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21일, 10년 전 오늘, 후티로 널리 알려진 안사르 알라(Ansar Allah) 운동이 예멘의 수도 사나(Sanaa)를 장악했다. 수백만 명의 예멘인들이 이제 이들의 강경하고 타협 없는 근본주의 통치 아래에서 10년을 살아왔다. 그 기간 동안 자란 어린이들은 다른 통치를 알지 못했으며, 성인들은 알리 압둘라 살레(Ali Abdullah Saleh) 30년 정권의 고통 속에서 정치적 긴장, 악화되는 빈곤, 그리고 정치적 불안정이 점점 심화된 지난 10년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2014년 9월까지만 해도 후티 반군은 살레 전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사나에 막 진출한 상태였고, 예멘 외부의 정치 세력에게는 생소한 세력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후티 반군은 홍해와 그 너머에서 해상 공격을 통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권력을 향한 여정
안사르 알라의 '믿는 청년(Believing Youth)' 운동이 시작된 지 32년이 지났고, 후티 반군과 살레 정권 간의 첫 전쟁은 20년 전에 시작되었다. 소규모 종파적이고 소외된 청년 단체가 어떻게 미 해군이 드론과 미사일로 무력화할 수 없는 강력한 조직으로 변모했는지는 의문이다. 안사르 알라는 어떻게 예멘 정치를 장악했으며, 향후 10년 동안 예멘의 전망은 어떻게 될 것인가?
2023년 10월부터 시작된 가자지구 대량 학살의 악몽이 계속되고 있으며,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전 이스라엘 전쟁들은 며칠,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지속되었기 때문에 지역 및 세계 강대국들은 이런 전쟁과 70년 이상 이어진 팔레스타인의 고통을 대부분 무시해 왔다.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대중의 절망과 국제적 수치에도 대부분의 북반구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외교적, 정치적으로 노골적으로 지지하며 이스라엘에 무기와 탄약을 판매하고 있다. 예멘의 이웃 국가들은 공허한 성명을 발표하며 호화로운 회의장에서 평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홍해 전쟁의 영향을 받지 않은 걸프 항구에서 물자를 수송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을 조용히 지원하고 있다.
홍해 선박에 대한 공격을 통해 후티 반군은 팔레스타인인 학살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유엔과 세계 지도자들이 이를 종식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제적 위상을 얻었다. 전쟁이 서안지구와 레바논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 널리 퍼지면서, 이스라엘과 미국과의 대결을 피하려는 노력은 무산되었고 이스라엘의 도발은 중단될 기미가 없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의 중심에서 2,000km나 떨어져 있으며 국경을 공유하지 않는 예멘에 기반을 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에 대한 실제 공격은 제한적이지만, 이 지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군사 행동을 해왔다. 안사르 알라가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군사 개입에 나설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제 이 단체는 '저항의 축'의 중요한 일원으로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그 위상은 확고하다.
출처: 유튜브 중계 화면 갈무리
내부 전선
후티 운동은 1990년대 예멘 북서부에서 소규모 무장 조직으로 시작되었다. 살레 정권의 분할 통치 방식은 시아파 자이디 안사르 알라가 자신의 심장부에서 수니파 살라피 운동의 라이벌과 경쟁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 시기 후세인 알 후티는 1993년부터 1997년까지 예멘 국회의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후티족이 집권 정권의 전략에 순응하지 않자 2004년에 첫 번째 무력 충돌이 발생했고, 2010년까지 다섯 차례 전쟁이 이어졌다. 각 전쟁은 후티족을 강화하고 더 많은 군사 경험을 쌓게 하였으며, 통제하에 있는 영토도 확장시켰다. 살레 정권의 분열 전술은 분쟁 지역 내 사회를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이는 후티 반군의 지배력 확대에 기여했다. 후티 반군의 향상된 전략 기술은 예멘 북부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1년, 후티족은 살레 정권에 반대하는 봉기에 참여하며 북부 지역을 넘어 지지층을 넓혔다. 이후 3년 동안 후티 반군은 2011년 11월 걸프협력회의(GCC) 합의에 따라 수립된 '과도 정부'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기권은 정부의 불신과 비효율성을 드러내고,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켰다.
후티 반군은 2013-14년 국가 대화 회의(National Dialogue Conference)에 참여했지만, 이 회의에서 안사르 알라의 지역 거점과 관련된 '사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 기간 동안 후티 반군은 더 넓은 지역을 통제하게 되었고, 2012년 살레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에는 비밀리에 살레와 동맹을 맺었다. 이들의 군사적 확장과 정치적 행동은 2014년 9월 사나를 점령하며 절정에 이르렀고, 과도 정부는 붕괴되었다. 이로 인해 2015년 초부터 전면전이 시작되었다.
권력 장악
전쟁의 국제화는 2015년 3월 26일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한 연합군의 개입으로 시작되었다. 후티 반군이 외국 군대와 본격적으로 교전한 첫 번째 사례로 볼 수 있지만, 2009년에도 사우디와의 충돌이 있었으며, 당시 후티 반군은 살레 정권과의 갈등 와중에 사우디와의 전투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2015년부터 후티 반군은 자신들의 싸움이 사우디아라비아와 걸프협력회의(GCC) 동맹국들이 미국의 무기와 기술 지원을 받아 벌인 외국 침략에 맞선 민족적 저항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대중의 지지를 얻고 전사들을 모집하는 데 중요한 논리로 사용되었으며, 2022년 4월 유엔이 중재한 휴전까지 이 주장은 지속적으로 반복되었다.
2015년 이후 후티 반군은 수도와 대부분의 부처 및 주요 국가 기관 본부를 장악하고 있다. 예멘 인구의 3분의 2와 영토의 약 3분의 1이 후티 반군의 통치 아래에 있다. 그 기간 동안 전선의 변화는 호데이다 남쪽의 티하마 해안 약 100km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후티 반군은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었으나, 2021년 마리브 전투에서 동쪽으로 이동해 후티 반군의 공세를 막기 위한 반군과 맞서며 이 지역을 잃었다.
후티 반군이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비국가 행위자로 분류된다. 이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경쟁 정부(IRG)의 고위 관리들이 공식 ‘임시’ 수도인 아덴과 예멘 외곽,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 분산되어 있는 상황과 상관없이 적용된다.
안사르 알라는 스스로를 예멘 국가의 공식 대표로 간주하며, 자신들이 예멘의 정통 정부임을 주장한다. 현재 유엔과 다른 기구들은 여전히 사나에 주 사무소를 두고 있지만, 아덴에 사무소를 확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외국 대사관은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전했으며, 이란과 러시아만이 사나에 대사관을 유지하며 운영하고 있다.
후티 반군의 통치는 근본주의적이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여성의 권리를 크게 제한하고 있다. 후티 정권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 비교하는 것도 어느 정도 적절하다. 후티 무장 세력은 모든 기관을 직접 통제하거나, 모든 직급에 '감독자'를 배치해 이들이 결정을 지시하고 관리하게 하고 있다.
후티 정권에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투옥과 고문 등의 처벌을 받는다. 2024년 6월, 안사르 알라는 다수의 유엔 직원과 약 60명의 국제 인도주의 단체 직원들을 체포하고 이들의 통신을 차단했다. 그 이후로 후티 반군은 이들을 '이스라엘-미국 스파이'라고 자백시키며 여러 비웃음을 사는 공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구금자들이 미국이 해외 유학 장학금을 제공하고, 교육 커리큘럼 개발에 전문가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평화와 전쟁
2022년, 예멘 전쟁을 국제 의제에서 제외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결정으로 인해 후티 반군과의 직접적인 협상이 시작되었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협상은 최종 합의에 가까워졌다. 이 합의는 안사르 알라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예멘 정부(IRG) 간의 것이었으며, 사우디는 중재자로 활동하면서 7년간 예멘 공습에 대한 전쟁 범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유엔 특사단은 강화된 안사르 알라와 상대적으로 약화된 IRG 사이에서 합의를 지속 가능한 평화 협정으로 전환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되었다. 협상은 느린 속도로 계속 진행되었지만, 이스라엘과의 전쟁과 후티의 직접적 개입이 전반적인 지정학적 상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합의를 마무리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 기간 동안 후티 반군은 국제적 지지 없이 홀로 싸웠다. 이란과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기술 자문, 훈련, 연료 공급, 첨단 기술 등의 지원을 제공했지만, 이란의 외교적 지원만이 공개적으로 인정받았다. 이란과 연계된 '저항의 축'은 예멘 내 후티 반군과의 전쟁에서, 이스라엘 역시 이 운동의 주요 슬로건을 반복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원이나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반대는 안사르 알라의 핵심이다. 안사르 알라의 주요 슬로건은 "이스라엘에 죽음을"과 "유대인에게 저주를"이라는 문구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 문구는 최근까지 실질적인 활동과 연결되지 않았다.
지난 10월부터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미국을 상대로 한 공격 기회를 열렬히 받아들였다. 후티 지도자들은 금요일마다 사나에서 열리는 대규모 친팔레스타인 시위에서 가자지구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스라엘을 공격할 결의를 강조해왔다.
이미 10월 말, 후티 반군은 남부 이스라엘을 목표로 몇 차례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이는 당시 후티 무기가 도달할 수 있는 최대 사거리였다. 이 발사체들은 큰 피해를 주지 못했지만, 지역의 해상 교통량이 감소하며 결국 에일랏 항구가 파산했고, 이는 이스라엘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스라엘이 남쪽 방공망을 강화하자 후티 미사일들은 주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고, 후티 반군은 홍해-수에즈 운하 무역로를 겨냥한 효과적인 전술로 전환했다. 2023년 11월부터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관련된 소유권, 운항 계약, 또는 이스라엘 항구를 목적지로 하는 모든 선박을 공격했다.
11월 19일,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부분 소유한 선박 갤럭시 리더호를 성공적으로 나포했으며, 이는 현재까지 유일한 사례다. 이 배와 선원들은 여전히 억류 중이며, 배는 예멘 남성들이 관광지로 이용하고 있고 선원들은 다른 곳에 구금되어 있다. 후티 반군은 가자지구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석방 협상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주장해 협상은 진전되지 않고 있다.
비용 증가
그 이후로 홍해와 아라비아해에서 선박에 대한 공격은 국제 해상 무역 경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2024년 7월 말까지 80척의 선박이 공격받았고, 그중 두 척은 침몰했으며 몇몇 선박은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이달 초에는 100만 배럴 이상의 기름을 실은 유조선 한 척이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으나, 이번 주에 인양 작업이 마침내 성공했다.
다국적 해군의 노력이 있었음에도 공격은 지속되고 있다. 이들 드론과 미사일 등 대부분의 발사체는 홍해에서 미국, 영국, EU, 기타 해군에 의해 격추되었다. 하지만 미국 관리들이 지적했듯이 후티 반군은 단 한 번만 운이 좋아도 성공할 수 있다.
후티 작전의 주요 영향은 홍해와 수에즈 운하 교통량의 감소였다. 2023~2024 회계연도에 운하를 통과하는 톤수는 15억 톤에서 10억 톤으로 줄었고, 선박 수는 5분의 1로 감소했으며 운하 수익은 94억 달러에서 72억 달러로 감소했다. 세계 무역에서는 희망봉을 우회하는 데 약 10일이 더 걸리며, 운영 비용이 증가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화물 가용성이 감소하여 주로 유럽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국가들의 대응은 이 지역에서 상업 항해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기 위한 일련의 해군 작전이었다. 2024년 8월까지 미국과 영국은 예멘 본토를 공격해 발사 시설과 기타 기지를 목표로 하는 포세이돈 아처(Poseidon Archer)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예멘 데이터 프로젝트에 따르면, 포세이돈 아처 작전 하에서 245건의 공습이 이루어졌고, 74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이전에 있었던 번영 가디언 작전(Operation Prosperity Guardian)은 홍해 인접 국가들이 아닌 여러 국가가 참여한 작전이었으며, EU의 아스피데스 작전(Operation ASPIDES)은 해상에서만 작전이 이루어졌다. 이처럼 대규모 해군이 동원되었음에도 후티 반군의 작전은 계속되고 있으며 선박들은 지속적으로 공격받고 있다.
한편, 미국의 전쟁 개입에 대해 허드슨 연구소의 전 해군 사령관인 브라이언 클라크(Bryan Clark)는 "미 해군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지속적인 전투를 벌였다"며, 후티 반군이 미국이 매번 막을 수 없는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직전에 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전략은 효과가 없으며, 후티 반군의 드론과 미사일은 각각 2,000~1만 달러인 반면, 미국의 드론과 미사일은 최소 200만 달러가 든다. 또한, 항공모함의 운영 비용은 하루 80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 7월, 이스라엘이 예멘 본토를 타격했다. 출처: 유튜브 중계 화면 갈무리
2024년 7월 19일, 후티 미사일이 텔아비브의 한 건물에 충돌해 1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당했다.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으로 호데이다 항구에 큰 피해가 발생했으며, 특히 15만 톤의 연료가 파괴되고(5만 톤만 남음) 선박 하역을 위한 필수 크레인이 파괴되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예멘 민간인에 대한 영향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9월 15일 후티 미사일이 이스라엘 중부를 공격하면서 이러한 공격이 더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안사르 알라와 '저항의 축' 간의 관계는 주로 협력과 의견 교환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2024년 6월과 7월 후티 반군은 이라크의 이슬람 저항 그룹과 협력해 하이파와 에일랏 항구에 대한 공동 작전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을 막기 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지역 위기가 심화되면서 이러한 협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출처] Yemen’s Houthis Have Now Held Power for a Decade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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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라크너(Helen Lackner)는 『위기의 예멘: 전쟁으로 가는 길(2019)』과 『예멘: 빈곤과 분쟁(2022)』의 저자다. 농촌 개발 분야에서 일했으며 예멘 3개 주에서 15년간 거주한 경험이 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