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인권 단체인 OVD-info에 따르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한 이후 약 2만 명의 러시아인이 반전 활동으로 구금되었고, 주로 테러 관련 혐의로 1천 명이 재판받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669명이 테러 방지법에 따라 재판 없이 당국에 의해 '극단주의자 및 테러리스트'로 분류되었다. 이로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세력을 무장시키고 크림반도를 병합한 2014년 이후 총 14,000여 명이 구금되었다.

신간 『긴 망명(The Long Retreat)』의 저자 보리스 카가를리츠키(Boris Kagarlitsky)는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 하나다. 이 학자이자 활동가는 러시아와 서구의 사상가들을 대화에 끌어들일 뿐만 아니라, 소련 말기부터 러시아 반체제 인사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좌파 전략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내놓았다. 마르크스주의자인 그는 보편적 기본소득과 분권화된 집단 소유권 등 급진적인 사상을 다루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좌파의 대응을 논하며 혁명과 반대의 역사적, 현대적 사례를 살펴본다.

카가를리츠키가 2023~24년 투옥되기 직전에 집필한 『긴 망명』은 러시아 전복 문학의 증거로 남아 있다. 이 작품은 좌파가 전 세계 노동계급의 이익을 위해,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종파주의와 이념적 순수성에 대한 자만심을 버릴 수 있는지 묻는다. 카가를리츠키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가능하다고 믿는다.

6월 5일 수요일, 카가를리츠키와 그의 법률팀은 러시아 북서부의 한 교도소에서 5년 형의 선고를 취소해 달라는 항소장을 대법원 군법회의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의 석방을 위한 탄원서는 여기에서 서명할 수 있다.

보리스의 공헌을 기념하는 두 가지 온라인 이벤트가 열린다.

먼저, 6월 2일(일) 모스크바에서 그의 투옥과 6월 5일 법정 심리를 기념하는 <카가를리츠키와의 대화>가 랍코르(Rabkor)의 온라인 주최로 열린다. 사전 등록은 필수다. 랍코르는 "보리스 카가를리츠키는 국제 과학계뿐만 아니라 브릭스(BRICS) 국가 대표들도 인정하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과학자, 사회학자, 정치학자, 역사학자이지만 현재 '테러 정당화'라는 정치적 혐의로 수감되었다. 우리는 6월 5일에 있을 항소심을 앞두고 연대를 표명하고 이 과학자의 운명을 상기하기 위해 그와 교외에서 대화를 나누며 그의 글을 업데이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대담은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운명이 결정되던 1990년대를 회상하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 보리스의 기고문을 통해 우리는 90년대는 어떤 시기였는지, 변화의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현재의 체제는 90년대를 부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연장선에 있는 것인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시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는 어떤 미래를 지향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 회의는 보리스 나데즈딘(Boris Nadezhdin)과 알렉세이 사프로노프(Alexei Safronov) 간의 토론을 포함한다. 알렉산더 슈빈(Alexander Shubin), 안나 오치키나(Anna Ochkina), 파벨 쿠디유킨(Pavel Kudyukin)과 같은 학자들이 과학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회의는 모스크바 시간으로 6월 2일 12시 30분에 열린다.

둘째, 6월 13일에는 요하네스버그대학교 사회변화센터에서 『긴 망명』에 대한 하이브리드 서평과 토론회를 개최한다 : 『긴 망명: 좌파의 쇠퇴를 되돌리기 위한 전략』 (여기에서 참여)

보리스 카가를리츠키와 그의 고양이

카가를리츠키의 『긴 망명』 서문

보리스 율리예비치 카가를리츠키(Boris Yulyevich Kagarlitsky)는 러시아의 악명 높은 독재 정권과 함께 지독한 시간을 보냈다. 가장 최근에는 2024년 2월 13일 크렘린의 한 파벌과 연합한 검찰이 그를 5년 형으로 재수감했지만, 2월 16일 '북극 늑대' 북극권 형무소에서 사망한 자유주의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Alexei Navalny)가 받은 조직적 고문만큼 가혹하지는 않았다고 그는 주장했다. 1980년대 초부터 보리스는 좌익의 이상을 표방했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기소를 당했다.

보리스는 2023년 7월 공항에서 아내를 데리러 가던 중 '테러 정당화' 혐의로 수감되었다. 그는 모스크바 기지에서 멀리 떨어진 북서부 도시 시크티브카르(Syktyvkar)의 교도소로 보내졌는데, 이곳은 한때 소련 시대 강제수용소가 있던 곳이다. 10개월 전에 저지른 그의 범죄는 최근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다리를 건설하는 건설 노동자들의 마스코트인 길고양이 모스틱(Mostik)에 대한 약한 농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건방진 분석을 표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다리는 2022년 10월 우크라이나 또는 연합군에 의해 폭격당했다. 그는 "그 공격 직전에 고양이 모스틱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축하 메시지가 러시아 소셜 네트워크에 퍼졌다 [...] 나는 그가 축하의 메시지를 통해 도발자 역할을 했다고 농담했다"고 회상했다. 보리스도 잘 알고 있듯이 "불행히도 리바이어던(Leviathan)은 유머 감각이 없다. 나는 4개월 반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의 압력과 러시아 보안 관료 조직 내 경쟁 파벌의 이해할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그는 랍코르(Rabkor)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지자들이 하루 만에 모금한 60만 루블(6,700달러, 5,250파운드)의 벌금을 납부하고 풀려났다. 이 이야기는 특유의 재치와 낙관주의로 무장한 그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다.

검찰은 고양이 모스틱에 대한 농담이 "정부 기관의 활동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우크라이나 영토에서의 특별 군사 작전을 종료하도록 러시아 연방 당국을 압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내가 감옥에 있는 동안 밖에서는 러시아와 전 세계에서 많은 이들이 참여하는 연대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었다. 더욱이 크렘린 지도부는 나를 옹호하는 목소리의 상당 부분이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특히 깊은 인상을 받은 것 같다. 서방과의 대결 맥락에서 러시아 통치자들은 미국과 유럽의 신식민주의에 대항하는 투사로 자신을 확립하려고 노력하고 있기에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에서 제기된 비판을 불쾌하게 받아들였다.

국제 좌파의 다른 많은 이들과 함께, 실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 공산당(South African Communist Party)과 가까운 사람들이 보리스의 체포에 대해 압력을 가했다. 보리스가 원칙, 분석, 전략, 전술, 동맹 등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 보통은 동의하지 않는 동지들이었다. 왜냐하면 '말은 좌파처럼, 행동은 우파처럼' 하는 것을 그는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분명해진 것은 그가 동료 수감자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를 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는 점뿐만 아니라, 그의 반전 입장으로 인해 새로운 세대의 러시아 반군과 최소한 40년 동안 국내외에서 사회주의적 명확성을 위해 보리스를 바라본 국제 독립 좌파 내에서 끊임없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극도로 복잡한 정치-이념적 지형에서, 심지어 좌파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이 없는 상황에서 보리스는 폭넓은 연대를 이끌어냈다. 예를 들어, 2023년 10월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매니토바의 지정학 경제학자 라디카 데사이(Radhika Desai)가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직접 호소했을 때처럼 말이다.

우리는 또한 약간의 딜레마에 빠졌다. 왜냐하면 우리 친애하는 친구 보리스가 취한 입장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러시아 역사에 대한 엄청난 지식과 러시아에 대한 강한 헌신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웠는지 기억한다. 그래서 이 사건에 개인적인 관심을 가져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

푸틴의 대답: "솔직히 나는 카가를리츠키가 누구인지 잘 몰라서 여기 있는 내 동료(표도르 루키아노프)가 나에게 설명해 주기도 했다. 서명해 준 편지를 받아 읽어보고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다. 약속한다."

사실 푸틴이 카가를리츠키 사건에 대한 질문에 답한 것은 적어도 두 번째였지만, 그는 여전히 그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었다. 라디카 데사이나 서한에 서명한 다른 발다이 클럽 회원들에게는 아무런 응답도 주어지지 않았다. 10주 후, 푸틴의 사망 소문이 러시아 전역에 널리 퍼졌을 때, 보리스는 잠시 석방되었지만 표현의 자유에 제한이 있었다.

두 달 후, 카프카적인 관료적 책략으로 인해 그는 다시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놀랍게도 그는 낙관적인 투쟁 정신을 유지하며 텔레그램에 다음과 같이 게시했다.

“저는 새로운 책을 위한 데이터와 자료를 계속 수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모스크바 교도소 생활에 대한 설명도 포함됩니다. 어쨌든 곧 다시 만나요! 결국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우리는 채널에서나 직접 다시 만날 것입니다. 우리는 단지 조금 더 살아남아 이 나라의 어두운 시기를 견뎌내야 합니다.”

그의 곤경에 대한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다시 한 번 퍼졌고, 비록 곧 나발니의 죽음으로 가려지긴 했지만, 러시아 국제 담당 이사인 나탈리아 즈비아기나는 다음과 같이 상기시켰다.

“이번 유죄 판결과 비공개 재판은 러시아에서 정치적 반대자들이 어떻게 취급되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명백한 사례이다. 이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두려움과 억압으로 침묵시키려는 노골적인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다. 이 사건은 고립된 사건이 아니라 반대를 억누르고 러시아에서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 통제하려는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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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는 오랫동안 세계화 연구 및 사회운동 연구소를 이끌어왔지만, 푸틴의 주기적인 단속과 연구소의 '외국 요원' 지정[주로 로자 룩셈부르크 재단(Rosa Luxemburg Foundation)의 보조금 때문]으로 인해 운명이 위태로웠다. 이 연구소는 적대적인 관료들이 정기적으로 부과하는 막대한 벌금을 감당하지 못해 2022년에 문을 닫았다. 보리스는 이전에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모스크바 사회경제과학대학,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사회학연구소의 교수로 재직했다.

그러나 1999년 모스크바에서 시애틀 세계무역기구(WTO)와 함께 세션을 주최한 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 정의 운동가들은 그의 폭넓은 계급 분석 적용 능력을 알게 되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그의 용기와 진실을 권력에 맞서는 모습이 198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국립연극예술대학에서 연극 비평을 공부하던 중 반체제 인사로 추방되었다. 그는 사미즈닷 저널(Samizdat Journal)을 편집하다가 1982년 체포되어 가장 긴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1983년에 공식 사면되었다.

5년 후, 그의 저서 『생각하는 갈대(The Thinking Reed)』는 가장 권위 있는 국제 진보 문학상인 도이처 기념상(Deutscher Memorial Prize)을 수상했다. 1990년대 초에는 노동당(모스크바 시의원 당선 등)에서 활동했지만, 1993년 10월 옐친 정권의 위헌적 권력 장악에 반대하며 다시 체포되었고, 국제적인 항의 끝에 곧바로 석방되었다.

1995년 넬슨 만델라가 감옥에서 출소한 후, 수많은 좌파 유명 인사들이 모여 있던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보리스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몇 년간 우리는 많은 교류를 했으며, 특히 보리스가 글로벌 정의 운동을 자신의 국제적 기반으로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그랬다.

그는 플루토프레스와 함께 러시아 및 국제 정치에 관한 다양한 영향력 있는 책을 출판했다. 1997년에는 『세계화와 그 불만(Globalization and Its Discontents)』, 2004년에는 『제국의 정치(The Politics of Empire)』라는 두 권의 공저를 출간했다. 세계 정세에 관한 단독 저서로는 1999년 3부작(신현실주의, 신야만주의, 급진주의의 귀환, 세계화의 황혼)에 이어 2014년 『제국에서 제국주의로(From Empire to Imperialism)』, 2020년 『계급과 담론 사이(Between Class and Discourse)』를 출간했다.

보리스는 2000년부터 암스테르담의 초국가적 연구소(Transnational Institute)에서 장기간의 펠로우십을 통해 혜택을 받았다. 그는 2011~2012년 반푸틴 시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2013년 중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G20이 개최되면서 관점의 변화를 겪었다. 그의 연구소가 조직한 반대 정상 회담에 많은 국제 동맹(나를 포함하여)이 참석했지만, 푸틴 국가 내의 한 파벌이 기여한 자금이 지역 참석자들을 단념시켰을 수 있어서 행사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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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2017년까지의 이 기간 동안 보리스는 '핑크 푸티니스트'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었는데, 이는 부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억할 만한 모순들도 있었다. 친푸틴 지도자인 빅토르 야누코비치에 반대하는 2014년 키이우의 마이단 봉기 이후, 보리스는 돈바스(Donbas) 노동자 반란과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분리, 자치 정부와 급진적인 사회 정책의 기회를 흥미롭게 여겼다.

그러나 푸틴의 우크라이나 동부 동맹국들에 의해 장악된 이 실험은 곧 끝나고 말았다. 『긴 망명』에서 우리는 "도네츠크(Donetsk)와 루간스크(Luhansk)에서 선포된 인민 공화국을 지원하면서 크렘린 통치자들은 주로 우크라이나 남동부 시민들이 키이우의 새 당국에 반대하는 시위가 사회 혁명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급진적인 생각을 가진 반란의 지도자들은 거의 모두 살해되거나 운동의 지도부에서 배제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보리스는 2014년 8월에 <링크스(Links)>에서 "몇 주에 걸쳐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공화국의 지도부 전체가 사실상 교체되었다. 가장 중대한,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발전은 민병대의 군사 지도자인 이고르 스트렐코프(Igor Strelkov)가 축출된 것이다 [...] 이는 그가 7월 초 크렘린 세력에 심각한 정치적 패배를 입힌 것에 대한 분명한 보복 행위였다"고 인정했다.

보리스는 당시 스트렐코프의 "혁명 전 왕정에 대한 동정과 러시아 제국에 대한 향수"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서 선포된 '사회 공화국'이라는 슬로건을 실행에 옮기고 과두 정치인의 재산을 국유화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평민 투사들에 더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썼다. "이전 지도자들이 시작한 의료 상업화를 뒤집는 법이 채택되었다"고 덧붙였다.

돈바스 노동자 봉기는 곧 진압되었지만, 보리스는 크림반도를 포함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점령을 부당하게 지지한다는 진보적 동맹국들의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보리스는 결코 스트렐코프의 편을 들지 않았으며, 나중에 스트렐코프는 보리스를 가장 존경하는 적이라고 불렀다. 보리스와 그의 동료들은 좌파 성향의 민병대 알렉세이 모즈고보이(Alexei Mozgovoi)를 지지했는데, 그는 나중에 푸틴의 특수부대나 바그너 그룹(Wagner Group) 소속 용병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스트렐코프는 크렘린의 불편한 파트너였다. 그는 2014년 중반 우크라이나 남동부 상공에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를 격추해 승객과 승무원 298명 전원을 사망케 한 혐의로 네덜란드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푸틴의 가장 저명한 우익 포퓰리스트 비평가로서, 스트렐코프는 2023년 중반 보리스가 체포되기 며칠 전에 체포되었고, 이는 크렘린이 균형 잡힌 감금 행위를 시도하고 있다는 의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 범죄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 영장 발부로 인해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BRICS) 연례 정상회의에서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의 초청을 거부당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취약한 상황이었다.

그 전 달에는, 바그너 그룹의 지도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크렘린 군부 엘리트들을 상대로 준 쿠데타를 시도했다. 그리고 8월 23일 요하네스버그에서 브릭스 정상회의가 시작될 무렵, 프리고진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이에서 비행기가 의문의 폭발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리스가 러시아 민족주의와 얼마나 거리를 뒀는지는 2020~2021년 벨라루스의 반 루카셴코 반란과 2021년 초의 친 나발니 활동에서 그의 역할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났다. 2022년 초, 그는 곧바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가장 목소리를 높여 비판하는 사람 중 한 명이 되었다.

이 사실은 요하네스버그가 2023년 8월 브릭스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보리스가 요하네스버그 대학교 사회변화센터에서 열린 '아래로부터의 브릭스' 워크숍의 기조연설자로 초청받았을 때 드러났다. 그는 고국에 재입국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직접 오지는 않고 화상 링크로 연설하는 데 동의했다. 브릭스 회의가 열리기 한 달 전, 보리스는 일부 관측통들이 7년간 감옥에 갇혀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바람에 강연은 열리지 못했다.

2012년 보리스가 모스크바에서 브릭스 국가 반체제 인사들을 초청해 개최한 회의에서 주기적으로 들었던 것처럼, 우리가 예상했던 것은 글로벌 자본주의 경영자들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원하는 탈달러화 의제(요하네스버그에서 브릭스 금융 엘리트 내 보수 세력에 의해 좌절된)를 추진하는 모스크바의 경영자들을 포함한 브릭스 버전이 얼마나 약한지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긴 망명』에서 읽게 될 내용은 자본 제국과 함께 1970년대 이후 훨씬 더 빠르게 약화된 것이 국제 및 지역 좌파의 반대 세력이라는 사실에 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일 것이다.

보리스 카가를리츠키의 석방을 위한 캠페인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한창 진행 중이다.

보리스가 체포되기 전 글을 쓴 상황은 엘리트 붕괴에 대한 확신을 더욱 높여주었다. 이는 2007년 미국 주택 담보 대출의 실패로 촉발된 세계 금융 위기부터 시작되었으며, 유럽의 부동산 시장과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어 G20의 금융 수정을 필요로 했다. 그는 "그 이후 세계 자본주의는 온갖 종류의 화폐 인쇄술, 인위적인 저금리, 부채 증가로 인해 2009년 초에 모두가 우려했던 것처럼 자본 과잉 축적의 거품이 터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재생산 과정을 회복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보리스는 "안타깝게도 전 세계 자본주의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전례 없는 규모에 도달한 것과 동시에 좌파 운동은 역사상 가장 낮은 지점에서 마무리되었다"고 경고한다. 이는 조직적 차원에서는 사실이 아니더라도 이념적, 도덕적 차원에서는 분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약점은 우파 포퓰리즘 세력이 경제적 불만과 문화적으로 반동적인 정치를 융합하게 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기업 엘리트들이 "의회주의, 자유 선거 및 기타 자유 민주주의의 공식 제도를 보존하면서 대중의 정치 참여를 축소하고 가능하다면 완전히 종식시킬 수 있는 더 큰 지배력을 부여한다"고 한다. 이 과제는 시장 개혁과 보통 유권자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고 여겨지는 결정의 기술적 채택을 결합함으로써 달성되었다.

뉴욕,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도쿄의 기업 권력 중심에서 나오는 이러한 힘으로 인해 이들 지역의 저항은 미미했으며, 온순한 서구 지식인들은 계속해서 실망을 안겨주었다. 한 저명한 네덜란드 역사가는 "부분적으로 통합된 세계관이 단편적인 개념과 임의로 조합된 이미지의 조각 모음으로 대체된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덕분에, 21세기 초 좌파 운동이 끝난 도덕적 및 방법론적 막다른 길을 반영한다"고 지적한다.

반면에 『긴 망명』에서는 소비에트 유산에 대한 중요한 자기 비판을 포함한 체계적인 사회주의 분석을 확인할 수 있다. "소련 붕괴 이후 세계 공산주의 운동은 더 이상 결집점이나 공유된 지침(비록 부정적일지라도)이 없자 '각자도생'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급속히 붕괴되었다. 조직적, 정치적 융통성이 없는 소련은 끔찍한 취약성을 드러냈다."

이러한 취약성은 더욱 악화되어 극우 포퓰리스트들이 '세계주의' 엘리트에 대한 비판과 함께 부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러시아에서 보리스는 2020년 중반에 링크스의 페데리코 푸엔테스에게 "모든 종류의 인종 차별적이고 파시스트적인 발언이 국영 채널에서 나오고 있다. 침략, 외국인 혐오, 증오의 홍수다"라고 말했다.

2023년 말,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Lavrov)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RT에 다음과 같은 특별한 성명을 발표했다:

"가자에서 하마스 전투원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작전 목표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모스크바의 캠페인에서 제시된 목표와 거의 동일해 보인다. [...] 우리는 이스라엘과의 공통 역사를, 특히 나치즘과의 싸움 역사를 매우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이것이 우리를 역사적으로 하나로 묶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팔레스타인 분석가 램지 바로우드는 이 비교가 "기괴하고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지만, 이는 우리가 겪고 있는 이념적으로 초현실적인 시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3년 7월 체포 직후 보리스가 쓴 '감옥으로부터의 편지'는 철학적이었다."내 인생에서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나는 브레즈네프 치하에서 감옥에 갇혔고 옐친 치하에서는 구타와 살해 위협을 받았다. [...] 첫 체포 이후 40여 년 동안 나는 인내하는 법을 배웠고 러시아의 정치적 운이 얼마나 변덕스러운지 깨달았다."

2월 13일의 재체포는 그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2010년대 중반 러시아 내에서 그의 입지를 둘러싼 논쟁은 차치하고, 보리스의 국제적 분석은 지난 수년간 변함없었다. 오늘날 필요한 겸손은 이 책의 조언에 요약된다. "변화된 상황에서 좌파는 공황에 굴복하거나 이성을 잃지 않고 후퇴하는 법을 배워야 하며, 새로운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전열을 재정비해야 한다."

우리는 보리스가 오랫동안 존경받아온 우아함과 열정으로 정치 경제와 정치에 대한 그의 비판을 업데이트한 것을 매우 다행으로 생각하며, 러시아 감옥에서 부당하게 또다시 복역하는 그의 석방을 매우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출처] Boris Kagarlitsky and the Future of the Russian Left - CounterPunch.org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패트릭 본드(Patrick Bond)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대학교의 사회학 교수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