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성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별들. 출처 : NASA/프레스턴 다이치스(Preston Dyches)
최근 DNA와 RNA, 즉 생명의 기본 분자인 이 염기들이 탄소질 운석에서 발견된 것은 큰 질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생명이 운석을 통해 지구에 도달했을까? 생명이 지구에서 기원하기 위해 이 외계 성분들이 필요했을까?
이 질문들은 판스페르미아 가설의 두 가지 접근을 나타낸다. 약 42억 년 전, 운석과 혜성의 폭격이 있던 시기에 생명, 혹은 그 필수적인 구성 요소들이 지구에 뿌려졌을 가능성이 있다.
대안적인 가설은 생명이 지구 고유의 것이며, 지구의 대기 화학, 지구화학, 환경 및 가용한 에너지원 덕분에 탄생했다는 것이다.
두 가설은 서로 배타적인 것이 아니다. 외계의 구성 요소들이 내부 과정에 더해졌을 가능성도 있다.
운석이나 소행성에서 핵산 염기(및 기타 구성 요소)의 발견은 판스페르미아 가설을 강화하는 걸까? 생명이 우주에서 왔을 가능성을 시사할까? 오늘날의 답은 아마도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긍정적인 소식이다.
운석에서 발견된 DNA 구성 요소: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RNA와 DNA 염기 및 아미노산과 같은 단순한 생명 구성 요소들이 지구에 충돌한 운석에서 발견된 것은 논란이 많은 연구 주제다. 과학자들이 먼저 제기하는 질문은 이 성분들이 원래부터 운석에 있던 것인지, 아니면 지구에서 오염된 결과인지에 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금까지 생물학적 산물로 간주되어 온 티민이 운석에서 발견된 것은 매우 까다로운 문제이다. 그래서 이러한 발견을 반복 실험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방법은 지구 대기를 통과하지 않은, 지구 충돌로 오염되지 않은 우주를 도는 소행성 샘플과 비교하는 것이다.
티민 문제를 차치하고, 운석에서 RNA 염기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탄소질 콘드라이트 유형의 운석에서 유기 화합물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화합물의 기여가 생명의 기원에 필수적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우리가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것처럼 생명의 화학적 기원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일까? 출처: C. 메노르-살반
탄소질 운석의 분석
운석에서 식별된 화합물과 그 특성을 분석한 첫 번째 결론은, 우리가 아는 형태의 생명은 탄소질 운석에서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운석이 지구에 충돌할 당시 그 안에는 어떤 생명체도 없었다. 또한, 이 운석의 기원이 된 천체에서도 생명이 탄생하기 전의 화학적 진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이 과정은 복잡하며, 다양한 분자 간 반응과 상호작용을 수반하는데, 현재까지 실험실 밖에서 이와 같은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 내에서는 생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분자적 과정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단지 첫 번째 단계, 즉 생명의 기본 구성 요소 형성만이 확인되었을 뿐이다.
지구의 생명도 지구화학적 과정의 일부이며, 그 진화를 연구함으로써 생명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모든 세포의 분자적 작동 기구 속에는 생명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단서가 숨겨져 있다. 예를 들어, 화성 운석에서 발견된 화석처럼 보이는 구조물들도 현재는 광물 기원으로 간주되고 있다.
지구 밖에서 생명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실, 이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탄소질 운석에서 발견된 화합물과 실험실의 화학적 연구, 특히 1953년 밀러-유리(Miller-Urey) 실험에서부터 최근의 RNA 염기 기원 연구에 이르기까지의 결과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이 일치는 아미노산과 RNA 염기와 같은 생명의 기본 구성 요소가 형성되는 과정이 보편적이고 안정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러한 과정은 원시 지구를 포함해 태양계와 우주의 여러 장소에서 일어났고, 여전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우리는 이러한 과정들을 예측하고, 발견했을 때 해석할 수 있다. 운석에서 발견된 구성 요소들은 생명의 가장 단순한 화학적 구성 요소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실험실 연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해 준다. 그러나 이러한 구성 요소들이 어떻게 결합되고 진화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운석이 별다른 단서를 제공하지 않는다.
물론, 증거가 없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생명이나 화학적 진화에 대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 그러한 과정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아직 적절한 샘플을 발견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생명이 화성에서 기원하여 충돌로 인해 떨어져 나온 파편을 통해 지구에 도달했을 가능성은 없을까? 이에 대한 증거는 전혀 없다. 오히려 지금까지 분석된 모든 운석의 성분과 그들의 기본적인 화학적 구성 요소는 생명이 우주에서 지구로 온 것이 아니라는 가설을 지지한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보자. RNA 염기가 운석이나 혜성에서 온 것이 필요했을까, 아니면 지구에서 형성될 수 있었을까?
원시 지구 조건에서 RNA 염기 형성에 대한 실험을 설계하다. 대기 및 지구화학적 과정이 지구에서 생명의 구성 요소를 생성할 수 있었다. 출처: C. 메노르-살반 / 천체생물학 센터
생명의 구성 요소들이 (지구에서도) 생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운석에 DNA와 RNA 구성 요소가 있다고 해서 그 구성 요소들이 생명에 필수적으로 운석을 통해 왔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이는 논리적 오류이다. 비행기에서 사람들이 내린다고 해서 그 도시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고 왔거나, 비행기가 도시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라는 생각과 같은 오류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고 온 도시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주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 현재까지의 모든 증거, 운석의 성분을 포함하여, 정반대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즉, 생명과 그 구성 요소들이 지구 자체에서 생성되었다는 것이다. 생명의 기본 구성 요소 형성 과정이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에, 지구는 이를 생성할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원시 지구에서는 생명체의 유기물 전구체들이 대량으로 형성되었음을 시사하는 대기 및 지질학적 과정들이 있었다. 운석 충돌과 지구 자체의 생성 과정이 결합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운석 충돌은 그 성분 외에도 엄청난 에너지와 지역적 조건을 제공했으며, 이는 생명의 기원에 유리했을 수 있다.
우리는 더 많은 탐사를 해야 한다. 아마도 화성이나 유로파, 엔셀라두스처럼 액체 물이 풍부한 세계들이 열쇠일 수 있다. 현재로서는 이곳들에서 현재 또는 과거의 생명에 대한 증거는 없다. 결국 그곳에 생명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좋은 소식일 수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불모의 태양계는 우리에게 지구에서 생명이 어떻게 기원했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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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르 메노르-살반(César Menor-Salván)은 생화학 및 우주생물학 박사로 스페인 알칼라대학교 시스템 생물학과, 생화학 교수로 일한다. 연구 관심 분야는 화학적 진화와 생명의 기원, 핵산과 단백질의 진화, 분광 기술의 지구 생물학 및 지구 생물학적 응용, 특히 라만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