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약화, 달걀값, 그리고 AI 거품을 부채질하는 순환 거래

정부의 경제 통계가 한 달 동안 중단되면, 경제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민간 부문에서 나오는 일부 데이터와 주() 차원의 자료 — 특히 실업보험 청구 건수 — 는 여전히 조금씩 공개되고 있지만, 실업률, 일자리 이동률, 국내총생산(GDP) 같은 연방 정부의 핵심 통계가 없으면 경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기가 훨씬 힘들다.

경제를 평가할 때, 노동시장의 상태는 언제나 중심에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동을 통해 소득의 대부분을 얻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은 하루 중 상당 부분을 일터에서 보내므로, 근무 환경이 삶의 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마음에 들지 않는 직장을 그만두고 쉽게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고 느끼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 재택근무 선택권은 수천만 명의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노동시장을 살펴보기 위한 가장 좋은 출발점은 가이 버거(Guy Berger)의 주간 서브스택 뉴스레터인 하이 프리퀀시 노동시장 지표(High Frequency Labor Market Indicators)’. 그는 이용 가능한 거의 모든 데이터를 다루며,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이번 정부 셧다운 기간 동안 대체 데이터 소스를 찾아내려 애쓰고 있다.

그의 최신 분석에서, 나는 그와 강하게 동의하는 부분부터 짚고 싶다. 메타나 아마존 같은 대형 기술기업들의 대규모 해고 발표가 실제보다 훨씬 큰 의미로 과장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가이의 지적대로, 일반적인 달에는 약 170만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는다. 따라서 아마존의 3만 명, 메타의 1만 명 해고는 이 전체 규모에 비하면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 물론, 이런 해고가 전국적으로 다른 기업들에서도 비슷하게 벌어지고 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지만, 단일 사건으로만 보면 대세를 좌우할 수준은 아니다. 실제로 우리는 이미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있다. 2022년에도 기술기업들이 대규모 해고를 발표했지만, 경제 전반에서는 여전히 매우 빠른 속도로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노동시장에 대한 가이의 전반적인 낙관적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가이는 실업보험 주간 통계 — 신규 및 지속 청구 건수 모두 — 에서 뚜렷한 증가세가 없다는 점을 들어 해고 급증의 징후가 없다고 본다. 물론 이는 중요한 근거다. 실제로 대규모 해고가 발생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자료다.

하지만 나는 그 반대편, 즉 채용 감소 쪽을 더 우려하고 있다. 그 근거로 나는 인디드(Indeed)의 채용지수를 든다. 가이 역시 이 지수를 언급하지만, 그는 우리가 지난 3년 반 동안 이어져 온 완만한 하락 추세 위에 여전히 놓여 있을 뿐이라고 본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이 하락세가 단순한 완만한 추세선이라기보다는, 노동시장이 점점 더 냉각되고 있다는 신호처럼 보인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여기서는 변화보다는 수준에 주목해야 한다. 1024일로 끝난 주의 가장 최근 수치는 101.9였다. 이는 6개월 전인 419일 주의 107.8보다 5.5퍼센트 낮은 수치다. 이미 그 시점에서 노동시장은 2024년에 비해 여러 지표상으로 눈에 띄게 약화된 상태였다. 만약 해고가 다소 증가하고, 신규 채용이 5% 감소했다면, 이는 노동시장이 점진적으로 더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지만, 완만한 악화가 진행 중인 것이다.

여기에 복잡한 요인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이민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노동력 증가가 바닥을 쳤다는 점이다. 그러나 다시 강조해야 할 것은, 노동시장에 매달 새로 더해지는 인원이 실제 흐름에 비하면 미미하다는 점이다. 이민 중단으로 인해 신규 진입 인구가 매달 약 10만 명 줄어들었다고 해도, 신규 채용 건수는 매달 500만 건이 넘는다.

이 약화된 흐름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지표는 컨퍼런스보드(Conference Board)가 발표하는 일자리가 많다고 답한 사람 비율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답한 사람 비율을 뺀 지수다. 이 지수는 2022년 초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현재 수준은 실업률이 4.5%를 넘었던 2017년 초와 비슷하다. 이는 재앙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이전보다 악화된 상황이며, 팬데믹 이전의 강한 고용시장 시기였던 2018~2019년에 비해서는 확실히 나쁘다.

이 흐름은 임금 상승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디드(Indeed)의 구인 공고 임금 상승률 지표는 현재 2.5%, 1년 전보다 0.8%p 낮고, 2019년 수준보다도 거의 1%p 낮다. 관세 등 요인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소폭 오르는 가운데 명목임금 상승률이 둔화된다는 것은, 실질 임금 상승률이 거의 0에 가까워졌음을 의미한다. (이는 최근 사업체조사에서도 확인되는 추세다.)

물론, 이것이 재앙적인 상황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아직 경기침체 수준의 실업률을 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내게는 2024년이나 2018~2019년에 비해 노동시장이 확연히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들은 더 이상 원하는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노동자에게 실질임금 상승은 거의 멈추었고, 많은 이들에게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특히 흑인 노동자나 청년층 같은 취약 집단의 고용 환경은 훨씬 악화되고 있다.

조류독감이 돌아오고 있나?

전국 곳곳에서 조류독감이 야생 조류뿐 아니라 농장의 가금류에도 번지고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조류독감은 달걀값 급등을 불러왔다. 도매가격은 이미 10월의 저점에서 크게 상승했지만, 지난 3월의 정점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대해 특별한 통찰을 내놓을 것은 없지만, 작년 선거를 앞두고 달걀값이 정치적 이슈로 떠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AI 거품의 순환적 흐름

최근 AI 거품이 순환적 자금 흐름에 의해 부분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 생산자가 고객에게 자금을 제공해 자사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구조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는 자사의 주요 고객 중 하나인 오픈AI1,0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이 구조가 왜 문제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면, 다음 예를 상상해보자. 오스카 마이어(Oscar Meyer)가 잭과 질이 운영하는 고급 핫도그 가게에 각각 10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하자. 그러면 잭과 질은 오스카 마이어의 핫도그를 대량으로 구입해 엄청난 손해를 보면서 판매할 것이다. 그런데 오스카 마이어가 계속 그들의 가게에 돈을 투자해주기 때문에, 잭과 질은 계속 이런 거래를 이어갈 수 있다.

오스카 마이어의 회계장부상으로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보인다. 핫도그 판매와 이익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핫도그 가게에 투자한 돈은 손실로 잡히지 않는다. 그것은 투자로 기록되며, 시장 상황이 악화되어 손실 인식을 강요받기 전까지는 계속 장부에 남을 수 있다. 만약 잭과 질의 핫도그 가게가 비상장 회사라면, 그 기간은 아주 오래갈 수도 있다.

이것이 지금의 AI 시장을 정확히 묘사하는지는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순환 거래 구조가 실제로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결국 누군가는 썩은 고기를 떠안을 수도 있다.

[출처Weakening Labor Market, the Price of Eggs, and Circular Deals Fueling the AI Bubble

[번역] 이꽃맘 

덧붙이는 말

딘 베이커(Dean Baker)는 1999년에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를 공동 설립했다. 주택 및 거시경제, 지적 재산권, 사회보장, 메디케어, 유럽 노동 시장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현대 경제의 규칙은 어떻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가'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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