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Unsplash, Li Yang
중국의 1인당 GDP는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4년 사이 실질 기준(물가상승률 조정)으로 34% 증가했다. 세계은행과 IMF 통계에도 같은 수치가 나온다. 연평균 성장률로 환산하면 거의 5%에 이른다. 중국의 가계소득조사를 살펴봐도 이와 거의 정확히 일치하는 결과가 나온다. 중국 통계연감에는 소득계층을 5분위로 나누고 각 분위의 평균소득을 제시하는 정도의 제한적인 자료만 공개하는데, 이에 따르면 2024년 실질 1인당 소득은 2018년보다 35% 증가했다. 이처럼 제한된 자료를 이용해 계산한 불평등 수준은 모든 연도에 걸쳐 지니계수 39~40으로 사실상 변함이 없다. 도시 지역의 불평등도 마찬가지로 거의 변하지 않았고, 농촌 지역에서는 불평등이 커졌다. 주된 이유는 농촌 인구 중 소득 상위 20%의 소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농촌 소득이 도시 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농촌 지역에서 부유층에 유리하게 나타난 소득 증가 효과를 상쇄했고, 그 결과 전체적인 불평등 수준은 변하지 않았다. 따라서 국민계정의 GDP 통계와 가계조사의 소득 통계가 보여주는 모습은 상당히 일관된다.
(공개된 자료를 이용해 계산한 불평등 수준이 ‘변하지 않았다’고 할 때 지니계수는 39~40이다. 반면 동일한 조사를 토대로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하는 지니계수는 46~47로 더 높다. 아마 전체 미시자료를 이용해 계산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공식 지니계수 역시 여기서 살펴보는 6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대규모 공식 가계조사에서 나온 소비 자료를 살펴보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소비 자료는 훨씬 세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매년 농촌, 도시, 중국 전체를 대상으로 백분위별 자료, 즉 각각 100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세계은행에 제공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자료는 2022년까지만 나와 있지만, 아래에서 살펴보듯 2018~2022년의 상황은 소비 자료와 소득 자료에서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아래 표에서는 두 자료를 비교한다.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도시 지역의 소비는 급감했다. 중위값과 평균값 모두 2018년보다 16% 낮아졌다. 반면 농촌 지역에서는 소비가 급증해 50% 넘게 늘었다. 이에 따라 소비 자료를 기준으로 계산한 도시와 농촌의 격차는 2.7배에서 약 1.5배로 크게 줄었다. 그 결과 전체 소비의 지니계수도 거의 5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엄청난 폭의 감소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는 소득 자료가 보여주는 모습과 완전히 모순된다. 이는 2018~2024년 전체 기간뿐 아니라 표에 제시한 2018~2022년만 놓고 봐도 마찬가지다. 소득 자료에 따르면 도시 지역의 1인당 실질소득은 17% 증가했다. 소비 자료에서 나타난 16% 감소와는 정반대다. 농촌 지역의 소득 증가율도 소비 자료에서 나타난 것보다 훨씬 완만했다. 도시와 농촌의 격차도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으며, 전체 지니계수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처럼 두 자료에서 나타나는 주요 차이를 정리해 보자.

이처럼 엇갈리는 결과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시기에 나타난 현상은 소비의 중심이 도시에서 농촌으로 크게 이동한 것이었던 듯하다. 도시 지역만 보면 소득은 계속 증가했지만 소비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소비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소득은 도시에서 집계됐지만 사람들이 다시 농촌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소비했기 때문일까? 혹은 도시 주민들이 이전보다 저축을 늘리기로 했기 때문일까? 이 세 가지 설명은 각각 가능할 뿐 아니라 동시에 작용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소비가 농촌으로 이동한 것만으로는 도시 소비 감소를 완전히 상쇄하지 못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 전체의 소비 증가율은 고작 1.2%에 그쳤다. 다시 말해 1인당 소비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러나 앞서 살펴봤듯 1인당 소득은 정체하지 않고 계속 증가했다.
도시 지역 최상위 백분위, 즉 흔히 말하는 상위 1%의 소비를 보자. 2022년 이들의 실질 소비는 2015년 이후 어느 해보다도 낮았다. 다시 말해 2022년 도시 최상위 1%의 소비는 실질 기준으로 7년 전 수준까지 되돌아갔다. 코로나19 이전 정점과 비교하면 20%나 낮았다. 도시 상위 10% 전체를 봐도 사정은 같다. 이들은 소비를 줄였고, 소득이 감소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만큼 훨씬 더 많이 저축했을 것이다.
2018년 도시 상위 10%는 중국 전체 도시 소비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당시 국민계정 기준 소비/GDP 비율은 약 40%였다. 또한 중국 전체 소비의 80%가 도시 지역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도시 주민은 중국 GDP의 32%를 소비한 셈이다(0.8×0.4). 이 32% 가운데 약 3분의 1을 도시 상위 10%가 소비했다. 따라서 도시 상위 10%의 소비는 중국 GDP의 약 10~11%를 차지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2022년 이들의 소비가 2018년보다 5분의 1 줄었다면, 부유층은 우리가 예상했을 수준보다 GDP의 약 2%포인트만큼 덜 소비한 셈이다.
이 다소 복잡한 계산에서 결론으로 넘어가 보자. 거시경제 자료에서 보이는 중국의 ‘소비 압축’ 또는 ‘임금 압축’ 가운데 상당 부분은 도시 엘리트층이 훨씬 더 많이 저축한 데서 비롯된 것일 수 있을까? 다시 말해 소비가 억눌리거나 낮은 수준에 머무는 근본 원인이 낮은 사회이전지출이나 국유부문 기업의 과도한 저축이라기보다, 엘리트층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기로 한 선택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선택이 도시 부유층의 소득 증가 둔화 때문에 나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득 자료를 보면 이들의 소득 증가율이 다른 여러 집단, 농촌 부유층을 포함한 집단보다 낮기는 하다. 하지만 소비 행태에서 나타나는 변화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들의 실질 소비는 매우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저축을 늘렸을까? 불확실성에 대비한 예방적 저축 때문일까? 국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상품이 늘어났기 때문일까? 고령화 때문일까? 아니면 자금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국내 소비가 줄었기 때문일까? 혹은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예컨대 소득을 실제보다 높게 집계했다면, 소비 감소는 단지 도시 엘리트층의 실제 소득이 더 낮았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
추신. 이 글에서 사용한 자료는 크게 세 가지다. 중국 통계연감 여러 판에 실린 공식 분배 자료, 세계은행의 빈곤·불평등 플랫폼 분배 자료, 그리고 국민계정 자료다.
[출처] The strange case of China’s urban consumption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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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랑코 밀라노비치(Branko Milanovic)는 경제학자로 불평등과 경제정의 문제를 연구한다. 룩셈부르크 소득연구센터(LIS)의 선임 학자이며 뉴욕시립대학교(CUNY) 대학원의 객원석좌교수다. 세계은행(World Bank) 연구소 수석 경제학자로 활동한 바 있으며, 메릴랜드대학과 존스홉킨스대학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