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약속마저 외주화할 것인가, 사회적 합의의 무게

약속마저 외주화할 것인가, 사회적 합의의 무게

김용균의 죽음 이후 위험의 외주화를 멈추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노동 존중’을 외치는 이재명 정부도, 김충현의 죽음 이후 어렵게 만들어진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김충현 대책위, 빛을 만드는 노동자들의 편에 서다

김충현 대책위, 빛을 만드는 노동자들의 편에 서다

노동자의 죽음 위에서 어렵게 만들어낸 사회적 약속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100여 개 단체와 노동자들이 함께 만든 사회적 약속이다. 곧 김충현 노동자 1주기다. 정부는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특별한 시혜가 아니다. 죽음 이후 어렵게 만들어낸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우리가 만든 환한 불빛 아래, 가장 오래 어둠 속에 서 있었던 사람들은 여전히 발전소 하청노동자들이다. 그 약속이 더 늦기 전에 현장에 도착하기를 바란다.

“밥 한번 먹자는 말을 미뤘습니다”

“밥 한번 먹자는 말을 미뤘습니다”

“사고가 나기 불과 며칠 전, 형님이 저에게 “밥 한번 먹자”고 하셨던 일이 자꾸만 눈에 밟힙니다. 제가 뭐가 그리 바빴는지 그걸 다음으로 미뤘습니다. 그날 형님의 다정한 제안을 바쁘다는 핑계로 지나쳤던 일이, 지난 1년 동안 제 마음에 큰 미안함으로 남아 불쑥불쑥 가슴을 찔렀습니다.”

“형님의 나무에 잎이 나고 있습니다”

“형님의 나무에 잎이 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형님을 배웅하고 긴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발전소 현장은 여전히 위험하고 하청노동자를 지켜줄 법과 제도는 여전히 부실했기에, 그리고 형님을 그렇게 부려먹었던 한전KPS가 책임으로부터 도망치려 했기에 우리는 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형님의 장례식장에서 국무총리, 국회의장 등 수많은 권력자들이 형님 앞에 절을 올리고 향을 피웠고 약속을 했지만 아무것도 이루어진 게 없었습니다.”

반도체 초과이윤 논쟁, 옳은 문제의식과 현실의 벽 사이에서

반도체 초과이윤 논쟁, 옳은 문제의식과 현실의 벽 사이에서

참세상이 제기한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반도체 기업의 막대한 초과이윤은 단순히 노동자 생산성과 기업 경쟁력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국가 지원, 공공 인프라, 협력업체, 하청노동, 사회 전체의 기여 위에서 형성된 것이다. 그런데 그 이익은 성과급 논쟁에만 머무르지 않고, 주가 상승과 배당, 자사주 소각을 통해 대주주와 금융자산 보유자에게 훨씬 더 크게 귀속되고 있다.

벚꽃 핀 가로수 옆 고공에 올라간 노동자의 마음은

벚꽃 핀 가로수 옆 고공에 올라간 노동자의 마음은

김재주 택시지부장이 510일간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하는 등 택시노동자들이 투쟁한 끝에 사납금이 폐지되고, 택시노동자의 소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 이상으로 규정하라는 택시발전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상황이 어렵다는 택시업계의 어깃장이 이겼다. 2024년으로 예정돼 있던 전국 확대 시행은 2026년으로 미뤄졌다. 그래서 택시노동자가 다시 고공농성에 나섰다.

정부도, 국회도 책임지지 않는 택시 노동자의 1시간

정부도, 국회도 책임지지 않는 택시 노동자의 1시간

이대로 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40%의 택시 노동자에게는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최저임금법’이 있는 상황에 이게 가능한 것인가? 고공에 올라선 택시 노동자가 묻는다. 일한 만큼 월급을 받고, 사람답게 일하고 휴식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냐고 말이다. 승객을 돈이 아니라 ‘사람’으로 보고 싶다고, 시민들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모시고 싶다는 택시 노동자의 절실하고 상식적인 요구에 대해 국회와 대통령이 응답해야 한다.

조선족 혐오 사회, 이주노동자도 환영할 수 있을까?

조선족 혐오 사회, 이주노동자도 환영할 수 있을까?

혐중 현상은 재중 동포 조선민족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조선민족의 경우는 같은 민족임에도 그저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한민국 동포가 아니라며 중국인과 같은 혐오의 대상이 된다. 그들의 논리는 “조선민족 중국인에게 왜 많은 혜택을 주는 거냐”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조선민족은 한국으로부터 특별한 혜택을 받은 적이 없다.

초유의 쿠팡 사태, 지금 물류센터 현장은?

초유의 쿠팡 사태, 지금 물류센터 현장은?

쿠팡으로 시끌벅적한 바깥과 달리 밀려오는 주문, 관리자들의 속도 올리라는 방송, 수백·수천 명의 노동자로 요란했던 물류센터 현장은 조용하다. 분명 탈팡 때문이다. 주문 물량이 줄어드니 쿠팡은 즉각적으로 일용직 고용부터 줄였다. 매일같이 날아오는 출근 인센티브 홍보 문자는 어느 때보다 뜸하다.

와이드팬츠 유행이라는 편안한 코르셋: 자본주의적 재생산과 여성

와이드팬츠 유행이라는 편안한 코르셋: 자본주의적 재생산과 여성

와이드팬츠는 ‘편안함’이라는 해방의 언어로 포장되지만, 실제로는 또 다른 시장의 규율 형태일 수 있다. 오늘날 소비하는 패션 산업의 편안함은 단순한 신체적 자유가 아니라, 소비를 정당화하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작동한다. ‘편안한 모습의 여성’의 이면에는 여전히 세련되고 예뻐 보여야 하는 과거의 코르셋이 작동하며, 이 규율은 전보다 훨씬 부드럽고 자발적인 방식으로 여성의 몸을 상품 소비로 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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