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는 메달리온 헤지펀드의 창립자 짐 사이먼스가 10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펀드를 통해 평생 동안 200억 달러 이상을 모았다고 한다.
사이먼스는 수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중요한 발전을 이룬 수학 천재였다. 1980년대에 그는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쳐 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월스트리트에서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정교한 알고리즘과 최첨단 컴퓨터로 거래에서 패턴을 찾아내면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는 말 그대로 다른 거래자가 가격 변동을 인지하기 몇 초 또는 몇 분의 1초 전에 거래를 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거래에서 몇 퍼센트 포인트의 마진을 남길 수 있다면 수백 배에 달하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메달리온 펀드는 수십 년 동안 연평균 6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상당한 금액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경제 데이터에 안목이 있는 사람이 시장에 정보를 제공하고 그들의 투기를 통해 바람직한 수요와 공급 조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석유 공급 동향을 살펴본 결과 전기 자동차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한 수요 감소가 미래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면, 석유 선물을 매도하고 현재 유가를 하락시켜 시장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추를 덜 하게 되고, 결국 사용하지도 않을 자원을 개발하는 데 낭비되는 자원이 줄어들게 된다. 이것이 현실을 정확하게 설명한다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시장을 몇 초 앞서는 것은 시장에 유용한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 유가나 기타 원자재 가격이 몇 초 동안 몇 퍼센트 오르거나 내린다고 해서 투자 결정을 바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이먼스의 재산은 순수 임대료(rent)였다. 그는 사이먼스가 먼저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돈을 벌었을 다른 행위자들로부터 돈을 빼앗고 있었다. 그는 경제에 기여하지 않았다. 사이먼스와 그가 고용한 다른 수학 천재들은 다른 분야에서라면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자금은 경제에 순수한 손실을 끼쳤을 뿐이다.
우리가 옷, 음식, 기타 대부분의 물품을 살 때 내는 판매세(주 마다 4~8% 부과)와 비슷한 수준의 금융거래세(FTT)가 있었다면 엄청나게 유용했을 것이다. 주식 거래에 0.1%의 세율이 적용되고 채권, 옵션, 기타 파생상품 거래에도 비슷한 세금이 부과되었다면 사이먼스가 정교한 알고리즘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은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는 수학이라는 학문을 계속했을 것이고 헤지펀드를 통해 얻은 수익은 다른 투자자들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세계의 사이먼스가 정치적으로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금융거래세를 논의하는 것조차 어렵다(주식 거래에 0.5%의 세금을 부과하는 영국을 비롯해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선 이미 시행하고 있다). 금융거래세는 금융 부문의 낭비를 줄이면서 정부에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많은 부유하고 힘 있는 사람들에게는 낭비가 곧 수입이다. 즉, 미국 정치의 구조를 고려할 때 이 문제는 의제에 포함되지 않는다.
[원문]
https://cepr.net/with-a-modest-financial-transactions-tax-jim-simons-would-not-have-been-superrich/
[번역] 신현원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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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베이커(Dean Baker)는 1999년에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를 공동 설립했다. 주택 및 거시경제, 지적 재산권, 사회보장, 메디케어, 유럽 노동 시장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현대 경제의 규칙은 어떻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가'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