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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데일리 큐레이션 |
DAILY CURATION N°003
2026/08/12(수)
어제 16시 — 오늘 16시의 세계 |
거듭되는 사건 사고들. 쏟아지는 온갖 보도와 입장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 거지? 답답했던 이들을 위한 참세상의 신규 콘텐츠, ‘데일리 큐레이션’을 시작합니다. 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 국내외 여러 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세상의 소식을 민중의 관점으로 고르고 톺아봐 매일 저녁 전합니다. 다른 세계를 향해 고민하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 1 | 엔비디아가 아폴로 · 블랙록 같은 월가의 큰손들과 5천억 달러가 넘는 AI 인프라 대출판을 짜면서 GPU 자체를 대출의 담보로 내놓는 구상을 추진한다. |
| 2 | 가자 학살이 시작된 뒤에도 국민연금은 이스라엘 국채 400억 원어치를 사들였고, 주식까지 합치면 노후자금 7,698억 원이 이스라엘 자산에 들어가 있다. |
| 3 | 폭염 경보 최고 단계인 중대경보가 내린 여주의 단호박밭에서 라오스 계절노동자가 입국 사흘 만에 숨졌고, 그를 지켰어야 할 폭염 작업중지 수칙은 ‘권고’에 머물러 있었다. |
| 4 | 36일 농성으로 장관을 물러나게 한 델리의 학생들부터 서울의 청년까지, 노력해도 보상 없는 시대를 건너는 아시아 청년들의 이야기를 참세상이 전했다. |
| 5 | 군대의 성폭력 가해자에게 유죄가 확정된 날, 학교의 성폭력 은폐 책임자는 승진해 있었다는 두 증언이 온라인 광장에 나란히 올라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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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 사모자본들과 5천억 달러, 우리 돈 약 690조 원이 넘는 AI 인프라 금융을 조성하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아폴로, 블랙록, 블랙스톤, 브룩필드, 골드만삭스, KKR 여섯 곳이 의향서에 서명했다. 대출의 담보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GPU와 서버랙 등 엔비디아 장비 자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프로젝트별로 담보 잔존가치의 최대 25%까지 보증한다. 로이터 브레이킹뷰스는 11일 이 구상을 “젠슨 황이 5천억 달러 악대차(밴드왜건)의 핸들을 잡았다”는 제목으로 논평했다. 모두가 앞다퉈 올라타는 유행의 마차라는 뜻이다.
브레이킹뷰스가 인용한 S&P 글로벌 추정으로 알파벳 · 아마존 · 메타 · 마이크로소프트 · 오라클 다섯 회사의 올해 자본지출은 약 7,500억 달러, 매출의 약 38%에 이른다. 자체 현금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라서 사모대출 · 보험자금 · 인프라펀드가 들어온다. 구조는 자동차 할부 금융과 닮았다. GPU의 미래 중고가치와 AI 서비스 매출을 전제로 돈을 빌려 더 많은 GPU를 산다. AI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경쟁 칩이 나와 장비 가치가 떨어지면, 부채와 자산가격이 함께 흔들린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7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AI 금융의 팽창 속도를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더 눈여겨볼 것은 비용을 누가 대는가다.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력망 · 용수 · 토지 · 세제 지원은 공공이 댄다. 미국에서는 2028년까지 데이터센터가 전체 전력의 최대 12%를 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 그런데 투자수익과 금융이익은 사적으로 배분된다. 금융화가 깊어질수록 전력 수요나 산업의 필요보다 자산가치를 지키기 위해 투자가 계속돼야 하는 구조, 계속 더 지어야 부채가 유지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미국에서는 샌더스 상원의원과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이 지난 3월 안전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신규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멈추자는 법안을 냈다. 정부가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에 2029년부터 전력 3기가와트를 우선 공급하기로 협약한 한국에서도 남의 일이 아니다.
세 가지다. 의향서가 실제 계약으로 바뀔 때 잔존가치 보증 조항이 공식 문서에 담기는지, 빅테크의 다음 분기 실적에서 AI 수익성이 투자 속도를 따라가는지, 그리고 전력과 세제를 대는 공공이 투자 규모와 수익 배분에 발언권을 갖게 되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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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2023년 10월 7일 가자 학살이 시작된 뒤에도 이스라엘 정부 국채 404억 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327억 원어치는 학살 개시 뒤 이스라엘이 전쟁 자금을 대려고 새로 발행한, 이름 그대로의 ‘전쟁 국채’다. 참세상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시(2025년 말 기준)를 분석해 단독 보도한 내용이다. 국채 404억 원에 주식 7,126억 원과 회사채 168억 원을 더하면 국민 노후자금 7,698억 원이 이스라엘 자산에 들어가 있고, 주식 보유액은 한 해 동안 17.7% 늘었다.
국채를 사는 것은 그 정부에 돈을 빌려주는 일이다. 전쟁 국채라면 전쟁 수행 자금을 빌려주는 일이 된다. 주식 보유 상위에는 뱅크레우미(1,890억 원)와 뱅크하포알림(1,325억 원)이 있다. 서안 불법 정착촌에 금융 서비스를 대 온 은행들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지난해 8월 “국제인도법의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위반에 기여했다”며 바로 이 두 은행을 포함한 이스라엘 은행 다섯 곳과 캐터필러를 투자 대상에서 뺐다. 네덜란드 의료연금 PFZW는 2024년 봄 이스라엘 상장주식을 전량 팔았고, 아일랜드 전략투자기금과 덴마크 아카데미커펜션도 이스라엘 국채를 처분하거나 배제했다. 남들이 판 것을 국민연금은 들고 있고, 더 사들였다.
기금운용본부는 위탁운용사가 산 것이라며 “글로벌 운용사에 돈을 맡기면서 특정 투자를 ‘하지 말라’고 강제하기에는 그런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다”고 했다. 벤치마크로 삼는 지수에 이스라엘이 들어 있으면 사고, 빠지면 파는 구조라는 설명도 붙였다. 기준 지수를 따라갔을 뿐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그 벤치마크를 무엇으로 할지 정하는 것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다. 국민연금은 책임투자와 수탁자 책임 원칙을 스스로 채택해 놓고도, 국제규범을 어긴 기업을 걸러내는 노르웨이식 상설 심사 장치를 두지 않았다.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은성진 사무국장은 “아무리 위탁운용사가 채권을 매입했다고 하더라도 ESG 요소와 책임 원칙을 준수했는지 살펴보고, 필요할 경우 투자자금을 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모든 매입은 국제사법재판소가 2024년 이스라엘의 점령을 위법하다고 판단한 뒤에도 이어졌다.
국민연금이 공시 이후의 보유 변동을 공개하고 공식 입장을 내는지가 첫 번째다. 기금운용위원회가 국제규범 위반 배제 기준을 의제로 올리는지, 이 보도를 계기로 투자 철회를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행동이 조직되는지가 다음 갈림길이다.
인천 길병원 사거리, 고공농성 일수를 적는 화이트보드가 11일 저녁 136을 가리켰다. 실제 일한 시간만큼 월급을 주지 않는 간주근로제에서 택시를 빼라며 택시노동자 고영기 씨는 오늘로 137일째 통신탑 위에 있다. 사진은 그가 직접 X에 올린 농성장의 기록이다.
쿠팡 물류센터 산재 은폐 의혹의 수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1인 시위가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매주 나흘씩 이어지고 있다. 12일 낮에는 연대 모임 ‘싸람’과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활동가들이 피켓을 이어받았다.
1인 시위는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11시 40분부터 12시 40분까지 진행됩니다.
— 쿠팡에 빡친 사람들 (@coupang_anger) 2026년 8월 12일
같은 날, 두 조직이 성폭력을 다뤄 온 방식이 온라인에서 나란히 읽혔다. 군인권센터는 공군 17전투비행단 성폭력 가해 대령이 대법원 상고 기각으로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고 알렸다. 1심부터 무죄를 주장하며 피해자를 공격해 온 가해자다. 같은 날 서울의 교사 지혜복 씨는 2023년 학교 성폭력 사안을 축소 · 은폐하고 자신을 부당전보한 교감이 사과 대신 교장 승진 인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판결에는 5년이 걸렸고, 승진 인사는 그보다 빨랐다.
잘못을 알면서도 저지른 만큼 그는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합니다.
— 지혜복 (@jihyebog8878) 2026년 8월 12일
하청 노동자가 계약서에 적힌 하청업체 사장이 아니라, 생산량과 일감과 공장 운영을 실제로 결정하는 원청 회사와 마주 앉는 교섭을 부르는 말이다. 금속노조 현대모비스 하청 노동자 7,375명은 여섯 차례 교섭 요구에 원청이 답하지 않자 12일부터 열흘 동안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생존이 원청의 결정에 좌우되는 현실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누가 진짜 사장인가라는 오래된 쟁점이 판정문을 지나 투표함 앞에 와 있다.
이스라엘 전 집권당 의원 오스나트 마크가 TV 인터뷰에서 “의료 직군을 유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팔레스타인계 의료인을 몰아내자는 뜻이다. 유엔 팔레스타인 인권 특별보고관 프란체스카 알바네제는 이 발언을 두고 “이 범죄적 사고를 멈추지 않으면 그들은 강과 바다 사이의 모든 팔레스타인인을 겨냥할 것”이라고 썼다. 직업에서 특정 민족을 지우자는 말이 전파를 타고도 정치 경력이 끝나지 않는 곳에서, 점령은 영토를 넘어 일상의 언어로 번진다.
They will go after each and every Palestinian between the River and the Sea if these criminal minds are not stopped.
— Francesca Albanese (@FranceskAlbs) 2026년 8월 12일
1. HL만도 평택공장 하청노동자 고 김승모 씨의 죽음을 둘러싸고, 사죄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회사의 대응이 정면으로 부딪혔다. 금속노조는 12일 “HL만도는 유족 괴롭히기 중단하라”는 성명에서 사측이 한밤중에 유족을 개별 접촉해 회유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정의당도 같은 날 중대재해 대책위원회 출범에 맞춰 “위험의 외주화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 앞에 제대로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두 성명의 바탕에는 앞선 진단이 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는 5일 성명에서 “원청은 하청에 작업일정을 앞당기라고 지시하고, 하청업체는 그에 따라 고 김승모님에게 기계를 점검하라고 지시한다”며 위험이 아래로 흘러내려 가는 구조를 짚었고, 민주노총은 3일 추모 성명에서 사고 기계에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인터락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참세상이 전한 유가족의 기자회견 뒤로도 사죄는 오지 않았다.
2.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저임금 문제를 민주노총은 내년 예산 편성 요구로 끌고 갔다. 민주노총은 정혜경 의원실과 함께 12일 국회에서 여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 해소 예산 편성 촉구 기자회견을 11일 예고하면서, 최근 임금 인상률이 0.1~0.3%에 머물러 “사실상 최저임금 수준으로 저임금이 고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2027년 예산에 최저임금 인상률에 준하는 인상분을 반영하라는 요구다. 한편 연금 개편 논의에는 참여연대가 순서를 따졌다. 참여연대는 11일 논평에서 기초연금 · 퇴직연금 개편에 앞서 노후소득보장의 목표와 비전부터 제시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군공항 이전의 신중함을 요구하던 붓이 문단을 건너자 노동시간 규제의 신중함을 나무란다. 사설은 광주 기지의 연 8,800회 이착륙과 한미 공동운영을 들어 이전 속도전의 위험을 꼼꼼히 따진다. 그 잣대가 주 52시간 예외에 오면 사라진다. 노동계 동의는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된 규제를 바꾸는 절차인데, 사설은 이를 속도전의 장애물로만 그린다. 한 신문 안에 잣대가 두 개인 이유는 끝내 설명되지 않는다.
지난달 구글 앱 사용자가 4,702만 명으로 네이버를 18만 명 차이로 처음 앞섰다는 수치에서 사설은 곧장 “낡은 규제 철폐”로 건너뛴다. 한 달 치 통계로 규제 완화를 처방하기에는 다리가 짧다. 토종 플랫폼의 위기를 걱정하면서 그 플랫폼들이 이용자 정보와 입점 업체에 행사해 온 권력은 묻지 않고, AI 경쟁의 비용인 개인정보 · 전력 · 종속의 문제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 빅테크의 AI 공세가 국내 시장 구조를 흔들고 있다는 진단 자체는 논쟁할 가치가 있다. 무엇을 지키자는 것인지가 빠졌을 뿐이다.
“이번에도 안 읽었을까”라는 제목의 물음표는 세제의 내용이 아니라 대통령 개인을 겨눈다. 개편안이 주택 수 · 소재지 · 거주기간을 따지는 복잡한 설계가 된 것은 실거주자를 보호하면서 고가 · 비거주 주택에 무겁게 매기려는 형평 장치의 대가인데, 사설은 그 맥락을 “난수표”라는 이름 아래 지운다. 입법예고 의견 6천 건의 다수가 고령 1주택자의 하소연이라는 서술도 누가 얼마나 내게 되는지의 실측 없이는 검증할 수 없다. 복잡하다는 사실이 곧 부당하다는 결론이 되지는 않는다.
검찰개혁을 지지하는 독자일수록 불편하게 읽힐 사설이다. 개정 형사소송법 245조의12는 고소인과 변호인이 수사기록을 외부에 알리면 징역 1년까지 처할 수 있게 했다. 사설은 피해자 대리인들의 말을 빌려 이 조항이 “피해자 입틀막법”이 될 수 있다고 짚고 즉각 삭제를 요구한다. 보완수사권 폐지로 피해자가 경찰 수사에 이의를 제기할 통로가 좁아진 상황과 겹쳐 읽으면 무게가 다르다. 개혁의 방향을 지지하는 지면들이 개혁 입법의 독소 조항에 침묵할 때, 이 지적은 기록할 가치가 있다.
폐버스를 청년 거처로 내놓자던 제안이 사과로 끝난 지 이틀 만에, 청와대 비서관이 무단증축 원룸으로 월세 85만 원을 받아 온 사실이 드러나 면직됐다. 사설은 두 장면을 나란히 놓아 여권의 청년 주거 감각을 묻는다. 다만 지적은 인사 문제에서 멈춘다. 감당할 임대료와 쫓겨나지 않을 권리를 만들 공공임대 · 전월세 규제의 설계로는 나아가지 않는다. 비위 폭로가 정책 요구로 이어질 때 이 사설은 완성될 것이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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