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법으로 저가 항공 사라지는데 부유층은 개인 비행

최근 유럽연합의 환경 정책으로 인해 유럽의 저가 항공 여행 시대가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이는 기후에는 긍정적인 변화지만, EU를 여행하던 많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은 더 이상 여행이 어려워지거나 여행 횟수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동시에 이 정책은 상업용 항공과 기차로 이동하는 거리에서 주로 사용되며 오염이 심한 개인 제트기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이는 기후 행동을 위한 불공정한 희생일 수 있으며공정하고 포괄적인 기후 전환을 위해 이런 불공정함을 해결하는 것이 다음 EU 입법기관의 주요 과제여야 한다.

가격 상승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작년 여름 EU 내 항공 요금은 코로나19 이전보다 평균적으로 20%에서 30% 높았다고 한다이는 높은 소비자 수요연료비 상승공급망 붕괴 등으로 인한 것으로후자의 두 요인은 최근 몇 년간 이어온 지정학적 혼란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앞으로 몇 년간 항공 요금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이는 몇 가지 주요 요인 때문이다첫째유럽위원회가 제안하고 부분적으로 채택한 2021년 여름의 'Fit For 55' 정책 패키지 중 하나인 EU 배출권 거래제(ETS)의 개혁 때문이다. 2012년부터 EU 내 항공 배출은 EU ETS의 일부로 포함되었으며항공 분야는 지금까지 대부분 무료 배출권을 받았지만작년까지 항공 배출권의 20% 미만만이 경매에 부쳐졌다새로운 ETS 개혁에 따라, 2024년부터 2026년 사이에 무료 배출권이 단계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다이는 항공사들이 연료의 사적 비용뿐만 아니라 운영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부담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EU ETS 개혁은 오염이 적은 연료를 사용하는 항공사에는 여전히 무료 허용량을 제공하지만이러한 연료는 기존 연료보다 비싸기 때문에 항공사의 비용이 증가할 것이다또한 향후 몇 년 동안 연간 ETS 배출 한도가 점진적으로 줄어들면서 경매 허용량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

 개인 제트기. AI 생성 이미지

둘째, EU 기관들은 현재 2003년 에너지 과세 지침(ETD)을 개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구체적으로 ETD는 전기와 모터 연료난방용 연료에 대한 최소한의 과세 수준을 설정하여 EU 내에서 시장 왜곡을 방지하고 탈탄소화를 촉진하고자 했다하지만 현재까지 항공기에 사용되는 등유와 해운업계의 중유는 ETD의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었다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Fit for 55' 패키지의 일환으로 ETD를 업데이트하려고 제안했으며특히 면제 조항을 삭제하려고 한다셋째특히 프랑스와 같은 일부 국가들은 EU 내 항공편에 대해 고정 최저 가격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러한 제안이 앞으로 채택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리고 급감하는 수요

유럽항공협회(Airlines for Europe)에 따르면항공사들이 EU 규정을 준수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30년에 2019년보다 13~14배 높아질 전망이다. SEO 암스테르담 이코노믹스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가격 인상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경우, 2030년에는 8% 이상, 2035년에는 약 12%의 EU 내 항공 교통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 변화를 우려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항공권 가격 상승은 항공 여행객 수와 비행 횟수 감소로 이어질 것이며이는 EU가 장기적으로 이산화탄소 순배출량 제로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수적이다하지만 최근 몇 년간 저가 항공사의 부상으로 저소득층도 EU 국가 간 여행이 가능해졌다저가 항공은 여행을 민주화하여 더 많은 사람이 국제적 경험을 쌓고 가족과의 연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현재 수많은 부모가 다른 EU 국가로 자녀를 유학 보내기도 하고 일하러 보내고 있으며많은 부부가 다른 곳에 살면서 일하고 있다.). 그러나 그린피스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EU 내에서 기차로 여행하는 비용이 여전히 비행기보다 훨씬 비싸다는 사실도 있다.

부당한 전환

이러한 우려는 기후 위협에 비하면 작은 문제로 여겨질 수 있다지금까지 저가 항공사들은 필수적이지 않은 목적으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왔다만약 기후 위협이 저소득층에게 여행을 줄이거나 포기하도록 정당화한다면부유한 EU 여행객들도 정기 항공편 대비 승객당 14배나 많은 CO2를 배출하는 개인 비행을 포기하고 항공사나 고속열차를 이용해야 할 것이다. EU 기후 정책의 획일적 접근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부유한 제트기 사용자들이 배출권 가격의 지속적 상승에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부유층이 계속해서 사치를 즐기는 동안 저소득층에게 여행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EU 기관이 추구하는 공정하고 포용적인 전환과 거리가 멀다또한 부유층의 사치품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가 심해지면지구 온난화를 적정 범위로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희생은 더욱 커진다.

최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CE 델프트에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유럽의 민간 항공기 운항 횟수는 2020년 12만 건에서 2022년 50만 건으로 급증했다이 중 절반 이상이 파리와 마르세유 같은 단거리에서 중거리로대부분은 대체 교통수단 이용이 가능한 항공편이다유럽에서 개인 항공편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노선은 런던-파리런던-니스파리-제네바파리-니스 순으로대부분 고속열차로도 접근이 가능하다.

호화 비행을 금지하는 여러 국가적 이니셔티브

최근 오스트리아네덜란드프랑스 등 EU 일부 국가들이 아일랜드와 벨기에의 지원을 받아 개인 제트기 사용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요구하는 서한을 EU 기관에 제출했다그러나 현 EU 교통 담당 집행위원은 이러한 조치가 당분간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언론 보도에 따르면유럽 위원회는 개인 제트기에 특화된 규칙을 도입하기보다는 항공 전반에 적용되는 법률을 제정하는 방향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와 별개로일부 EU 국가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이러한 규제 공백을 메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예를 들어프랑스는 개인 비행 금지(좌파 연합 La France Insoumise(LFI)가 제안하고 녹색당이 지지)와 고급 비행에 대한 슈퍼세(에마뉘엘 마크롱의 중도 정부가 선호)를 논의 중이다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은 개인 항공기 접근을 제한할 계획이며스페인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단기 민간 항공편 운항 금지 방안을 고려 중이다차기 유럽 집행위원회는 현 집행위원회로부터 기후 리더십을 이어받아 민간 항공이 혜택을 받는 규제 허점을 메우는 것이 필요하며야심찬 기후 행동을 가속화하기 위해 모든 사람특히 부유층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출처] Europe’s climate laws could spell the end to low-cost flights - but what about private jets? (theconversation.com)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파우스토 코르비노(Fausto Corvino)는 마리 스클로도프스카-퀴리 철학 박사후 연구원이다. 가톨릭대학교 루뱅 대학(UCLouvain)에서 일한다. 참세상은 이 글을 동시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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