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잔인한 계절, 죽은 자와 산 자들의 존엄을 묻다

잔인한 계절, 죽은 자와 산 자들의 존엄을 묻다

내가 매일 마주하는 이들은 세상의 경계 밖, 사회적 시스템의 보호에서 배제되어 있는 이들이다. 현장에서 일어난 명백한 사고도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 노동자,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고 쫓겨난 이주노동자, 불법 촬영의 숨은 폭력에 영혼이 난도질당해도 사측으로부터 아무런 보호조차 받지 못한 노동자다.

2026년 4월 세계 경제, 낡은 불균형, 새로운 위기

2026년 4월 세계 경제, 낡은 불균형, 새로운 위기

표준 경제이론은 불균형이 스스로 교정된다고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변동환율 체제에서 무역흑자는 통화 절상을 초래하고, 그 결과 수입과 수출의 균형이 조정되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의 현대 경제사를 보면, 두드러지는 사실은 불균형이 단지 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라는 점이다.

세계 금융의 겨울을 얼마나 더 미룰 수 있을까?

세계 금융의 겨울을 얼마나 더 미룰 수 있을까?

오늘날 우리는 1960년대에 ‘상호확증파괴(Mutually Assured Destruction, MAD)’라고 불렸던 상황의 경제적 버전을 목격하고 있다. 이 용어는 핵무기를 사용했다면 발생했을 핵겨울을 피하게 만든 군사적 대치를 의미한다. 미국과 소련이 모두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핵 균형이 유지되는 한 서로 공격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이 공포의 균형은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국가 간의 직접 충돌을 억제하며 미·소 냉전을 비교적 평화롭게 유지했다. 이러한 상호 억제 덕분에 미국은 세계적 대재앙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동남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에서 전쟁을 수행할 수 있었다.

반도체 ‘성과급 전쟁’, 초과이윤은 누구의 몫인가(수정)

반도체 ‘성과급 전쟁’, 초과이윤은 누구의 몫인가(수정)

초과이윤을 사적 주머니로 쪼개어 배분할 것이 아니라 임금 격차 해소, 기후위기 대응과 사회 전체의 안정을 위한 마중물로 사용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다. 재벌 독점 대기업 내부의 ‘배부른 논쟁’을 멈추고, 시장의 왜곡으로 발생한 이득이 사회 전체의 복리 증진으로 선순환될 수 있는 구조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반도체 기업의 원청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성과급 배분을 주장하기에 앞서 원하청 임금차별 해소와 초과이윤의 사회화 즉, 초과이윤세 도입 주장이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억만장자는 필요 없다

억만장자는 필요 없다

지난주 이코노미스트는 일론 머스크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초부유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전형적으로 허술한 글을 내놓았다. 이 논지는 대체로 동어반복에 가깝다. 그 글은 초부유층이 중요한 기술의 확산에 기여해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주장에는 상당한 진실이 있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경제를 그런 방식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중요한 기술을 통제함으로써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벚꽃 핀 가로수 옆 고공에 올라간 노동자의 마음은

벚꽃 핀 가로수 옆 고공에 올라간 노동자의 마음은

김재주 택시지부장이 510일간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하는 등 택시노동자들이 투쟁한 끝에 사납금이 폐지되고, 택시노동자의 소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 이상으로 규정하라는 택시발전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상황이 어렵다는 택시업계의 어깃장이 이겼다. 2024년으로 예정돼 있던 전국 확대 시행은 2026년으로 미뤄졌다. 그래서 택시노동자가 다시 고공농성에 나섰다.

왕후이와의 대화, ‘짧은 20세기’와 역설적 21세기

왕후이와의 대화, ‘짧은 20세기’와 역설적 21세기

인류세는 그 이전의 어떤 것과도 완전히 다르다. 생태적 관점에서 우리는 미지의 영역에 들어와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정치 무대의 행위자들은 익숙한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고, 익숙한 19세기적 각본을 연기하고 있다. 우리는 전쟁과 제국주의의 재등장을 겪고 있으며(이 둘은 주로 미국에 의해 추동되고 있다), 동시에 산업화, 혹은 보다 정확히 말해 재산업화의 의미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도 경험하고 있다. 우리의 현재는 이중의 얼굴을 지니고 있다.

대형 강입자 충돌기 결과, 표준모형 넘어선 새로운 물리 가능성 제기

대형 강입자 충돌기 결과, 표준모형 넘어선 새로운 물리 가능성 제기

우리가 제네바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Cern)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 Large Hadron Collider)에서 수행한 최근 연구 결과는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물리의 징후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단서가 확인되면, 지난 50년 동안 입자물리학을 지배해 온 표준 모형(Standard Model)을 뒤집게 된다. 이번 결과는 LHC에서 특정 아원자 입자가 보이는 거동이 표준 모형의 예측과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클린룸을 오가는 사람들: 가스감지기 작업자 임한결 이야기] ② 사진 보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문 열고 들어올 것 같아

[클린룸을 오가는 사람들: 가스감지기 작업자 임한결 이야기] ② 사진 보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문 열고 들어올 것 같아

유가족이 한평생 짊어지고 살아가는 죄책감은, 그 위험을 제때 밝혀내고 알리지 못한 사회, 위험을 방치한 채 누군가가 그 일을 계속 수행하도록 내버려둔 사회가 함께 나눠가져야 할 책임이다. 이 글은, 유가족 개인에게만 지워져 있던 그 무거운 책임을 사회로 되돌려 놓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정부도, 국회도 책임지지 않는 택시 노동자의 1시간

정부도, 국회도 책임지지 않는 택시 노동자의 1시간

이대로 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40%의 택시 노동자에게는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최저임금법’이 있는 상황에 이게 가능한 것인가? 고공에 올라선 택시 노동자가 묻는다. 일한 만큼 월급을 받고, 사람답게 일하고 휴식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냐고 말이다. 승객을 돈이 아니라 ‘사람’으로 보고 싶다고, 시민들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모시고 싶다는 택시 노동자의 절실하고 상식적인 요구에 대해 국회와 대통령이 응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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