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자주] 윤석열의 내란으로 이뤄진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선되었다. 최악의 경제 상황을 맞닥뜨린 이재명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기간 내내 “민생경제 회복”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마이클 로버츠는 칼럼을 통해 한국의 자본주의가 최악의 상황이나 미국, 중국, 북한 등의 외부 상황으로 인한 안보위기가 민생경제 회복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민국은 화요일(6월 3일)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해 투표를 실시한다. 이 투표는 야당 지도자들을 체포하고 국회를 해산하려 했던 우파 대통령 윤석열의 쿠데타 시도 이후 몇 달간의 격동을 거친 뒤에 진행된다. 윤석열은 국회에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윤석열은 탄핵되고 체포되었으며, 현재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그의 집권당은 그를 직위에 유지시키기 위해 강력한 노력을 기울였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도자 이재명은 윤석열을 대체한 새로운 보수 후보 김문수보다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다. 이재명은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에게 불과 0.7%p 차이로 아깝게 패배했다. 이후 그는 2024년에 목을 찔리는 암살 시도에서도 살아남았다. 이재명은 처음에 반엘리트적이고 노동자 계급의 영웅으로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입지를 다졌다. 그는 가난 속에서 자랐고, 13세 때 야구 글러브 공장에서 일하다 기계에 팔이 눌려 영구적인 부상을 입었다. 그는 2022년 선거 운동에서 자신이 “성공한 버니 샌더스”가 되고 싶다고 선언했다. 그 이후로 지배 엘리트들은 그의 부상을 억누르려고 했다. 이재명은 음주운전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그가 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의 논란이 된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장기 수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그에 대한 사건들에는 공적 자금의 유용, 선거운동 중 허위 발언, 그리고 평양 초청장을 얻기 위해 북한으로 돈을 송금하려는 속옷 제조업체 관련 혐의가 포함되어 있다.
이번 선거를 다소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는 40세의 신자유주의 보수 후보 이준석의 부상이다. 그는 하버드대학을 졸업했고 한때 윤석열의 당에서 역대 최연소 당대표로 활동했지만 탈당했고 현재는 여론조사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준석은 경제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 규모를 축소하여 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좌파인 이재명은 자신의 급진적인 이미지를 누그러뜨리고 중도로 이동했으며, 심지어 자신을 ‘보수적’이라고 묘사하면서 ‘중도’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기업 성장”을 강조했고, 일부 산업에서는 더 긴 노동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 결과 여론조사에서 그의 격차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그럴 가능성이 커 보이는 가운데, 그의 행정부는 심각한 경제적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지만, 올해 1분기에는 수출과 소비가 정체되면서 실질 국내총생산이 감소했다. 이는 워싱턴의 공격적인 관세가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와 국내 정치 혼란 속에서 발생한 일이다. 한국은 미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해왔으며, 트럼프의 관세로부터 면제를 얻으려 하고 있다. 트럼프는 한국에 미국과의 큰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최근의 정치 위기는 21세기 한국 자본주의의 붕괴가 초래한 결과다. 한국은 자본주의의 경제적 성공 사례로 여겨진다. 1988년 이후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5.5%였고, 연간 수출 성장률은 9.3%에 달했다.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1950년대 초에 불과 67달러였으나 2019년에는 34,000달러로 상승했다. 하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투자와 생산성의 둔화가 뚜렷해졌다. 노동생산성은 1990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5.5%씩 증가했지만, 그 이후로는 정체되었다. 특히 서비스업 부문의 노동생산성은 제조업의 절반 수준이며, 소규모 기업에서는 훨씬 낮다.
21세기 들어 생산성과 투자 성장의 둔화 뒤에는 자본 수익률의 장기적 하락이 존재한다. 1980년대 중반 군사독재가 끝난 이후, 이 독재 정권은 노동조직과 임금을 억눌렀는데, 그 이후로 한국 자본의 수익성은 점차 하락했다. 한국 자본은 양보를 강요받았다. 한국의 과거 경제적 성공은 국가 주도의 산업화와 수출 전략에 의존했다. 이는 국가와 재벌(삼성 등과 같은 한국의 가족 소유 기업 형태) 사이의 밀접한 연계를 통해 이루어졌다.
한국은 비교적 효과적인 공중보건 대응에 힘입어 코로나19 팬데믹을 잘 견뎌냈다. 그 결과, 2020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 감소율은 단지 1%에 그쳐, 대부분의 다른 선진국들보다 경제 위축이 작았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경제는 연평균 2.3% 수준으로 둔화되었다. 팬데믹은 경제에 상흔을 남겼다. 구체적으로는 기업 수익성이 약화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억제했고, 노동시장 이탈자 수가 많아 고용이 부진했으며, 생산성 증가도 저조했다.
한국의 과두재벌들은 여전히 경제 구조의 최상층에 자리하고 있다.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World Inequality Database)는 소득 상위 10%의 한국인이 소득 점유율을 늘렸고, 가계 자산(부동산 및 금융자산) 점유율을 급격히 높였다고 보여준다. 지난 5년 동안 이러한 양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실제로 상황은 더 악화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상위 10% 가구는 전체 가계 순자산의 약 44.4%를 보유한 반면, 자산 하위 10%에 속한 가구는 –0.1%를 보유했다. 한국의 빈곤율과 소득 불평등은 부유한 국가들 가운데 최악 수준에 속하며, 특히 청년층이 가장 가파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15세에서 29세 사이의 한국인 중 거의 다섯 명 중 한 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다.
앞으로의 진짜 문제는 인구 감소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가진 한국은 앞으로 40년 동안 노동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 한국은 “초고령” 사회가 되었다. 유엔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20%를 넘는 경제를 초고령 사회로 정의한다. 만약 한국의 생산가능인구 규모가 계속 줄어든다면, 경제는 2040년까지 수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
한국 경제는 현재 본격적인 경기침체에 가까워지고 있다. 건설 부문의 위축과 악화된 무역 여건으로 인해, 한국 경제는 2025년에 단지 0.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 신뢰를 측정하는 핵심 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2월에 88.4로 급락했다. 이는 12.3포인트의 급격한 하락을 반영한 것으로,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제조업 부문은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 제조업 활동 지수는 경기 확장의 기준선인 50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이재명이 이러한 경제 침체에 대해 제시한 해법은 무엇인가? 그는 정부 지출과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재정적 접근’은 우파와 금융 부문으로부터 광범위한 공격을 받아왔다. 과도정부(선거 직전까지 정권을 유지하는 정부로, 이재명이 당선되기 전까지의 권력 공백을 관리하는 체제)는 ‘재량 지출’을 10% 이상 삭감하려 하며, 기초연금이나 교육재정 보조금과 같은 의무 지출의 ‘조정’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과거에는 단기적인 ‘건전 재정’을 중시했지만, 이제는 중장기적인 ‘재정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려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재명은 서민 지출에 대한 이러한 재정 긴축 움직임을 되돌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국방’ 지출 확대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은 중국과의 더 나은 관계를 이야기하지만, 트럼프는 중국에 맞선 ‘방위’에 한국이 더 많이 기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북한의 위협과 트럼프의 한국 방위에 대한 확신 부족을 고려할 때, 엘리트들 사이에서는 핵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66%가 자국의 핵무장을 지지하고 있다.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 모두에서 주요 정치 지도자들은 그러한 정책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는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복지에서 전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출처] South Korea: under pressure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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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