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쟁의 최전선이 된다

202448일부터 14일까지 일본의 기시다 수상이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여 미일 정상회담과 미 의회 연설을 가졌다. 이번 방미는 9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 자리에서 기시다 수상은 일본이 대중국 전쟁에 참가할 것을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미일 동맹사에서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라고 평가했다. 방미 기간 동안 기시다 수상은 미국과 함께 세계 지배 전략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여 미일 동맹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방위 정책의 전환, 방위비 증액, 반격 능력 등으로 언론에 보도되었으며, 사실상 중국 본토에 대한 선제 공격 능력을 갖추고, 미군과 자위대의 지휘 통제를 통합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일본이 최전선에서 미국과 함께 중국과 전쟁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만찬 자리에서 '같은 미래로 건배'라는 발언이 나왔지만, 실제로 이는 전쟁의 부담이 일본에 더 크게 돌아갈 것임을 내포하고 있다.

 '대만 유사시', '중국에 의한 무력 통일' 등의 표현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미중, 중일 간의 국교가 회복된 지 50년이 넘었고, 미국과 일본은 중화인민공화국을 중국의 대표 정부로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무력 통일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도 중국의 내부 문제로 간주한다. 그러나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한 핵 사용까지 포함하는 전면적인 대중국 전쟁은 미일에 의한 새로운 침략 전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전쟁은 광범위한 학살을 초래하고 인류와 지구에 파멸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미일 제국주의는 정상회담에서의 공동 성명을 통해 중국에 대한 군사 작전을 수행할 동맹으로서의 미일 안보 관계를 근본적으로 대전환시켰다. 타국에 대한 공격은 주로 미군이 담당한다고 한 본연의 자세에서, 이미 「반격 능력」을 보유한 자위대가 미군과 일체가 되어 최전선에서 타국 = 중국과 싸우는 자세로 전환시킨 것이다.

 공동성명에서는 미군과 자위대의 지휘통제 연계 강화를 확인했지만 실제로 장사정미사일을 배치하는 난세이제도(南西諸島)의 육지와 미국제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도입하는 해상자위대가 중국군 함정과 중국 본토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정보량을 가진 주일미군사령부의 지휘 하에 움직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동맹의 정보공유 능력을 심화'하는 동시에 미사일이나 전투기의 공동 개발·생산, 전방에 전개하는 미군의 대형 함선 및 전투기를 일본의 민간시설에서 정비·보수하는 체제를 갖추는 것을 확인하고, 그 협의체(DICAS)의 설치도 결정했다. 바로 중국 침략전쟁을 미·일 공동작전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즉응태세를 구체적으로 갖춘 것이다.

 기시다 수상은 미 의회 연설에서 중국을 국제사회에서의 평화와 안정에 있어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으로 지목했다. 이는 전쟁 전의 일본 제국주의가 「폭지응징(暴支膺懲)(횡포한 중국을 응징한다는 뜻)을 내걸고 중국 침략전쟁에 돌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난세이 제도를 포함한 지역에서 동맹의 전력 태세의 최적화가 진전되고 있는 것을 환영하며, 헤노코 신기지 건설을 강행하기로 한 것도 재차 확인되었다. 이는 오키나와 전쟁의 도래를 의미하며, 주민 4명 중 한 명이 사망한 오키나와 전쟁 80주년을 맞이하는 상황에서 일본과 중국의 분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게다가 작년 5, 제국주의적 핵 정책을 정당화한 'G7 정상 히로시마 비전'을 환영하며, 이는 남서 제도, 대만, 필리핀에 핵전력을 배치하는 것을 포함한 '미국의 확대 억지' 강화를 의미한다. 이는 중국에 대한 침략전쟁을 핵전쟁으로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미 미 태평양군은 미··비 정상회담이 진행 중이던 11일에 필리핀 루손섬에 중거리 미사일 발사 장치를 처음으로 배치했는데, 이는 미·러 중거리 핵전력(INF) 전폐조약 폐기 이후 첫 지상 발사형 미사일 장치 배치이다.

 현재 전쟁의 원인은 미군의 이라크 철수 이후 세계를 지배해 온 미 제국주의의 몰락에 있다. 미 제국주의는 이 몰락을 탈출하려 중국의 스탈린주의 체제를 전복하고 중국, 대만, 아시아를 재분할하려는 제국주의적 침략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절망적인 위기에 처한 일본 제국주의도 미 제국주의의 세계지배 체제를 유지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참전을 결단했다. 이로 인해 일본과 중국의 노동자 및 인민들이 서로를 죽이는 상황에 이르렀고, 오키나와와 일본 전역, 중국 및 대만을 전쟁의 지옥으로 만들고 있다.

 오키나와에서 지난 411, 우루마 시에서 자위대 훈련장 건설 계획을 철회시킨 성과가 있었고, 428일 오키나와 데이 시부야 데모와 전국 통일 행동이 일어났다. 물론 여전히 작은 규모의 성과이긴 하지만 의미 있는 진전이다.

 미 제국주의의 세계지배가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에 의한 시리아 내 이란 대사관 공습과 그에 대한 이란의 보복으로 이란은 13일에 350개 이상의 미사일과 무인기를 발사하여 첫 직접 공격을 감행했다. G7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공습에는 침묵을 지키면서 이란의 보복에는 '가장 강한 말로 명확하게 비난'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68세대가 돌아왔다'는 주제로 시위와 집회가 확산되고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확대 가능성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는 미국의 국제적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미 제국주의의 몰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고립하는 미제를 지지해, 스스로도 적극적인 전쟁 주체로서 등장할 것을 서약한 것이, 앞에서 말한 기시다의 미 의회 연설이다. 기시다의 미 의회 연설에서는 '미국은 혼자가 아니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있다'고 강조하며, ’일본이 소극적 동맹국에서 바깥의 세계로 눈을 돌려, 강하게, 커밋(관여)한 동맹국으로 스스로를 변혁했다고 선언했다. 군사비 증액, '반격 능력' 보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인기 탐지 시스템 지원 등을 언급하면서 일미는 '이제 글로벌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일미 회담과 함께 열린 첫 일미비 3개국 정상회담에서는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전 영역에 걸친 전략을 강화했다. 필리핀을 일본의 '준동맹국'으로 격상하고, ··비 공동 군사 훈련의 실시와 원자력 발전, 반도체, 중요 광물의 공급망 구축을 확인했다. ···호주(QUAD) 및 미··호주 군사협력 틀(AUKUS)에 일본의 참여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중국 침략 전쟁 체제의 핵심에 미·일 동맹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단독으로 싸울 힘도 없이 동맹국을 동원하는 통합억지 전략을 취하는 미 제국주의에게 일본 제국주이는 가장 중요한 군사동맹국으로 전환한 것이다.

 1933년에 트로츠키가 발표한 '파국을 향해 가는 일본'에서는 일본 제국주의의 모험주의적 성격과 사회의 구조적 약점을 지적했다. 이 논문에서 트로츠키는 일본과 극동 정세를 상세하게 분석하며, 일본이 전쟁을 치를 경우 경제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로츠키의 일본에 대한 이론은 많지 않지만, 이 논문은 일본에 대한 가장 상세한 논의라고 할 수 있거니와, 일종의 극동 정세를 파헤친 글이다.

 이 글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1)

 무적의 신화

일본의 지배계급은 의심할 여지없이 어지러운 상황에 처해 있다. 그들은 약탈, 협박, 폭력의 대외 정책에서 전례 없는 내부 어려움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색해 왔다. 그리고 모든 것이 잘 풀렸습니다. 국제 조약은 모욕을 당했다. 독립국가 수립이라는 명목으로 광대한 나라(만주)를 편입했다. 국제 연맹은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 산더미 같은 보고서들을 쌓아 올렸다. 미국은 조심스럽게 침묵하고 있다. 소련은 양보하고 있다. 마치 일본이 정말 천하무적이며, 일본의 국가원수가 아시아 대륙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지배할 운명인 것처럼 말이다...(중략)... 요약해 보겠습니다. 일본은 큰 전쟁이 발발할 경우 적이 될 수 있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경제적으로 취약합니다. 일본의 산업은 수년간 수백만 명의 군대에 무기와 탄약을 계속 공급할 수 없다. 평시에도 군국주의의 부담을 감당할 수 없는 일본의 금융체제는 대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완전히 붕괴할 것이다. 일본 병사들은 전체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전략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주민들은 정권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다. 정복의 목표는 분열된 민족을 연합시키지 못할 것이다. 동원은 수십만 명의 혁명가들이나 그들의 예비군들을 군대로 끌어들일 것이다. 그 배후의 한국, 만주, 중국은 일본의 통치에 대한 화해할 수 없는 적대감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다. 이 나라를 구성하는 사회 구조는 너덜너덜해졌다. 쓰레기가 덜컹거린다. 군사 독재의 철제 코르셋을 입은 공식 일본은 여전히 강력해 보입니다. 그러나 전쟁은 그러한 통념을 무자비하게 무너뜨릴 것이다.
우리는 소련 붉은 군대의 자질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독립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주제입니다. 그러나 양측의 실질적 권력 관계와 명백히 상반되는 방식으로 일본을 선호하고 양측의 물적 자원이 동등하다고 가정하더라도 사기 요인 측면에서는 심각한 격차가 존재한다. 역사가 보여주듯이 군사적 패배는 혁명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역사는 또한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교훈을 줍니다. 다시 말해서 혁명승리는 인민을 각성시키고 사기를 강하게 하며 전쟁터에서 큰 자극을 준다는 것이다.
양국 인민과 인류문명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일본의 군국주의자들이 자신의 운명에 굴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1933년 712

 오늘날 일본은 경제, 금융, 재정의 파탄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지난달 28일에 실시된 중의원 3개 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은 도쿄와 나가사키의 두 선거구에서 후보를 내지 못하고 모두 패배했다. 트로츠키의 관찰을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지만, 그 당시와 지금의 군사적, 정치적 정세는 다소 변화했다. 그러나 '파국을 향해 가는 일본'이라는 제목은 현재 일본이 처한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다.

 올해 3월 류큐신보(琉球新報)'오키나와 요새화 시작'이라는 기사를 통해 1944322일 제32군이 창설되었다고 전하면서, 80년 전의 악몽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키나와의 요새화가 시작되었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전쟁의 시작을 의미한다.

  

지난달 316일부터, 일본의 미카미 치에(三上智恵) 감독의 최신작 '전운(戰雲)-이쿠사후무-'가 상영되었다. 미카미 감독은 '표적의 마을'(2013), '전쟁터'(2015), '표적의 섬 「카타카」(2017), 「오키나와 스파이 전사」(2018, 오오야 히데요와 공동 감독)를 연출했으며, 이 작품들을 통해 전쟁의 현실을 강조해 왔다. 그는 과거 5년간 새로운 작품을 만들지 못했다고 말하며, '다큐멘터리로는 전쟁을 막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무력감을 토로했다. 이에 고민 끝에 혼자 카메라를 들고 촬영에 나선 것이 바로 '전운-이쿠사후무-'이다.

 필자는 'newspoole'2) 이라는 경북 온라인 신문에 일본의 군사요새화 심상치 않다라는 글을 실은 적이 있는데, 이 오키나와의 군사 요새화는 영화를 보면 더 실감 나게 다가온다. 최근 8년의 오키나와의 변화를 끝으로 이번 영화에는 2015년부터 2311월까지 8년간 취재한 영상이 담겨 있다. 그것을 보고 놀라는 것은, 미라지마·오키나와에서, 급진전되고 있는 자위대의 기지 건설의 철두철미함이다. 요나구니 섬에는 미사일 기지의 건설도 결정되어 전차나 PAC3 적재차가 공공도로를 달리고 있다. 이시가키 섬에서는 젊은이 주도의 주민투표 운동이 깨지고 섬 한가운데 미사일 기지가 생겼다. 미야코지마에서는 마을 근처에 미사일 기지가 생기고 사격 훈련장을 갖춘 탄약고도 완성됐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러 간의 대립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제국/제국주의의 중국, 대만, 북한, 한국은 다시 영토 분할을 꾀하는 열강의 지배에 들어가거나 전쟁의 포화 속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중국과 러시아와 등지고 북한이 두 국가를 들고 나왔다. 이미. 상당히 늦었다. 역사를 되돌리기에는. 21세기 전쟁은 이미 시작했다.  


1) https://www.marxists.org/nihon/trotsky/1930-1/jp-hakyoku.htm. 화면 위에서 한글로 번역하면 즉석에서 볼 수 있다.

2) https://www.newspoole.kr/news/articleView.html?idxno=10344

덧붙이는 말

이득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이며, 현재는 동 대학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다. 계간지 『문화과학』 편집 고문이고, 노동당 정책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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