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Unsplash, Janne Leimola
우리는 마침내 오후 7시 즈음 가자에 도착했다. 가자로 들어가는 직항로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먼저 카이로로 비행한 후 라파 검문소로 차를 몰아야 했다. 우리가 지나온 이스라엘 검문소의 개수를 셀 수 없을 정도였는데, 이는 아파르트헤이트 하에서 살아가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일상적 현실이었다. 우리는 가자 시의 리말 지구 근처 항구에 머물렀는데, 창밖으로는 팔레스타인 어부들이 바다로 3킬로미터 이상 나가는 것을 막는 이스라엘 경비정들이 보였다.
다음 날 아침, 우리는 알샤티 난민 캠프를 향해 짧은 거리를 차로 이동했다. 지중해 해안 북부에 위치한 알샤티는 '비치 캠프(Beach Camp)'라고도 알려져 있다. 이 캠프는 1948년에 설립되었으며, 처음에는 나크바로 인해 추방된 약 2만 3천 명의 난민을 수용했다. 내가 2013년에 방문했을 때, 그 수는 9만 명으로 늘어나 있었고, 이들은 0.5제곱킬로미터의 땅에 빽빽이 모여 살고 있었다.
비치 캠프 안에는 초등학교가 있었다. 헌신적이고 성실한 교사들이 운영하는 이 학교의 철학은 발견, 음악과 연극, 미술을 위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었다. 몇몇 아이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비행기, 철조망, 폭탄을 그린 그림들이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 형제자매, 친구들을 그린 그림들도 있었다.
작년 10월 9일과 12일에 비치 캠프는 폭격을 당했다. 네 개의 모스크가 파괴되었고 최소 15명이 사망했다. 6월 22일에는 이 난민 캠프가 다시 폭격을 당해, 기도하러 모였던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나는 그 초등학교가 아직도 서 있는지 모른다. 가자가 폭격당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나는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을 생각하며 그들이 아직 살아 있는지 궁금해진다. 정의로운 세상이라면 그 아이들은 열여덟 번째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시험을 위해 공부하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부모님과 다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세상은 정의롭지 않다. 그들은 한때 그렸던 사랑하는 사람들을 애도하고 있을까, 혹은 어린 시절의 꿈과 함께 잔해 속에 묻혀 있을까?
하마스의 공격 이후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의 인명 손실을 막기 위해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했다.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공포의 여파 속에서 침착하게 사태를 진정시킬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우리는 정치 지도자들에게 피에 대한 욕망이 앞으로 몇 달, 몇 년, 몇 세대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1년이 지난 지금, 가자지구의 사망자 수는 4만 1천 명을 넘어섰다. 여기에는 잔해에 묻힌 사람이나 영양실조, 부상, 감염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포함되지 않았다. 랜싯의 추정에 따르면 실제 사망자 수는 18만 6,000명에 달한다. 이는 가자지구 주민 12명 중 1명이 정당방위라는 명목으로 굶주림과 학살을 당한 것이다. 그들 한 명 한 명은 이름이 있고, 얼굴이 있으며, 이야기가 있다. 무덤에는 우리가 다시는 볼 수 없는 그림을 그린 예술가, 우리가 다시는 읽을 수 없는 책을 쓴 작가, 우리가 다시는 배울 수 없는 교훈을 남긴 교사들이 잠들어 있다.
우리는 지난 한 해 동안 우리가 목격한 모든 전쟁 범죄에 대한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면책 특권을 누리며 레바논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전쟁의 기계에 연료를 공급했고, 인간의 생명에 대한 무관심은 우리 모두를 위험에 빠뜨렸다. 이 모든 것은 정치 지도자들이 국제법의 보편적 적용을 지키려는 의지만 있었다면 전적으로 피할 수 있는 일이었다.
단계적인 전쟁의 축소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공포가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규모 지역 전쟁의 직전에 서 있는 지금, 그 여파로 죽어간 사람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에게서 빼앗긴 것을 영원히 잊지 말아야 한다. 집단학살이 멈추지 않고 있는 가자지구의 주민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을 거부하기 위해 행진을 이어간다. 우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무기 판매의 중단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유일한 길, 즉 팔레스타인 점령의 종식을 위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살의 1년이 지난 지금, 우리 요구의 대부분이 외면받았을 때에 왜 우리가 계속해야 하는지 자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자유를 꿈꾸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있는 한,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가 있을까?
비치 캠프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식량 재배 프로젝트를 지나쳤던 기억이 난다. 이 프로젝트는 이전 이스라엘 정착촌의 50헥타르를 매입한 것이었다. 떠난 사람들에 의해 모든 건물이 파괴되었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그 잔해를 협동 농장으로 바꾸었다. 곧 올리브와 과일이 자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이 올리브와 과일이 자유롭고 독립된 팔레스타인에서 자랄 것이라는 희망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출처] Jeremy Corbyn: Israel’s Impunity Endangers Us All
[번역] 류민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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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미 코빈은 영국 노동당의 전 대표로, 현재 이즐링턴 노스의 무소속 하원의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