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데이는 국제 노동자의 날로, 전통적으로 사회에서 자본에 맞서 끊임없이 투쟁하는 노동의 힘과 중요성을 지지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날이다. 전 세계의 행진과 시위에 참여하는 것 외에도 21세기 노동 계급의 조직이 얼마나 잘 진행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먼저 나쁜 소식이 있다. 1980년대부터 모든 주요국 정부가 신자유주의 정책을 시행하고 다른 나라에서도 이를 따르면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민 소득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했다.
직장에서 노동자에 대한 착취가 증가했다. 그리고 노동 강도 증가, 노동자 권리 규제 완화, 자동화 확대를 통한 노동 생산성 증가는 대부분 기업 소유주의 이익으로 돌아갔다. 노동자의 몫이 감소한 것은 자본주의 생산의 일련의 침체로 인해 임금 및 고용 협상에서 노동자의 힘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북미, 유럽, 일본의 부유한 경제에 있는 기업들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제조업을 가난한 '글로벌 사우스'(남반구)로 옮겼다.
'세계화'는 주요 경제권의 임금과 복지가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이윤을 따라잡지 못하고, 가난한 경제권에서는 외국 기업이 최신 기술을 이용해 생산을 늘리는 동안 노동자의 임금이 억제되는 것을 의미했다. 주요 경제권의 자본주의 생산은 중공업, 철강, 자동차 등과 같은 전통적인 부문에서 상업 및 금융 부문으로 점차 전환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수익성은 상승하고 노동으로 돌아가는 소득의 비중은 하락했다.
전 세계 소득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한 또 다른 주요 요인은 노동조합 조직의 감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에 따르면 선진국 전체에서 노동자 대비 노조원 수는 1970년 33.9%에서 2019년 13.2%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자본주의 130년 동안 30개 산업 국가의 노조 조직화 추이를 살펴보면, 1950년부터 1980년 사이에 노조 조직이 최대로 확대된 역 U자 곡선을 볼 수 있다.
노조 조직률 1890-2019, 30개 산업 국가
하지만 지금 수치를 보면 노동조합이 노동을 대변하던 시대는 끝난 것 같다. 지난 세기 노조주의의 기반이었던 대기업과 제조업은 업무와 일자리를 아웃소싱하면서 문을 닫거나 규모를 축소했다. 평균적으로 소규모 사업장이 많은 상업 서비스의 성장으로 인해 노조는 생존 가능한 조직으로 인정받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노조 조직률은 기업 규모에 따라 증가하며, 이는 적어도 1930년대 미국에서 노조가 철강, 석유, 자동차, 조선 및 관련 제조업의 대기업을 조직하는 데 성공한 이래로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선진 자본주의 경제에서 제조업이 소위 '서비스업'으로 전환되면서 대부분의 기업의 고용 규모가 감소했다. OECD 전체에서 전체 노조원의 63%가 100인 이상 기업에 종사하는 반면, 1~9인의 소규모 기업에서는 7%만이 근무한다(2015년도 데이터). 비조합원 중 37%는 100인 이상 기업에서, 27%는 소규모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2019년 OECD 전체 노조원의 45%가 공공 부문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는 1980년의 33%에서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40년 동안 공공 행정 및 보안, 사회보장, 교육, 보건 및 사회 지원 등 공공 고용이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에서 21%로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따라서 공공 부문에서의 노조 조직화는 민간 부문의 노조 상실을 보상할 수 없다.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의 많은 지역에서 대부분의 노동자는 정규직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취업자의 58%가 '비공식 고용'에 종사하고 있으며, 약 20억 명의 노동자가 불안정한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으며 노동 단체를 통해 자신의 권리와 노동 조건을 조직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많은 경제에서 젊은이들이 임시 계약, 실업, 경력 단절과 관련된 높은 수준의 불안정성을 경험하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들에게 노조는 낡고 비효율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따라서 25세 미만 젊은 노동자의 약 2~3%만이 노조에 가입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OECD 25세 미만 노동자의 평균 노조 가입률은 2002년 11%에서 2014년 6%로 10년 만에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어 수십 년 전부터 시작된 감소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스웨덴과 덴마크와 같이 노조 밀도가 높은 국가를 포함한 모든 국가에서 젊은 층의 노조 가입률이 크게 감소했다.
젊은 층의 노조 가입률도 그에 따라 감소했다. OECD 평균은 5.5%로 1990년 약 18%에서 감소했다. 현재 노동시장을 떠나는 연령대, 즉 55세 이상의 노조원 연령층은 노조에 가입하는 15~24세 연령층보다 4배나 많다. 따라서 노조는 탈퇴하는 조합원을 새로 가입하는 노동자로 대체하기 위해 힘겨운 싸움에 직면해 있다.
집단적 노동 조직의 약화로 인해 노동자들이 직장에서 자신의 권리를 방어하고 더 나은 임금과 조건을 얻을 수 있는 능력도 후퇴했다. 노사 분쟁 수준은 급격히 감소했다. 2020년 팬데믹 침체 이전, 주요 '부자' 경제에서 노사 분쟁으로 인한 연간 손실 일수는 사상 최저치에 가까웠다.
글로벌 사우스의 많은 지역에서 노동조합과 단체 조직이 금지되어 있다.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에 따르면 중동은 최악의 노동조합 탄압 지역이다. 직장에서 노동조합의 권리는 없고, 독립 노조는 해체되며,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노동조합 지도자들이 수감된다. 몇몇 걸프 국가에서는 카팔라 시스템(중동지역에서 노동비자 발급을 고용주가 보증하도록 하는 제도)이 여전히 존재하며, 이 지역 노동 인구의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이주 노동자들은 여전히 심각한 인권 침해에 노출되어 있다. 튀니지에서는 카이스 사이드 대통령이 독재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민주주의와 시민의 자유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알제리와 이집트에서는 독립 노동조합이 여전히 적대적인 당국으로부터 등록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제대로 활동할 수 없었다. 레바논에서는 고용주가 후보자 명단에서 이름을 삭제하는 등 사회 선거에 간섭하는 일이 흔했다.
하지만 나쁜 소식 속에서도 좋은 소식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백만 명이 불필요하게 사망했고, 이후 이어진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수백만 명이 생계를 잃었다. 하지만 팬데믹은 노동과 자본 사이의 힘의 균형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14세기 흑사병과 전염병으로 유럽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봉건 지주들은 농노들에게 양보를 강요했고, 농노들은 임금을 받고 영주를 위해 일하는 시간을 줄이며 독립 농부가 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그 끔찍한 불행 속에서 생활이 개선되는 시기가 찾아왔다.
21세기 팬데믹 이후 10년 동안에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동유럽에서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노동 시장이 빠르게 확장되고 글로벌 북쪽의 자본에 개방되었던 시기는 인구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막을 내리고 있다. 이러한 인구통계학적 변화는 노동과 자본 간의 힘의 균형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노동 시장이 경직되고 생활비가 상승하는 가운데 노동조합의 전투성이 부활하고 있으며 새로운 노조 성장을 위한 조건이 훨씬 더 유리해졌다. 지난 12개월 동안 전 세계 노조는 산업 행동을 위협하거나 실행하는 데 점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약 40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선진국의 새로운 산업과 부문으로, 심지어 글로벌 남부의 '비공식' 고용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더 나은 임금과 근로 조건을 요구하며 조직을 결성하고 피켓 시위에 나선 노동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교사, 언론인, 바리스타 등 수만 명의 노동자들이 작년에 파업에 참여했다. 실제로 미국 의회에서는 11만5,000명의 철도 직원들의 파업을 막기 위한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스타벅스, 아마존, 애플 및 기타 수십 개 기업의 노동자들도 한 해 동안 2,000건 이상의 노조 설립 청원서를 제출했는데,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1,363건의 선거 중 76%에서 노동자들이 승리했다. 2023년에는 금세기 들어 가장 많은 33건의 주요 업무 중단이 발생했다.
전 세계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볼 수 있다. 지난 2023년 3월 스리랑카에서는 보건, 에너지, 금융 서비스, 항만 운영 등의 분야를 대표하는 40개 노동조합 소속 노동자들이 정부의 지출 계획에 반대하며 대통령 포고령에 반대하는 파업을 벌여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전국교육보건연합노동조합(NEHAWU)은 산업 행동을 금지하는 법원 명령에도 불구하고 임금 문제로 파업을 벌였다. 인도에서는 파업 행동에 대해 14일 전에 통지해야 한다는 조항을 포함한 노동법 개정안이 제안되면서 파업이 발생했다.
중동에서도 몇몇 성공 사례가 있었다. 이집트 최대 섬유 공장인 마할라의 노동자들은 수천 명이 파업에 동참해 거의 일주일 동안 공장을 폐쇄한 끝에 정부가 최저 임금을 6000 이집트 파운드로 인상하는 데 동의하도록 함으로써 이집트 국영 기업에서 일하는 수만 명의 노동자들에게 큰 승리를 안겨주었다.
과거에는 노조 조직화 운동을 조정하고 조합원의 요구 사항을 결정하며 혜택을 배분하는 대규모 중앙 노동조합이 조직 노동을 주도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새로운 노동 조직은 아마존 노동조합이나 스타벅스 노동자 연합과 같이 한 기업에만 국한된 소규모 풀뿌리 노조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미국인들의 노조에 대한 지지도 상승하고 있다. 2023년 8월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3명 중 2명이 노조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의 영향으로부터 일자리와 조건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 예로 최근 할리우드에서 미국작가조합이 엔터테인먼트 업계 고용주들의 인공지능 도입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체결한 협약을 들 수 있다.
노조가 고도로 숙련된 직원과 1인 자영업자(주로 재택근무) 모두에게 관련성을 갖고, 주로 젊은 플랫폼 노동자, 이민자, 파트타임 및 기간제 계약을 맺은 직원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확대할 때 노조가 활성화될 것이다. 젊은이들과 다시 연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 현재 많은 노조가 대화형 웹사이트와 소셜 미디어, 쉽고 저렴하며 가입 또는 탈퇴 비용이 낮은 가입 또는 참여 모델을 실험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따라서 2024년 5월, 우리는 노동 조직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이할 수 있다. 하지만 노동과 자본의 힘의 균형을 바꾸기 위해서는 노동조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치적 행동도 필요하다. 유럽에서는 19세기 후반에 사회주의 정당에 의해 노동조합이 결성되었고, 영국에서는 노동조합이 노동당을 만들어 정치 영역에서 노동자를 대변했다. 일터에서의 투쟁은 전체 권력 체계를 바꾸려는 정치적 투쟁과 결합되어야만 성과를 거둘 수 있다.
19세기에는 미국과 유럽의 메이데이 행진에서 하루 8시간 노동을 위한 투쟁이 핵심이었지만, 20세기에는 노조 행동과 정치 입법의 결합으로 결국 달성되었다. 21세기에는 향후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최대 3억 개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인공지능 자동화를 둘러싼 투쟁이 벌어질 것이다. 노동계의 대응은 주 4일 근무제, 사회적 지원, 신기술로 인한 실직자를 위한 재교육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본에 대항하는 노동의 투쟁에 헌신하는 새롭고 강력한 노조와 정당의 결합이 필요하다.
[원문] https://braveneweurope.com/michael-roberts-a-new-spring-for-labour
[번역] 신현원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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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