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절망의 정치

우리를 죽이는 것은 절망이다이는 로저 랭커스터(Roger Lancaster)가 독이 든 연대라고 부르는두려움시기증오폭력에 대한 갈망이라는 부정적인 에너지로 이루어진 취하게 만드는 연대를 조장한다.

미스터 피시의 'The Mourning After’

결국 선거는 절망에 관한 것이었다탈산업화로 인해 증발한 미래에 대한 절망대규모 정리해고로 3천만 개의 일자리를 잃은 것에 대한 절망긴축 정책과 탐욕스러운 소수 정치인들의 손으로 부가 몰리는 것에 대한 절망신자유주의 하에서 자신이 초래한 고통을 인정하기를 거부하거나이 고통을 완화할 수 있는 뉴딜형 프로그램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자유주의 계층에 대한 절망끝이 없고 헛된 전쟁과장군과 정치인들이 결코 책임을 지지 않는 가자지구의 집단 학살에 대한 절망기업과 소수 엘리트 정치 권력에 장악된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절망.

이 절망은 소외된 사람들이 아편과 알코올 중독도박총격 사건자살(특히 중년 백인 남성들 사이), 비만그리고 비현실적인 믿음에 감정과 지적 에너지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기독교 우파의 허황된 약속이나 오프라 쇼처럼 현실이 우리의 욕망에 방해되지 않는다는 믿음이 그 예다이는 프리드리히 니체가 "공격적이고 영혼 없는 허무주의"라고 부른 병든 문화의 증상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우리 병든 사회의 증상이지원인이 아니다그는 부패 속에서 토해낸 것이다그는 전지전능한 신이 되고자 하는 유치한 갈망을 표현한다이 갈망은 인간 폐기물처럼 취급받았다고 느끼는 미국인들에게 공감을 일으킨다하지만 어니스트 베커(Ernest Becker)가 쓴 것처럼신이 될 수 없다는 불가능성은 그 어두운 대안즉 신처럼 파괴하는 것으로 이어진다이 자기 소멸이 다음에 올 것이다.

카멀라 해리스와 민주당해리스와 동맹을 맺은 공화당의 기성 세력은 그들만의 비현실적인 신념 체계 속에 살고 있다당 지도부가 임명한 해리스는 단 한 표의 예비 선거 투표도 받지 않았으나임기를 마칠 때 13%의 지지율을 기록한 정치인 딕 체니의 지지를 자랑스럽게 내세웠다트럼프에 대한 잘난 척하는독선적인 도덕적 십자군 운동은 언론과 정치를 대체한 국가적 리얼리티 TV 쇼를 부추긴다.

이는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위기를 트럼프의 인격 문제로 축소시킨다우리 민주주의의 실패를 초래한 기업 세력을 직면하고 이름 붙이기를 거부한다이는 민주당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지지층을 무시하게 만든다민주당원 77%와 무소속 62%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지지하는 상황에서도 말이다기업 억압과의 노골적인 공모와 유권자의 요구와 필요를 무시하는 태도는 언론과 트럼프 비판자들을 무력화시킨다이 기업의 꼭두각시들은 그들 자신의 발전 외에는 아무것도 대변하지 않는다특히 북미 자유 무역 협정(NAFTA)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이 노동자들에게 하는 거짓말은 트럼프가 하는 어떤 거짓말보다 더 큰 피해를 준다.

오스발트 슈펭글러(Oswald Spengler)는 서구의 몰락에서 서구 민주주의가 굳어지고 죽어가면서트럼프 같은 돈에 중독된 폭력배” 계층이 전통적인 정치 엘리트를 대체할 것이라고 예언했다민주주의는 속임수가 될 것이다증오는 대중들에게 조장되고 제공되어 그들이 스스로를 찢어발기게 할 것이다.

미국의 꿈은 미국의 악몽이 되었다.

일반 노동자들에게 목적과 안정감을 주었던 일자리와 같은 사회적 유대는 단절되었다수천만 명의 삶이 정체되고 자녀들에게 더 나은 미래가 없을 것이라는 깨달음교육의료 및 감옥을 포함한 우리의 제도들이 갖는 약탈적 성격은 절망과 함께 무력감과 굴욕감을 낳았다이는 외로움좌절분노무가치함의 감정을 키웠다.

삶이 살 가치가 없는 것이 되면 모든 것이 그 삶을 벗어날 구실이 된다...” 에밀 뒤르켐(Émile Durkheim)은 이렇게 썼다. “국가에는 개인의 기분처럼 집단적인 기분이 있으며그것은 국가를 슬픔으로 기울게 한다… 개인들은 사회의 삶에 너무 깊이 관여되어 있어서 사회가 아프면 그들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사회의 고통은 필연적으로 그들의 고통이 된다.”

정치적사회적경제적 권력을 박탈당한 인구를 가진 썩어가는 사회는 본능적으로 교주적 지도자(cult leader)를 찾는다. 나는 구유고슬라비아 해체 당시 이 모습을 목격했다교주적 지도자는 신화적 황금 시대로의 회귀를 약속하고트럼프처럼 그들이 겪는 불행에 책임이 있는 악마화된 집단과 개인을 짓밟겠다고 맹세한다교주적 지도자들이 더 터무니없어질수록법과 사회적 관습을 무시할수록 그들의 인기는 더 높아진다교주적 지도자들은 기존 사회의 규범에서 면제된다이것이 그들의 매력이다교주적 지도자는 절대 권력을 추구한다그들을 따르는 자들은 그들이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는 절박한 희망 속에서 그들에게 이 권력을 부여한다.

모든 컬트는 인격 숭배다교주적 지도자들은 자기애적이다그들은 아첨과 절대 복종을 요구한다충성을 능력보다 중시한다절대적인 통제권을 행사한다비판을 용납하지 않는다그들은 매우 불안하며이를 과장된 과시로 감추려고 한다그들은 비도덕적이며 정서적신체적으로 학대적이다그들은 주변 사람들을 자신들의 권력 강화즐거움그리고 종종 가학적 유희를 위해 조작할 대상으로 본다컬트 외부의 모든 사람들은 악의 세력으로 낙인찍혀 서사적인 전투를 촉발하며이 전투의 자연스러운 표현은 폭력이다.

교주적 지도자에게 자신의 자율성을 포기하고 마법 같은 사고를 받아들인 사람들을 합리적인 논리로 설득할 수는 없다그들을 복종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민주당을 지지함으로써 그들이나 우리 자신을 구원할 수는 없다이제 미국 사회의 전체적인 부분이 자멸을 향하고 있다그들은 이 세상과 그들이 받은 대우를 혐오한다그들의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행동은 고의적인 자살 행위다그들은 파괴를 원한다설령 그 파괴가 폭력과 죽음으로 이어지더라도 말이다그들은 더 이상 인간 진보라는 위안의 환상에 의해 지탱되지 않으며허무주의의 유일한 해독제를 잃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1년 노동을 통해라는 제목의 회칙을 발표했다그는 노동이 단지 노동에 대한 돈의 교환이라는 자본주의의 근본적 사상을 비판했다노동은 임금을 통해 인간을 상품화하는 것으로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고 그는 썼다노동자는 이윤을 늘리기 위해 무생물처럼 조작할 비인격적 도구가 아니었다노동은 인간의 존엄성과 자아실현에 필수적이었다그것은 우리에게 힘과 정체성을 주었다그것은 우리가 사회와 관계를 형성하여 우리가 사회적 조화와 결속에 기여하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었으며그 관계는 우리에게 목적을 부여했다.

교황은 실업불완전 고용불충분한 임금자동화일자리 보장의 부족을 인간 존엄성에 대한 위반으로 비난했다이러한 조건은 자존감개인적 만족책임감창의성을 부정하는 힘이라고 그는 썼다기계의 찬양은 인간을 노예의 지위로 격하시킨다고 그는 경고했다그는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충분한 최저 임금자녀와 함께 집에 있을 수 있는 부모의 권리장애인을 위한 일자리와 생활 임금을 포함한 완전 고용을 요구했다그는 강력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보편적인 건강 보험연금재해 보험여가와 휴가를 허용하는 작업 일정을 지지했다모든 노동자는 파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노조를 형성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그는 썼다.

우리는 대규모 민간 불복종 행위를 통해 기업 국가를 전복하기 위한 대중 운동을 조직하는 데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여기에는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인 파업이 포함된다기업 국가를 향해 우리의 분노를 돌림으로써우리는 진정한 권력과 남용의 근원을 명명한다우리는 불법 이주 노동자무슬림흑인과 같은 악마화된 집단에 우리의 몰락을 돌리는 부조리를 폭로한다우리는 개혁될 수 없는 기업에 얽매인 민주당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우리는 기업 이익이 아닌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개방된 사회의 회복을 가능하게 만든다우리는 완전 고용보장된 최소 소득보편적 건강 보험모든 수준의 무상 교육자연 세계에 대한 강력한 보호군사주의와 제국주의의 종식을 요구해야 한다우리는 존엄목적자존감을 가진 삶의 가능성을 만들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기독교화된 파시즘을 보장하게 될 것이며궁극적으로는 가속화되는 생태계 파괴와 함께 우리의 소멸로 이어질 것이다.

[출처The Politics of Cultural Despair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크리스 헤지스(Chris Hedges)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로, 15년 동안 뉴욕타임스의 해외 특파원으로 근무하며 중동 지국장과 발칸 지국장을 역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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