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지지? 흑인-팔레스타인 연대가 답이다!

출처: Unsplash+ & Getty Images

지난 한 달 동안 카멀라 해리스의 미국 대통령 선거 운동이 탄력을 받으면서, 그가 가자에서의 집단학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기대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의 출마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환멸을 불러일으켰고, 이와 함께 반(反)집단학살 활동가들과 해리스 지지자들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긴장은 이번 달 초 틱톡 크리에이터 마야 압둘라와 토리 그리어 사이의 격렬한 언쟁에도 반영되었으며, 이는 소셜 미디어에서 인종차별과 각기 다른 공동체의 이익에 대한 논쟁을 촉발했다. 그리어의 지지자들은 흑인 커뮤니티가 해리스를 지지해야만 또 다른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증가할 폭력과 차별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압둘라의 지지자들은 팔레스타인계 미국인들이 팔레스타인에서 가족들의 학살을 방관한 인물에게 투표하라는 압박을 받아서는 안 되며, 다른 민족 및 종교 집단의 동맹들이 그들과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논쟁이 투표 태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만약 이 논쟁이 심화된다면,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에 흑인-팔레스타인 반식민주의 연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두 공동체 모두에게 큰 손실이 될 것이다.

흑인-팔레스타인 연대의 역사

미국의 안과 밖에서 흑인과 팔레스타인 공동체 간의 연대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연대의 뿌리는 흑인과 갈색 인종에게 억압이 유사한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인식에 있다. 이러한 억압은 백인 우월주의, 구조적 인종차별, 이슬람 혐오, 제국주의 등의 형태로 나타나며, 이는 이들을 종속시키고, 몰수하며, 생명을 앗아가는 결과를 초래한다.

미국에서 흑인 해방 운동에, 팔레스타인의 식민지화와 점령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말콤 엑스, 콰메 투레, 휴이 P. 뉴턴, 앤절라 데이비스와 같은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이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1960년대 민권 운동이 한창일 때, 학생비폭력조정위원회(SNCC)와 흑표당( Black Panther Party)은 백인 우월주의, 시온주의, 자본주의, 제국주의에 맞서기 위한 반식민주의 동맹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아프리카의 반식민지 투쟁도 팔레스타인 투쟁과의 유사점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오늘날까지도 팔레스타인 문제는 식민 지배에 맞서 싸웠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알제리 국민들의 가슴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1969년, 프랑스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된 지 7년 후, 알제리는 첫 번째 범아프리카 문화 축제를 개최하며 혁명 투쟁의 지도자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이 행사에는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대표를 포함해 31개의 독립된 아프리카 국가에서 수백 명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 축제는 아프리카와 팔레스타인의 투쟁을 제국주의에 맞선 더 광범위한 세계적 운동으로 결집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최근 10년 동안, 친팔레스타인 운동은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M) 운동'과 연대하며, 특히 조지 플로이드의 살해 이후 반흑인 폭력에 맞서 싸워왔다. 점점 더 많은 흑인 미국인들에게 이스라엘의 아파르트헤이트와 점령 하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에 대한 억압과 자신들의 억압 사이의 유사성이 명확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에 대한 집단 학살 전쟁을 개시한 후, 흑인 공동체의 주요 조직들은 휴전을 촉구했다. 이들 중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민권 단체인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아프리카 감리교 감독교회 회의, 마틴 루터 킹 주니어 센터 등이 있다. 6월에 NAACP는 바이든 행정부에 이스라엘로의 무기 수송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대담한 성명을 발표했다.

흑인 학생들과 단체들은 팔레스타인 및 반시온주의 유대인 단체들과 함께 반(反)학살 학생운동에서 연대하며,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들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정착민 식민지 사업을 뒷받침하는 다른 운명론적 이데올로기와 마찬가지로 백인 우월주의로서의 시오니즘과 유럽 프로젝트를 거부했다.

비슷한 연대가 주도한 '지지후보없음 운동(Uncommitted Movement)'은 민주당원들이 가자에서의 휴전과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요구하기 위해 대통령 예비선거에서 "지지후보 없음"으로 투표할 것을 촉구했다. 이 운동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도록 압력을 가하고자 했다.

분열과 통치 

수년에 걸쳐 흑인-팔레스타인 연대의 힘은 이스라엘과 미국 시오니스트들에게 점점 더 위협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들은 교차적이고 반식민적인 연대를 위협으로 보는데, 이는  분열적인 시온주의의 선전에 도전하고 그를 해체하기 때문이다. 

과거 자유주의 시오니스트 미디어와 주요 시오니스트 로비 단체는 BLM을 반유대주의 운동으로 비난하며 명예훼손 캠페인을 벌여왔다. 10월 7일 이후에는 흑인 커뮤니티에 팔레스타인 해방이 "그들의 싸움이 아니다"라고 설득하기 위한 미디어의 공동 노력도 있었다. 

미국 이스라엘 공공문제위원회(AIPAC)는 시오니스트의 이익에 도전하는 흑인 정치인들을 지속적으로 표적으로 삼아 조직적인 명예훼손 캠페인을 벌여왔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하원의원인 일한 오마르로, 그는 그의 의원직을 박탈하고 평판을 손상시키려는 끊임없는 공격에 직면해 왔다. 

올해 AIPAC은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을 옹호해 온 자말 보우만 의원과 코리 부시 의원의 선거 운동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의원직을 박탈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흑인 사회와 팔레스타인 사회 사이의 균열은 이스라엘과 시오니스트 지지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해리스에 대한 지지 여부를 논의할 때, 해리스가 누구를 대표하는지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해리스는 유색인종 여성이지만, 그의 정치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가 "백인 온건주의자"라고 불렀던 자유주의 부르주아 계급의 정치를 반영하며, 실용성을 가장하여 진보적이고 반식민적인 의제를 약화시키고 있다. 

취임 후에는 반인종주의 투쟁에 립서비스만 할 뿐 인종차별적 구조와 제도에 도전하는 일은 거의 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군산복합체를 계속 강화하여 부유층을 부유하게 하고 빈곤층을 빈곤하게 하는 경제 정책을 추진하고, 유색인종과 빈곤층에 불균형적으로 피해를 주는 '범죄에 대한 강경 대응' 관행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는 해리스가 다양한 대표성을 강조하고 사회 개혁을 약속한다는 점에서 미국 양당 체제 내에서 '덜한 악'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는 오히려  '효과적인 악'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이 용어는 고인이 된 저널리스트 글렌 포드가 우파 정책을 밀어붙이면서도 진보 진영의 반발을 무마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능력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표현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팔레스타인의 목소리를 꺼린 것과, 해리스가 수락 연설에서 양비론적 내러티브를 사용한 것은 포드의 프레임워크를 반영한 것이다. 

집단학살에 맞선 연대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 폭력을 주도하는 세력이 전 세계적으로 억압을 조장하는 세력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착민-식민지 프로젝트는 백인 우월주의 이데올로기와 자본주의-제국의 이해관계, 억압적 전술, 공격적 전략, 선전 기법이라는 핵심을 공유하고 있다.

군산복합체와 감시 기술로 강화된 식민지와 제국의 강력한 이해관계 네트워크는 경찰의 군사화부터 이민자와 소외된 공동체에 대한 폭력적인 탄압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가능하게 하고, 그를 지배하는 미국의 정책을 형성한다. 

이러한 이유로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집단학살은 유색인종과 기타 소외된 집단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팔레스타인은 군사 기술의 시험장이자 극단적 폭력의 정상화 장소로 기능하며, 이는 글로벌 남반구의 억압받는 민족들과 북반구의 BIPOC(흑인, 원주민, 유색인종)에게 백인 우월주의적, 기업 자본주의적 정책이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러한 세력과 그들의 집단 학살 목표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흑인과 팔레스타인의 통합된 전선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연대가 없다면 두 공동체는 공동의 적에 대항하는 투쟁에서 더욱 약해지고 고립될 수밖에 없다. 

단결, 연대, 억압에 맞선 공동의 투쟁에 대한 인식은 BLM과 '보이콧, 투자 철회 및 제재(BDS)'와 같은 원칙적인 풀뿌리 운동을 움직이고 강화한다. 

인종차별적 자본주의 억압을 해체하려면 혁명적 원칙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반혁명 세력과의 동맹을 거부해야 한다. 미국과 팔레스타인에서 진정한 해방은 광범위한 반인종주의 및 반식민주의 운동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

[출처] Kamala Harris and Fortifying Black-Palestinian Solidarity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요아브 리트빈(Yoav Litvin)은 심리학/행동 신경과학 박사다. 자세한 정보는 yoavlitvin.com/abou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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