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그 머레이의 제국에 맞선 캠페인

우리는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제국의 악에 맞서 싸워야 한다. 특히 가자지구에서 일어나는 제노사이드(genocide)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승리하든 패배하든, 중요한 것은 저항이다.

영국 블랙번(Blackburn)에서였다. 나는 이 낡은 공장 도시에서 의회에 출마하는 크레이그 머레이(Craig Murray) 후보와 함께 서 있다. 우리는 언덕 아래로 들쭉날쭉하게 벽돌 연립주택이 자리하는 좁은 길에 있다. 하늘은 흐리고 간간이 비가 내린다. 흰머리를 단정히 빗고 체크무늬 셔츠와 페이즐리 넥타이를 매치한 크레이그는 블랙번에서 가장 큰 모스크인 마스지드 에 타우히둘 이슬람 사원(Masjid-e-Tauheedul Islam Mosque) 입구에서 전단지를 나눠준다. 그는 정오 기도를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에게 정중하게 자신을 소개한다.

[출처] Mr. Fish

나는 블랙번 무슬림 커뮤니티의 대다수와 마찬가지로 인도와 파키스탄 출신인 약 6명의 신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집권 노동당과 보수당의 지도자들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집단 학살에 대한 분노를 포함, 자신들의 삶과 관심사에는 전혀 닿아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최근 로치데일(Rochdale) 지역구 하원의원으로 선출된 조지 갤러웨이(George Galloway)와 마찬가지로, 크레이그의 핵심 선거 이슈는 이스라엘로의 모든 무기 수출 중단을 포함하여 가자지구의 집단학살을 종식시키는 것이다. 크레이그는 7월 4일 영국 총선에서 리시 수낙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를 축출하고 승리할 것으로 보이는 야당 노동당의 "끔찍한 집단학살 찬성 입장"에 맞서기 위해 갤러웨이의 사회주의 정당인 영국노동자당(WPB) 소속으로 출마하고 있다.

노동당은 지난 69년 동안 블랙번의 의회 선거에서 승리해 왔다. 약 30만 명의 키쿠유(Kikuyu)족이 사망하고 최대 32만 명이 100개가 넘는 수용소에 구금되어 고문, 살해, 질병으로 사망하는 등 케냐에서 영국이 벌인 잔혹 행위를 폭로한 사회주의 십자군 바바라 캐슬(Barbara Castle)은, 전 외무장관 잭 스트로(Jack Straw)와 마찬가지로 이전에 이 의석을 차지한 바 있다. 

스트로는 확실히 덜 진보적이었다. 그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시절인 2003년 이라크 전쟁의 설계자 중 한 명이었다. 크레이그는 2005년 반전을 내세우며 스트로에게 도전했고, 5%의 득표율을 얻었다.

블랙번의 노동당 하원의원인 케이트 홀런(Kate Hollern)은 지난 2019년 선거에서 64.9%의 득표율을 얻었다. 그는 가자지구에 대한 노동당의 노선에서 벗어나 즉각적인 휴전과 이스라엘로의 무기 수출 중단을 촉구했다. 그는 제레미 코빈의 총리 출마 캠페인이 블레어와 가까운 당 기관원들의 사보타지에 의해 방해받았을 때, 코빈에게 신의를 지킨 몇 안되는 당원 중 한 명이었다. 블레어는 코빈이 팔레스타인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그를 반유대주의자라 비난했다. 

크레이그는 노동당의 상대 후보에 대해 "나는 그녀에 대해 나쁘게 말할 것이 전혀 없다. 다만 그녀가 당선된다면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노동당 대표)를 (총리 관저가 있는)10번가에 배치하는데 일조할 거고, 나는 키어 스타머에 대해 매우 반대한다."고 말한다.

비록 의회에서 물러났지만 스트로는 크레이그의 선거운동에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노동당의 이스라엘 지지에 반대하는 후보가 도전하는 대부분의 선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거의 모든 이슈에 대한 정치적 경험이나 공개 기록이 없는 자금력이 풍부한 두 번째 무소속 후보도 집단학살 반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출마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번의 경우, 이 사람은 아드난 후세인(Adnan Hussain)이다. 후세인은 선거 운동의 대부분을 크레이그를 공격하는 데 쓰고 있지만, 크레이그는 블랙번의 세인트 폴 감리교회(St. Paul Methodist Church)에서 리처드 메드허스트(Richard Medhurst)와 내가 만석을 이룬 홀에서 연설한 것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에 관한 일련의 회의를 개최해왔다. 또한 크레이그는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으로 2021년 브리스톨 대학교에서 해고된 데이비드 밀러(David Miller) 교수, 마거릿 대처 이후 모든 여당이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외주화하고 시장화한 것을 기록한 밥 길(Bob Gill) 박사와 함께 캠페인 행사를 주최했다. 로저 워터스(Roger Waters)는 7월 2일 블랙번에서 크레이그 후보를 위한 선거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무슬림 미디어 사이트인 5Pillars는 크레이그와 후세인이 동전을 던져 누가 노동당에 맞서 무소속으로 출마할지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크레이그는 동의했다. 34세의 변호사인 후세인은 거절했다.

크레이그는 "후세인의 캠페인 배후에 있는 사람들은 잭 스트로의 사람들이다."라고 말한다. "그의 캠페인에 자금을 지원하고 조직하는 사람들은 잭 스트로의 사람들이다. 노동당은 이 도전을 분열시키고 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곳은 여기뿐만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크레이그의 어수선한 2층 선거 사무실은 월리 레인지(Wally Range)의 미차이 카페(Meechai Cafe) 위 좁은 길에 자리 잡고 있다. 바깥 창문에는 조지 갤러웨이, 로저 워터스, 스텔라 어산지(Stella Assange)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의 사진이 담긴 대형 포스터와 광고판이 크레이그 후보를 지지하는 짧은 글과 함께 붙어 있다.

블랙번 유권자 중 거의 절반이 무슬림이다. 이 도시는 유럽의 어느 도시보다 모스크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바이든을 버린 미국의 무슬림들처럼, 영국 무슬림들도 스타머의 이스라엘에 대한 분명한 지지 때문에 노동당을 떠났다. 지난 5월 블랙번의 지방의회 선거에서 노동당의 득표율은 크게 감소했다.

전 우즈베키스탄 대사였던 크레이그는 2004년 우즈베키스탄에서 벌어진 CIA의 고문 및 특별 송환 프로그램을 상세히 기록한 비망록을 파이낸셜 타임스에 유출한 후 외무부에서 쫓겨났다. 크레이그는 외무부에 대한 내부 항의가 무시당했다고 말한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의 블랙사이트(미군 해외 거점 비밀 군사시설)에서 성적 굴욕, 생식기 절단, 남성과 여성에 대한 강간, 절단, 끓는 물에 수감자를 담궈 죽음에 이르게 하는 등의 고문이 벌어지고 있음을 폭로했다. 

어느 날 아침 선거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우즈베키스탄인들이 CIA를 대신해 그 일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붙잡힌 우즈베키스탄인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데려오고 있었다." 

유럽회의의 특별 송환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폴란드에 기착한 모든 CIA 항공편 중 50%가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했다. 크레이그가 폭로할 당시 스트로는 외무부 장관이었다. 그는 크레이그의 기소를 추진했지만 외무부는 이를 반대했다. '금품 수수' 혐의에 휘말린 스트로는 정계에서 은퇴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는 노동당, 특히 블랙번에서 여전히 파워 브로커로 활동하고 있다.

크레이그는 자신의 의회 선거 운동에 대해 "전적으로 가자지구의 집단학살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고 말한다.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나는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가자지구 집단학살에 대한 스타머의 태도는 고문, 강제연행, 이라크 전쟁에 대한 스트로의 태도를 떠올리게 한다. 노동당은 부패했다. 노동당은 스스로 지켜야 할 어떤 원칙도 지키지 않는다."

"가자지구 의제는 정치 계급이 국민으로부터 이탈한 것을 상징한다."라고 그는 말한다. "국민들은 이를 막고 싶어 한다. 영국에서도 확실히 그렇지만, 그들에게는 영향력이 없다. 정치 계급은 더 이상 국민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 그들은 무기 산업, 로비스트, 특히 시오니스트 로비와 연결되어 있다. 정치 계급의 이해관계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양대 정당 모두 마찬가지다. 그들은 선출될 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서구의 민주주의는 무의미해졌다. 정치 계급은 동질적이다. 그들 모두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도 주요 정당 중 하나에서 다른 하나로 이동할 수 있다. 민주주의를 살리려면 진정한 민주주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가자지구 문제는 사람들에게 이를 실감하게 했다."

줄리안 어산지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어산지의 여러 법정 공판에 대해 가장 학식있는 보도를 해온 크레이그는 2022년 여름 에든버러에서 4개월간 감옥살이를 했다. 그는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스코틀랜드 독립 지도자 알렉스 샐먼드(Alex Salmond)의 재판을 보도한 혐의로 법정 모독죄로 기소되었다. 그는 샐먼드와 어산지에 대해 "국가가 상대방의 평판을 훼손하고 무너뜨리기 위해 성적인 의혹을 이용한 또 다른 사례"라고 말한다. 샐먼드에 대한 혐의를 제기한 여성 그룹은 당시 초대 장관인 니콜라 스터전(Nicola Sturgeon)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크레이그는 법정 보고서에서 이 사실을 암시한 혐의로 수감되었다. 샐먼드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감옥에 있는 동안 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나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그는 말한다. "나는 하루에 50~60통의 편지에 일일이 손으로 답장을 보냈다."

"문맹 수감자가 꽤 많았다.", "감옥에서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양식을 작성해야 한다. 발을 베여서 반창고가 필요한 경우에도 양식을 작성해야 한다. 가족 면회를 원할 때도 양식을 작성해야 한다. 내 감방 문 밑에 양식이 놓여 있고는 했다. 누군가 문 너머로 자신이 기입하고 싶은 내용을 외치곤 했다. 대부분의 수감자들은 가난 때문에 그곳에 있다. 그들의 범죄는 가난이다. 그들은 모두 가난하게 태어났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대부분은 중독 상태에서 태어났다. 중독자가 아닌 사람은 극소수다. 120명이 사는 우리 블록 전체에서 중독자가 아닌 사람은 두 명뿐이었고 그 중 한 명이 나였다."

"그들 대부분은 아주 사소한 범죄로 감옥에 갇혀 있다."라고 그는 이어 말했다. "그들은 중독을 해소하기 위해 도둑질이나 절도를 하거나 소량의 마약을 거래한다. 그러다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들은 감옥에서 중독 치료를 받지 못한다. 교도관들은 그들이 멍한 상태를 유지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매일 약물을 처방받는다. 매일 아침 그들은 약을 처방받는다. 그들은 2년을 복역한다. 그리고 다시 출소한다. 다른 사람의 집을 털다가 잡혀서 다시 들어간다. 대부분 대여섯 번 감옥에 간 경험이 있다. 폭력적인 사람이나 대규모 범죄를 저지른 사람처럼 실제 범죄자의 수는 극소수다. 대부분은 삶에 도움이 필요한 매우 슬프고 무능력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감옥에 갇힐 필요가 없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비참하고 암울한 삶, 희망 없는 삶을 살고 있는지 몰랐다." 그는 조용히 말했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희망이 없는 삶을 살아왔다. 기회도 없었고 방향도 없었다. 나는 내가 사회적 의식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사회의 밑바닥이 어떤 곳인지 몰랐다."

"국가는 폭력을 독점하고 이를 사용한다."라고 그는 말한다. "국가는 줄리안 어산지에 대해 극단적인 폭력을 사용했고, 이는 그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쳤다." 2023년 10월 16일,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위키리크스 회의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참석하고 돌아오던 크레이그는 테러법 2000의 스케줄 7에 따라 글래스고 공항에서 구금되어 심문을 받았다. 그는 위키리크스와의 관계와 팔레스타인 지지에 대해 심문을 받았다. 이후 그는 테러법에 따라 조사를 받고 있으며 공항에서 압수한 전자기기를 돌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서한을 받았다.

테러법 2000은 종종 정치적으로 활동하는 개인, 무슬림, 타밀족, 쿠르드족 등 '의심스러운 공동체'의 구성원, 스노든 파일을 소지한 데이비드 미란다(David Miranda) 같은 언론인을 구금하고 심문하는데 사용된다. 그레이존(The Grayzone)의 키트 클라렌버그(Kit Klarenberg)는 언론인 폴 메이슨(Paul Mason)이 영국 정보기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후, 2019년 대테러 및 국경법에 따라 구금되었다.

크레이그는 지배계급에 대해 "그들의 눈에 나는 반역자다."라고 말한다. "나는 내부자이자 기존 체제에 등을 돌린 구성원이다."

"그것은 공감이다.", 내가 그에게 무엇이 그를 움직이게 하는지 묻자, 그가 답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고문을 당하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 고통받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공감이다. 이라크 전쟁의 희생자들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공포가 나를 움직이게 했다. 가자지구의 어린이들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한 공포가 나를 움직인다. 나는 인간의 고통이 싫다. 나는 그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출처] Craig Murray’s Campaign Against Empire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크리스 헤지스(Chris Hedges)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로, 15년 동안 뉴욕타임스의 해외 특파원으로 근무하며 중동 지국장과 발칸 지국장을 역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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