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AI

작년 이맘때쯤 나는 인공지능(AI)과 챗지피티(ChatGPT)와 같은 새로운 일반화된 인공지능 언어 학습 모델(LLM)의 영향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이 글에서 나는 주로 AI LLM이 노동자들의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노동 생산성 향상 효과에 대해 다루었다. AI에 대한 표준 예측은 주요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것이다그들은 이 기술이 약속대로 실현된다면 노동 시장에 '상당한 혼란'을 가져와 주요 경제권에서 3억 명에 달하는 정규직 노동자가 업무 자동화에 노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정리해고 위험이 가장 큰 직종은 변호사와 행정 직원이며아마도 경제학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연구팀은 수천 개의 직종에서 일반적으로 수행되는 업무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약 3분의 2의 직업이 어느 정도의 AI 자동화에 노출되어 있다고 계산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업무량의 절반 미만이 자동화되면 일부 시간을 더 생산적인 활동에 할애하면서 일을 계속할 것이다미국에서는 전체 노동력의 63%가 이에 해당할 것으로 연구팀은 추산했다육체적 또는 실외 업무에 종사하는 나머지 30%는 다른 형태의 자동화에 취약할 수 있지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의 경제학자들은 AI가 달성할 수 있는 생산성 향상으로 자본주의 경제가 지난 15~20년간의 상대적 침체즉 장기 불황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매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골드만삭스는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 시스템이 생산성 붐을 일으켜 결국 10년간 연간 글로벌 GDP를 7%까지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90년대 소프트웨어 투자와 비슷한 속도로 기업의 AI 투자가 계속 증가한다면 2030년까지 미국 AI 투자만 미국 GDP의 1%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의 기술 경제학자 대런 아세모글루(Daron Acemoglu)는 회의적이었다그는 모든 자동화 기술이 실제로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그 이유는 기업들이 주로 마케팅회계 또는 화석 연료 기술처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서 자동화를 도입하지만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아세모글루는 새로운 논문에서 골드만삭스와 같은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는다골드만삭스와 달리 아세모글루는 향후 10년 내 AI 발전으로 인한 생산성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그가 예측하는 가장 큰 이득은 혁신의 영향을 측정하는 주류 지표인 총요소생산성(TFP)의 총 0.66% 상승 또는 연간 TFP 성장률의 0.064% 증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한다. AI가 인간이 수행하는 일부 어려운 작업을 처리할 수 없기에 이보다 더 낮을 수도 있다이 경우 증가율은 0.53%에 불과할 수 있다. AI 도입으로 전체 투자가 증가하더라도 투자 붐의 규모에 따라 미국의 GDP 증가율은 총 0.93~1.56%에 불과할 것이다.

또한 아세모글루는 "저학력 여성의 임금이 소폭 하락하고 전반적인 그룹 간 불평등이 약간 증가할 수 있으며 자본과 노동 소득의 격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AI가 자본과 노동 소득 간의 격차를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실제로 AI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소셜 미디어디지털 광고, IT 방어-공격 지출을 확대함으로써 인간의 복지를 해칠 수 있다따라서 AI 투자는 GDP에 추가될 수 있지만 인간 복지는 GDP의 0.72%까지 낮아질 수 있다.

노동에는 다른 위험도 있다오웬 데이비드(Owen David)는 이미 AI가 업무 중인 노동자를 모니터링하고구직자를 모집 및 선별하고급여 수준을 설정하고노동자가 수행하는 작업을 지시하고성과를 평가하고교대 근무를 예약하는 등의 작업에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AI가 관리 기능을 맡고 관리 능력을 강화함에 따라 고용주에게 권력이 넘어갈 수 있다." 자동화로 인한 업무의 질적 저하와 기술 파괴에 관한 1974년의 유명한 저서에서 해리 브레이버맨(Harry Braverman)의 관찰을 떠올리게 한다.

아세모글루는 "생성형 AI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가장 일반적인 생성형 AI 모델의 아키텍처(architecture)에 큰 변화가 있는 등 업계의 근본적인 방향 전환이 없다면 이러한 이점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아세모글루는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교육자의료 전문가전기 기사배관공 및 기타 기술 종사자에게 유용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라면 인간처럼 대화하고 셰익스피어의 소네트(Shakespearean sonnets)를 쓰는 모델이 필요한지는 여전히 열린 질문이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해 AI를 도입하는 것은 노동자가 아닌 관리자들이기 때문에관리자들은 이미 숙련된 노동자들을 잘하는 일에서 배제하고 있으며이는 모두의 효율성과 복지를 향상시키지는 못한다한 논평가의 말처럼관리자들은 "빨래와 설거지를 하기 위해" AI를 도입하고 있다. "나는 내가 예술과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AI가 내 빨래와 설거지를 해주기를 원하는 것이지내가 빨래와 설거지를 할 수 있도록 AI가 내 예술과 글쓰기를 해주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관리자들은 "많은 사람들이 AI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창의적인 작업과 같은 것들을 희생하면서 관리 문제를 더 쉽게 만들기 위해 AI를 도입하고 있다. AI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상향식으로 도입해야 하며그렇지 않으면 직장의 대다수 사람들에게 AI는 쓸모없는 존재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AI가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주요 경제를 구할 수 있을까? AI를 어디에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PwC의 연구에 따르면 AI 보급률이 가장 높은 경제 부문에서 생산성 성장이 덜 노출된 부문보다 거의 5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PwC 영국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바렛 쿠펠리안(Barret Kupelian) "우리의 연구 결과는 AI가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고용 시장을 변화시키며 잠재적으로 생산성 성장률을 높이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경제적 영향 측면에서 볼 때 우리는 빙산의 일각만 보고 있다현재 조사 결과에 따르면 AI 도입이 경제의 일부 부문에 집중되어 있지만 기술이 개선되고 경제의 다른 부문으로 확산되면 미래의 잠재력은 변혁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OECD 경제학자들은 "경제 부문에 AI를 적용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를 묻는 논문에서 "미국에서 이 기술을 사용한다고 보고한 기업은 5% 미만(인구조사국 2024)으로 아직 AI 채택률이 매우 낮다"라고 말한다완전히 확산되기까지 최대 20년이 걸렸던 이전의 범용 기술(예를 들어 컴퓨터 및 전기)의 채택 경로에 비추어 볼 때거시경제적 이득을 감지하는 데 필요한 높은 채택률에 도달하기까지 AI는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미시적 또는 산업 수준에서의 조사 결과는 주로 얼리 어답터와 매우 구체적인 업무에 미치는 영향을 포착하고 있으며단기적인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거시적 수준의 생산성 성장에 대한 AI의 장기적인 영향은 AI의 사용 범위와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대한 성공적인 통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OECD 경제학자들은 전력이나 PC와 같은 이전의 획기적인 기술이 변화를 일으킬 만큼 충분히 '확산'되는 데 20년이 걸렸다고 지적하며, AI의 경우 2040년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AI는 더 생산적이고 지식 집약적인 부문의 노동을 대체함으로써 "결국 이들 부문의 고용 점유율이 (총 생산성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는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아세모글루의 주장을 반영하여 OECD 경제학자들은 "AI는 시장 경쟁과 불평등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으며이는 개발과 도입을 제한하는 예방적 정책 조치를 촉구함으로써 직간접적으로 잠재적 이익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제안한다.

그리고 투자 비용도 있다대규모 AI에 필요한 물리적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항암제 연구를 위한 AI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종류의 컴퓨터 시스템에는 일반적으로 최신 컴퓨터 칩이 2,000~3,000개 정도 필요하다이러한 컴퓨터 하드웨어 비용만 해도 데이터 저장 및 네트워킹과 같은 다른 필수 요소에 대한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6천만 달러(4,800만 파운드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대형 은행제약 회사 또는 제조업체는 최신 AI를 활용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구매할 수 있는 자원이 있을 수 있지만소규모 기업은 어떨까?

따라서 기존의 견해와 달리 마르크스주의 이론과 훨씬 더 일치하는 것은 인공지능 투자의 도입이 고정자산(마르크스주의 용어로는 불변자본)의 저가화로 이어져 노동 대비 고정자산 비용의 비율이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자본의 유기적 구성이 상승하는 것)를 초래한다는 것이다그리고 이는 주요 경제의 평균 수익성에 대한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지구 온난화와 에너지 사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Chat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은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술 중 하나다예를 들어연구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 시설에서 ChatGPT-3를 학습시키는 기계를 냉각하는 데 약 70만 리터의 물이 사용되었을 수 있다고 한다. AI 모델을 훈련하는 데는 유럽 도시보다 6,000배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또한 리튬과 코발트 같은 광물은 모터 분야의 배터리와 가장 일반적으로 연관되지만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배터리에도 매우 중요하다이러한 광물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물이 사용되며 오염으로 이어져 수자원 안보가 약화될 수 있다.

컨설팅 업체인 그리드 스트래티지스(Grid Strategies)는 향후 5년간 미국의 전력 수요 증가율이 4.7%로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전력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데이터 센터는 2030년까지 미국 전력 수요의 9%를 차지하여 현재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이러한 전망은 AI로 인한 전력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석탄 발전소 퇴출 계획의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인공지능 개발로 이러한 투자와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스위스 기술 기업 파이널 스파크(Final Spark)는 실리콘 칩 대신 인간의 뇌 오가노이드(실험실에서 만든 장기의 소형화 버전)가 연산 작업을 수행하는 세계 최초의 바이오 프로세싱 플랫폼인 뉴로플랫폼(Neuroplatform)을 출시했다이 최초의 시설은 16개의 뇌 오가노이드의 처리 능력을 호스팅하며실리콘 칩보다 100만 배 적은 전력을 사용한다고 주장한다이것은 한 가지 의미에서 무서운 발전이다인간의 뇌하지만 다행히도 구현까지는 아직 멀었다수십 년은 아니더라도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는 실리콘 칩과 달리, '오가노이드'는 100일만 지속되고 '죽는데 그친다.

골드만삭스의 경제학자와는 달리 AI 개발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은 AI의 영향력에 대해 덜 낙관적이다구글의 AI 연구 부문 책임자인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는 이렇게 말한다"AI는 두 가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하나는 과거 데이터로 학습된 AI 모델을 만들어 새로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이를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AI는 인간처럼 복잡하고 역동적인 세상을 이해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AI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AI에 관한 이전 글에서 나는 AI가 실제로 인간의 지능을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소유한 소셜 미디어 대기업 Meta의 수석 AI 과학자 얀 르쿤(Yann LeCun)도 이에 동의한다그는 LLM이 "논리에 대한 이해가 매우 제한적이며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고지속적인 기억이 없으며용어의 합리적인 정의로 추론할 수 없으며계획할 수 없다고 말한다. LLM은 사람처럼 유기적으로 결론에 도달하는 AI가 아니라 인간 엔지니어가 개입하여 해당 정보에 대해 학습할 때만 학습하는 모델이었다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추론으로 보이지만 대부분 많은 학습 데이터에서 축적된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다툴레인대학교(Tulane University)의 컴퓨터 과학 부교수인 아론 쿨로타(Aron Culotta)는 "상식은 오랫동안 AI의 가시였다"며 모델에 인과관계를 가르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예기치 않은 실패에 취약하다"고 설명한다. 

노암 촘스키(Noam Chomsky)는 인간 지능에 대한 AI의 한계를 이렇게 요약했다. "인간의 마음은 수백 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과학적 질문에 대한 가장 가능성 있는 대화 반응을 추정하는 패턴 매칭을 위한 느린 통계 엔진인 ChatGPT와 그 유사체와는 다르다반대로 인간의 마음은 적은 양의 정보로 작동하는 놀랍도록 효율적이고 심지어 우아한 시스템으로데이터 포인트 간의 무차별적인 상관관계를 추론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한다" "인공지능이라고 부르지 말고아무것도 창조하지 않고 기존 예술가들의 작품을 복사하고 저작권법을 피할 만큼만 수정하는 '표절 소프트웨어'라고 부르자"고 주장했다.

나는 이를 알트만 신드롬(Altman syndrome)이라고 부른다자본주의 하의 AI는 인간의 지식을 확장하고 인간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한 혁신이 아니라샘 알트만(Sam Altman)과 같은 자본주의 혁신가에게는 이윤 창출을 위한 혁신이다오픈AI(OpenAI)의 창립자인 샘 알트만은 작년 이사회에서 그가 대기업(현재 재정적 후원자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지원을 받는 거대한 돈벌이 사업체로 만들려 한다고 판단해 회사 경영에서 배제됐다나머지 이사들은 OpenAI를 개인정보 보호감독 및 통제에 대한 적절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AI의 혜택을 모두에게 확산하려는 비영리 사업체로 보고 있다알트만은 '영리사업 부문을 개발하여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서비스를 상용화할 수 있도록 했다그러나 알트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다른 투자자들이 개입하면서 다시 통제권을 되찾았다. OpenAI는 더 이상 개방되지 않는다.

기계는 잠재적이고 질적인 변화를 생각할 수 없다새로운 지식은 기존 지식(기계)의 확장이 아니라 그러한 변화(인간)에서 비롯된다인간의 지능만이 사회적이며 변화특히 인류와 자연의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지는 사회적 변화의 잠재력을 볼 수 있다이윤을 창출하고 인간의 일자리와 생계를 줄이기 위해 AI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소유와 계획하에 AI를 개발해야 인간의 노동 시간을 줄이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출처] AI AGAIN 

[번역] 참세상 번역팀

덧붙이는 말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태그
태그를 한개 입력할 때마다 엔터키를 누르면 새로운 입력창이 나옵니다.

의견 쓰기

댓글 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