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라파 수용소: ‘인도주의 도시’인가, 범죄인가?

이스라엘 국방장관 이스라엘 카츠(Israel Katz)는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의 폐허 위에 최대 6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이주시켜 지정된 인도주의 구역에 수용하겠다는 논란 많은 계획을 발표했다.

캠프 출입은 하마스 대원이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한 엄격한 보안 검색을 거쳐야 한다일단 들어가면주변은 이스라엘 군대에 의해 봉쇄된다팔레스타인인들은 밖으로 나갈 수 없다.

궁극적으로는 가자지구 전체 인구 210만 명이 이 수용소에 수용될 예정이다.

캠프 건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협상 중인 60일 휴전 기간 동안 시작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타는 듯한 햇볕 아래서이스라엘의 봉쇄로 인한 광범위한 기아 속에서 가자시티의 연대 부엌이 배급하는 음식을 받기 위해 기다리며 고통을 겪고 있다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11명이 굶어 죽었다팔레스타인인들은 식량을 얻기 위해 GHF 배급소에서 목숨을 걸고 있으며이곳에서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공격당하고 살해되고 있다출처유세프 알-자눈/Activestills

불법적이고 비인도적

이 계획은 불법적이고 비인도적이며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점령지에서 민간인 집단을 강제로 이주시키거나 수용하는 것은 국제인도법 위반이다.

이런 규모로 행해진다면 이는 로마규정(Rome Statute, 1998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채택된 국제형사재판소(ICC, International Criminal Court)의 설립 조약)상 전쟁범죄이자 인도에 대한 범죄에 해당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유엔 총회유엔 인권위원회 모두 무력 분쟁에서의 강제 이주 사례를 규탄해 왔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적신월사 역시 민간인 집단의 강제 이주에 대한 근본적 금지와 모든 당사자가 이를 존중해야 할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 왔다.

자기 보호를 위한 것?

카츠는 이 수용소를 인도주의 도시라고 묘사한다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오직 그들 자신의 보호를 위해 수용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보아온 바와 같이 민간인 이주는 금지되어 있다다만 군사적 이유나 인구 보호를 위한 경우라면 예외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예외는 그런 조건이 존속하는 동안에만 인정된다이런 식의 대피 조치 대상이 된 사람들은 가능한 한 빨리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군사적 절대적 필요가 민간인 집단을 박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국내 실향민에 관한 안내 원칙(Guiding Principles on Internal Displacement)은 국제 행위자들이 인구 이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내지 않을 의무를 명문화하고 있다.

원조의 딜레마

카츠는 국제기구들이 해당 지역 내 구호와 서비스를 관리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도달하게 하라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명령조차 거부한 전력이 있다.

만약 국제 인도주의 기구들이 이 수용소 운영을 맡게 된다면딜레마에 직면할 것이다.

중립성과 윤리적 기준을 훼손하는 조건 속에서 구호를 관리할 것인지기본적 인권을 부정하고 국제법 위반 위에 세워진 구조에 협력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구호단체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중간 수용소를 설치하고장차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추방하는 과정에 공모하는 위험을 떠안게 될 것이다.

이 인도주의 도시는 본질적으로 노천 감옥이 될 것이다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 군의 엄격한 통제 아래에서 국제 원조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대규모 추방?

라파 수용소가 가자지구에서의 대규모 추방의 전조가 될 수 있을까국제법은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을까?

라파 수용소는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을 몰아내기 위한 대규모 이주 계획의 전조로 여겨지고 있다출처: Activestills

카츠는 이스라엘이 이주 계획을 실행할 것이며반드시 일어날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인용됐다이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결국 다른 나라들로 강제로 떠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영토의 인구 구성을 변경하는 것 — 즉 민간인 집단의 강제 이주를 통해 이루어지는 민족청소 — 은 국제법상 철저히 금지되어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을 이주시킨다는 발상은 오래전부터 이스라엘 전략적 사고의 일부였지만이번 발표는 가자지구의 인구 구성을 강제 이주와 수용을 통해 영구적으로 바꾸려는 위험한 격상과 의도를 드러낸다.

자발적 탈출?

카츠에 따르면가자 주민들에게는 자발적” 이주라는 선택권이 주어질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번 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에서 강제 추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물고 싶다면 머물 수 있다그러나 떠나고 싶다면 떠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의 규모는 이해하기조차 어렵다.

주민들은 여러 차례 강제로 쫓겨났으며가자지구 주택의 90퍼센트가 손상되거나 파괴됐다보건식수위생 체계는 붕괴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식량에 접근하려다 하루 평균 100명씩 살해되고 있다.

이런 위기적 상황에서는 라파 수용소로의 이동이나 궁극적으로 가자지구를 떠나는 것에 대해 어떤 사람의 동의도 자발적일 수 없다.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의 홀로코스트 역사학자인 아모스 골드버그에 따르면국방장관이 내놓은 계획은 가자지구에 대한 민족청소의 명확한 청사진이다.

“(이것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추방하기 전에 거쳐 가는 중간 수용소일 뿐이다그것은 인도주의적이지도 않고도시도 아니다.”

[출쳐] Israel’s Rafah camp – ‘humanitarian city’ or crime against humanity?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샤넌 보쉬(Shannon Bosch)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콰줄루 나탈대학교에서 20년 넘게 학계 활동을 이어왔으며, 변호사 자격을 갖추고 있다. 2024년 퍼스의 에디스 코완 대학교에서 부교수로 임명됐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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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인도주의 원조 가자지구 이스라엘 집단학살 인종청소 라파수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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