이 편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속 광장에) 나오게 되는 것 같다"고 마음을 전했다. 

김다원 씨는 헌법재판소에 "헌법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고 싶으면 적확한 법리에 의해서 결정을 내려야 하고, 정치적 고려에 따라 판단을 내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6∙10 민주항쟁이 성공한 이유는 지금처럼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던 일반 시민들이 많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기각이나 각하가 된다면 지금 광장에 있는 이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이 사람들 수만큼 그리고 그 이상의 사람들, 아직 광장에 나오지 않던 사람들까지 모두가 거리로 다 쏟아져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에서뿐만이 아니라 전국의 지역 곳곳에서, 그렇게 광장으로 거리로 함께 나오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김다원 씨는 또한 윤 대통령 퇴진 운동에서 민주노총의 역할에 대해 "우리 사회가 노동자에 대한 인식 자체가 아직도 많이 나아지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윤석열 퇴진 운동 과정에서 노동자가 중심이 돼 나서려는 노력들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시민들이 민주노총에 많은 응원과 공감을 보내주고 계신 것도 참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면서 "(파면 이후에도) 사회 대개혁을 위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고, 노동자로서 그 노동자가 진짜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드는 투쟁이 민주노총이 할 일이자, 민주노총이 진정으로 '길을 여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헌재 선고까지 남은 시간 동안 "정말 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노동자와 시민들이 광장에 나와 "사람들이 계속 파면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이자 경기도 화성 지역 특수 교사 노동자인 김다원 씨

한밤의 '광장'에는 다원 씨와 같은 특수교사를 꿈꾸는 특수교육과 학생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건양대학교 특수교육과에 재학 중인 김지원 씨는 "우리 아이들에게 조금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여기에 왔다"면서 "윤석열 정부 들어서 특수교사들 임용 비율을 다 깎아버리고 있다. 지금도 학생들의 수에 비해 특수교사가 너무 부족한데 그것을 더 줄이고 계엄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한 윤석열 정부에 맞서, 미래에 내가 가르치게 될 아이들을 위해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계엄 후 매주 집회에 참석하고 이날 철야농성에도 참여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김지원 씨는 헌재가 선고를 지연하고 "아직까지 탄핵 인용 결정을 하지 않은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며 "헌법재판소가 정의에 의해 판단을 하지 않고 권력에 의해 휘둘리고 있다는 것은 아닌가 우려스럽고, 그 점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헌재가 "당연히 8대0 만장일치로 파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기각이나 각하 결정 시에는 "80년대 군사독재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6월 민주항쟁처럼 시민들 모두 거리로 나와 함께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목숨까지도 걸 생각을 하고 있다"고 결의를 밝혔다. 

특수교육과 학생 김지원 씨. 참세상

서울에서 먼 지역 곳곳에서 상경해 헌재 앞을 찾은 시민들도 많았다. 

진주 경상국립대 간호학과 학생이자 "하오문도"인 엄열음 씨도 이날 "퇴근을 하자마자 버스를 타고서는 바로 올라왔다"면서 "진주에서 서울까지 올라오는 게 힘들기는 하지만, 선고를 앞두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엄열음 씨는 헌재의 선고 지연에 대해 "너무 '간을 보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두 번의 남태령 투쟁 등이 성공한 것"과 함께,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힘으로 결국 이제라도 헌재가 선고 기일을 확정하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헌재가 "파면 선고를 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다시 투쟁에 나설 것"이고 "민주화운동 등 우리의 역사를 살펴보면 힘들었던 적은 있지만 실패했던 적은 없으니, 다른 결정이 나오더라도 함께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고 함께 투쟁을 이어간다면 언젠가는 우리가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간호학과 학생이자 "하오문도"인 엄열음 씨. 참세상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 조합원인 한 20대 여성은 "선고 기일이 확정이 되었지만 여전히 헌법재판소가 어떤 식으로 판결을 내릴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으로, 8대0 만장일치 파면을 끌어내 이 땅의 진정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싶은 마음에서 철야 농성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혹 헌재가 기각이나 각하 결정을 내린다면 "6월 민주항쟁 때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 독재 정권과 수구 세력들에 맞서 싸워야 한다"면서 선고를 앞둔 "이때가 제일 방심하기 쉬운 때"로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광장을 채우고 만장일치 파면 결정을 촉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가천대학교 학생이자 '붕어빵 천원에 세 개 협회' 깃발 기수로 활동하고 있는 황보현 씨도 선고일까지 "계속 광장에 나올 것"이라며 "헌법재판소가 결정문에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는 우리가 계속 광장에 나와서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황보현 씨는 "우리에게는 윤석열뿐만이 아니라 국민의 힘이나 극우 유튜버들 등 윤석열에 동조한 내란 세력들, 윤석열을 뽑은 이 사회를 함께 바꿔야 된다는 목표가 있다"면서 "사회대개혁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라도 계속 광장에 나와 목소리를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보현 씨와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 조합원. 참세상 

24시간 철야 집중행동은 2일 오후 9시까지 이어진다. 

한편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12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3월 30일부터 4월 2일까지 진행한 '72시간 100만 온라인 긴급 탄원' 서명을 헌재에 제출하면서 "정의에는 중립이 없다. 헌재는 이제라도 윤석열과 내란 일당의 명백한 헌법위반과 헌법 파괴 행위에 대해 '파면' 결정을 내려야 한다. 6대2도 아니고 7대1도 아닌 8대0 만장일치 파면뿐이다. 만약 헌법재판관 중 그 누구라도 내란 범죄를 저지른 윤석열을 비호하고 두둔한다면 헌법재판관으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 짚었다. 

3일에는 민주노총이 오후 2시 광화문 광장에서 임시대의원대회 및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비상행동과 오후 7시 집회 후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끝장 철야 농성'을 이어간다. 

헌재 선고 기일인 4일 비상행동은 오전 10시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촛불행동은 같은 시간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일신빌딩 앞에 모여 헌재의 선고 결과를 주시할 예정이다. 

헌재 앞 지키는 '키세스 동지들'. 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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