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후, 브루클린에서 조란 맘다니는 유진 뎁스(Eugene Debs)의 말을 인용하고, 도널드 트럼프에게 직접적으로 도전하며, 변화된 뉴욕시의 비전을 제시하는 승리 연설을 했다. 아래에 그 전문을 게재한다.
출처: 조란 맘다니 인스타그램
오늘 저녁 우리의 도시 위로 해가 저물었지만, 유진 뎁스(Eugene Debs)가 한 말처럼 “나는 인류를 위한 더 나은 날의 여명을 볼 수 있다.”
기억할 수 있을 만큼 오래, 뉴욕의 노동자들은 부유하고 연줄 있는 이들로부터 이렇게 들어왔다. 권력은 너희 손에 있지 않다고.
창고 바닥에서 상자를 들다 멍든 손가락, 배달 자전거 핸들에 굳은살이 박힌 손바닥, 주방의 화상 자국이 남은 주먹 — 이런 손들은 결코 권력을 쥘 수 없다고 말해져 왔다. 하지만 지난 12개월 동안, 당신들은 더 위대한 것을 향해 손을 뻗는 용기를 냈다.
오늘밤, 모든 역경을 뚫고 우리는 그 손으로 미래를 붙잡았다. 미래는 우리의 손 안에 있다.
친구들이여, 우리는 하나의 정치 왕조를 무너뜨렸다.
나는 앤드루 쿠오모(Andrew Cuomo) 개인의 생활에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오늘밤이 내가 그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언급하는 순간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다수를 버리고 소수만을 위해 있었던 정치의 한 장을 넘기고 있다. 뉴욕이여, 오늘밤 당신은 변화를 명령했다. 새로운 형태의 정치를, 감당할 수 있는 도시를, 그리고 그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는 정부를 위한 명령을 내렸다.
오는 1월 1일, 나는 뉴욕시 시장으로 취임한다. 그리고 그것은 전적으로 당신들 덕분이다. 그래서 다른 무엇보다 먼저, 나는 이렇게 말해야 한다. 고맙다. 더 나은 미래의 약속이 과거의 유물이라고 믿지 않는 다음 세대의 뉴요커들에게 감사한다.
당신들은 정치가 당신을 얕잡아 보지 않고 진심으로 말할 때, 새로운 리더십의 시대가 열릴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당신을 위해 싸울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바로 당신이기 때문이다. 슈타인웨이 거리(아랍계 이민자 공동체—특히 이집트, 레바논, 팔레스타인 출신 이민자들이 밀집해 있는 곳)에서 말하듯, “아나 민쿰 와 알라이쿰(ana minkum wa alaikum, أنا منكم وعليكم, 나는 당신들 중의 한 사람이며, 당신들과 함께한다)”
우리 도시의 정치로부터 너무 자주 잊혔지만, 이 운동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준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나는 예멘계 보데가(동네 상점) 주인들, 멕시코계 할머니들, 세네갈 택시 기사들, 우즈베크 간호사들, 트리니다드 주방 보조들, 그리고 에티오피아 아주머니들을 말한다. 그래, 그 아주머니들이다.
켄싱턴, 미드우드, 헌츠포인트의 모든 뉴요커들에게 말한다. 이 도시는 당신의 도시다. 그리고 이 민주주의 또한 당신의 것이다. 이 선거운동은 엘머스트 병원 앞에서 목요일 밤에 만난 웨슬리(Wesley) 같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그는 노동조합 1199의 조직가이자, 이 도시의 높은 월세 때문에 펜실베이니아에서 하루 왕복 4시간을 통근하는 뉴요커다.
또 몇 년 전 Bx33 버스에서 만난 한 여성의 말이 떠오른다.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는 뉴욕을 사랑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냥 내가 사는 곳일 뿐이에요.” 그리고 시청 앞에서 함께 15일간 단식 투쟁을 했던 택시기사 리처드(Richard) 같은 사람들. 그는 여전히 일주일 내내 택시를 몰아야 한다. 형제여, 이제 우리는 시청 안에 있다.
이 승리는 그 모두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이 운동을 막을 수 없는 힘으로 만든 10만 명이 넘는 자원활동가들, 바로 당신들을 위한 승리다. 당신들 덕분에 우리는 이 도시를 다시 노동자들이 사랑하며 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들 것이다. 문을 두드릴 때마다, 청원에 서명할 때마다, 그리고 땀 흘린 대화 하나하나마다, 당신들은 우리 정치를 지배하던 냉소를 조금씩 무너뜨렸다.
지난 1년 동안 내가 당신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했다는 걸 안다. 하지만 그때마다 당신들은 내 부름에 응답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부탁하고 싶다. 뉴욕시여, 이 순간의 공기를 깊이 들이마셔라. 우리는 너무 오래 숨을 참고 살아왔다.
패배를 예감하며 숨을 참았고, 너무 자주 폐가 짓눌리며 숨이 막혀왔고, 이제는 숨을 내쉴 여유조차 없었다. 그러나 오늘, 수많은 희생 덕분에 우리는 다시 숨을 쉰다. 다시 태어난 도시의 공기를.
내 선거운동팀에게도 감사한다. 아무도 믿지 않았던 때에 믿어준 당신들, 단순한 선거 프로젝트를 훨씬 더 큰 무언가로 바꾼 당신들에게, 내 감사의 깊이를 다 표현할 수는 없다. 이제는 잠시 쉬어도 된다.
그리고 나의 부모님, 엄마와 아빠.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분들이다. 당신들의 아들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그리고 나의 놀라운 아내, 라마(Rama), 나의 생명(hayati). 지금 이 순간, 그리고 앞으로의 모든 순간에도, 당신 외엔 내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 없다.
모든 뉴요커들에게, 나에게 투표했든, 상대 후보에게 투표했든, 혹은 정치에 대한 실망으로 투표하지 않았든 간에 — 내게 신뢰를 증명할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한다. 나는 매일 아침 단 하나의 목표로 깨어날 것이다. 어제보다 더 나은 뉴욕을 만드는 일.
이 날이 결코 오지 않을 거라 믿은 사람들이 있었다. 매 선거마다 똑같은 현실을 반복하며, 더 적은 희망만 남는 미래에 우리가 갇힐 거라 두려워했던 사람들 말이다.
오늘날의 정치는 너무 잔혹해서 더 이상 희망의 불씨가 타오를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뉴욕이여, 우리는 그 두려움에 답했다.
오늘밤 우리는 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희망은 살아 있다. 희망은 수많은 뉴요커들이 매일매일, 수많은 자원활동의 교대마다, 끝없는 공격 선전에도 내린 선택이었다. 백만 명이 넘는 우리 시민이 교회에서, 체육관에서, 커뮤니티 센터에서 민주주의의 장부에 자신들의 이름을 적어 넣었다.
그리고 우리는 혼자서 투표용지를 채웠지만, 함께 희망을 선택했다. 폭정보다 희망을, 거대 자본과 빈약한 발상보다 희망을, 절망보다 희망을. 우리가 승리한 이유는 뉴요커들이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이상 정치를 ‘우리에게 가해지는 것’으로 두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이제 정치는 우리가 ‘직접 하는 것’이다.
당신들 앞에 서서, 나는 자와할랄 네루(Jawaharlal Nehru)의 말을 떠올린다.“역사 속에서 드물게 찾아오는 순간이 있다. 우리가 낡은 세상에서 새로운 세상으로 발을 내딛고, 하나의 시대가 끝나며, 오랫동안 억눌려온 한 나라의 영혼이 마침내 말하기 시작하는 순간 말이다.”
오늘밤 우리는 낡은 세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갔다. 그러니 이제 분명하고 흔들림 없는 확신으로 말하자. 이 새로운 시대가 무엇을 가져올 것인지, 그리고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하여. 이제 뉴요커들은 지도자들에게 두려움의 변명이 아닌, 우리가 이룰 수 있는 대담한 비전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그 비전의 중심에는 피오렐로 라과디아(Fiorello La Guardia, 라과디아는 1934년부터 1945년까지 뉴욕시장으로 재임했으며, 뉴딜 시대의 진보적 개혁 시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음) 시대 이후 이 도시가 본 적 없는, 생활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야심찬 계획이 자리할 것이다. 이 계획은 200만 명이 넘는 임대 안정 세입자들의 임대료를 동결하고, 버스를 빠르고 무료로 만들며, 전 도시적 보육을 실현할 것이다.
앞으로 수년 뒤 우리가 유일하게 후회하게 될 일은, 이 날이 더 빨리 오지 않았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 새로운 시대는 끊임없는 개혁의 시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수천 명의 교사를 추가로 고용하고, 비대해진 관료제의 낭비를 줄이며, 오랫동안 어둡게 깜빡이던 뉴욕시주택공사(NYCHA) 단지의 복도에 다시 불빛을 켜겠다.
안전과 정의는 함께 나아갈 것이다. 우리는 경찰관들과 협력해 범죄를 줄이고, 정신건강 위기와 노숙 위기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커뮤니티 안전부(Department of Community Safety) 를 설립할 것이다. 이제 정부의 모든 영역에서 탁월함은 예외가 아니라 표준이 될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이 새 시대 속에서, 분열과 증오를 퍼뜨리는 자들이 우리를 서로 맞세우도록 두지 않을 것이다.
정치적 어둠이 짙은 이 시대에, 뉴욕은 빛이 될 것이다. 이곳에서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당당히 맞선다는 믿음을 지킨다. 당신이 이민자이든,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의 일원이든, 도널드 트럼프에게서 연방 정부 일자리를 잃은 수많은 흑인 여성 중 한 명이든, 식료품값이 내려가길 여전히 기다리는 한부모이든, 혹은 벽에 등을 기댄 채 버티는 그 누구이든 — 당신의 투쟁은 우리의 투쟁이다.
우리는 유대인 뉴요커들과 함께 흔들림 없이 반유대주의에 맞서는 시청을 세울 것이다. 백만 명이 넘는 무슬림 시민들이 이 도시의 다섯 구역뿐 아니라 권력의 회랑에서도 자신이 속해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도시를 만들 것이다. 더 이상 뉴욕은 이슬람혐오를 팔아 표를 얻는 도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 새로운 시대는 오랫동안 서로 대립되는 것으로 여겨졌던 유능함과 연민이 함께하는 시대로 정의될 것이다. 우리는 정부가 해결하지 못할 만큼 큰 문제는 없으며, 신경 쓰기엔 너무 사소한 걱정도 없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다.
출처: 조란 맘다니 인스타그램
수년 동안 시청은 자신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들만 도왔다. 하지만 1월 1일, 우리는 모두를 위한 시정부를 열 것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 메시지를 잘못된 정보의 프리즘을 통해서만 들어왔다는 것을 안다. 수천만 달러가 현실을 왜곡하고, 우리 이웃들에게 이 새로운 시대가 두려워해야 할 무엇이라고 믿게 만드는 데 쓰였다. 언제나 그렇듯, 억만장자 계급은 시급 30달러를 버는 사람들이 시급 20달러를 버는 사람들을 적으로 여기게끔 만들려 했다.
그들은 우리끼리 싸우게 만들어, 우리가 오랫동안 고장 난 체제를 다시 만드는 일에서 눈을 돌리게 하려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더 이상 그들이 게임의 규칙을 정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그들도 이제 우리와 같은 규칙에서 움직여야 한다.
우리는 함께 변화의 세대를 맞이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 용감한 새로운 길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인다면, 과두제와 권위주의에 맞서 그들이 두려워하는 힘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들이 바라는 유화책이 아닌.
결국, 도널드 트럼프에게 배신당한 나라에 그를 이기는 법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그를 낳은 도시가 아닐까. 그리고 독재자를 진정으로 두렵게 하는 방법이 있다면, 그가 권력을 쌓을 수 있었던 조건 자체를 해체하는 것일 것이다.
이것은 단지 트럼프를 멈추는 길이 아니다. 다음 트럼프를 막는 길이기도 하다. 그러니, 트럼프 대통령, 당신이 지금 이 연설을 보고 있다는 걸 아니까 이 네 마디를 전한다. “볼륨을 높여라.”
우리는 나쁜 집주인들을 책임지게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도시의 도널드 트럼프 같은 이들이 세입자들을 착취하며 너무 오랫동안 안락하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트럼프 같은 억만장자들이 세금을 회피하고 감세 혜택을 악용하도록 방치한 부패의 문화를 끝낼 것이다. 우리는 노동조합과 함께 서서 노동권을 확장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리고 트럼프 역시 알고 있듯이, 노동자들이 철통 같은 권리를 가질 때, 그들을 착취하려는 사장들은 한없이 작아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뉴욕은 계속해서 이민자들의 도시로 남을 것이다 — 이민자들이 세운 도시, 이민자들이 움직이는 도시, 그리고 오늘 밤부터는 이민자가 이끄는 도시로.
그러니 내 말을 들어라, 트럼프 대통령. 우리 중 누구에게라도 손대려면, 우리 모두를 거쳐야 할 것이다.
58일 후 우리가 시청에 들어설 때, 사람들의 기대는 클 것이다. 우리는 그 기대에 부응할 것이다. 한 위대한 뉴요커가 이렇게 말했다. “캠페인은 시로 하고, 통치는 산문으로 한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쓰는 산문은 여전히 운율이 맞기를, 그리고 모두를 위한 빛나는 도시를 세우기를 바란다. 우리는 이미 걸어온 길만큼이나 대담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결국 상식적인 판단으로는 나는 완벽한 후보와는 거리가 멀다. 나는 젊고 — 나이를 먹으려 애써도 그렇다. 나는 무슬림이다. 나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이 중 어느 것에 대해서도 사과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밤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이 있다면, 그것은 관습이 우리를 붙잡아왔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신중함이라는 제단 앞에 고개를 숙였고, 그 대가는 너무나 컸다. 너무 많은 노동자들이 이제 더 이상 자신을 우리 당 안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너무 많은 이들이 왜 자신이 뒤처졌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우파에게서 답을 찾고 있다.
이제 우리는 평범함을 과거에 두고 떠날 것이다. 더 이상 “민주당이 위대할 용기를 가질 수 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역사책을 펼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의 위대함은 추상적인 구호로 머물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매달 1일 아침, 지난달보다 월세가 뛰지 않았음을 알고 깨어나는 임대료 안정 세입자들이 체감할 것이다. 그것은 평생 일해 온 집을 지킬 수 있고, 보육비가 너무 비싸 멀리 롱아일랜드로 떠나지 않아도 되는 손주들이 곁에 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느낄 것이다.
그것은 안전하게 출퇴근할 수 있는 한부모가, 학교 등교를 서두르지 않아도 제시간에 일터에 도착할 수 있게 버스가 빠르게 달릴 때 느낄 것이다. 그리고 뉴요커들이 아침 신문을 펼쳐 스캔들이 아닌 성공의 제목들을 볼 때 느낄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사랑하는 도시가 마침내 그들을 사랑해줄 때, 그 감정은 모든 뉴요커의 가슴속에서 진하게 느껴질 것이다.
함께하자, 뉴욕이여. 우리는 동결할 것이다! (군중이 외친다: “임대료를!”)
함께하자, 뉴욕이여. 우리는 빠른 버스를 탈 것이다! (군중이 외친다: “무료로!”)
함께하자, 뉴욕이여. 우리는 보편을 실현할 것이다! (군중이 외친다: “보육에서!”)
함께 나눈 이 말들이, 함께 꾼 이 꿈들이, 우리가 함께 실현할 의제가 되게 하자. 뉴욕이여, 이 힘은 당신의 것이다. 이 도시는 당신의 도시다.
[출처] Zohran Mamdani: “Hope Is Alive”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는 뉴욕시장 당선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개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