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성 SN 2014J는 메시에 82 은하(Messier 82)에서 발견되었다. 출처: NASA/CXC/SAO/R. Margutti et al, CC BY-SA
초신성은 은하 간 거리를 넘어서도 관측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한 폭발 중 하나로, 인류가 목격한 가장 거대한 사건에 속한다. 몇몇 초신성은 며칠 동안 전체 은하만큼 밝게 빛나기도 한다.
이 폭발 이후 엄청난 양의 화학 원소들이 방출되고, 시간이 흐르며 초신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이 원소들은 우주의 화학적 진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별의 탄생
중력은 최초의 은하를 형성한 가스 구름에 작용했고, 국지적으로 별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들 중 일부는 태양보다 수십 배나 더 큰 질량을 가지고 있었다.
별이 형성된 후 내부의 화학 원소들이 융합하면서 열핵반응을 일으켜 별빛의 근원이 되었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별들은 질량에 따라 수십억 년 동안 빛을 방출한다.
별들이 생성하는 청정 에너지는 가벼운 원소를 융합하여 더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낸다. 별이 수명을 다했을 때, 내부에서 생성된 화학 원소의 많은 부분을 주변 은하계로 방출한다. 이렇게 별들은 우주의 화학적 변화에 과거에도, 지금도 계속 기여하고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근적외선 카메라와 중적외선 기기를 통해 촬영한 합성 이미지의 중심에는 밝고 뜨거운 울프-레이에 별(Wolf-Rayet) 124(WR 124)이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 출처: NASA, ESA, CSA, STScI, 웹의 초기 과학 관측(ERO) 제작팀, CC BY
우주의 다섯 가지 기본 원소
오늘날에도 별들은 대부분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화학 원소들은 우주의 초기 순간에 형성되었다. 이 두 원소와 함께 리튬, 베릴륨, 붕소라는 세 가지 드문 원소가 더해져, 빅뱅 이후 발생한 원시 핵합성(nucleosynthesis primordial)으로 형성된 다섯 가지 화학 원소를 이루고 있다.
태양과 같은 별은 수소와 다른 가벼운 원소들의 융합으로 생성된 에너지를 바탕으로 약 100억 년 동안 안정적으로 빛을 방출한다.
별들은 화학 원소를 변환시키는 마법의 연금술사와도 같으며, 언젠가 이 연료가 고갈되는 날이 찾아온다.
우리의 뼈를 이루는 칼슘과 적혈구의 철
우주의 초기 별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주기율표의 나머지 화학 원소들을 합성했다. 이는 유기 생명체를 이루는 탄소와 우리가 호흡하거나 물로 섭취하는 산소는 물론, 우리의 뼈를 구성하는 칼슘과 적혈구에 포함된 철까지 포함한다.
인간은 유기 화학에 의해 생명을 얻은 별의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수소를 제외한 우리를 이루는 주요 원소들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 별들의 내부에서 합성된 것이다. 전설적인 칼 세이건이 이미 언급했듯이, 우리는 이 깊은 우주적 연결을 항상 인식하지는 못하고 있다.
우주 화학 원소의 기원별 분류. 제니퍼 존슨(Jennifer Johnson, OSU)의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됨. 출처: 오하이오주립대(OSU) 천문학부
초신성: 거대한 별의 마지막
태양과 비슷한 질량을 가진 별들은 수십억 년 동안 빛날 수 있는 반면, 더 큰 질량을 가진 별들은 막대한 질량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핵연료가 필요해 수명이 크게 단축된다.
결국 별 내부에서는 중력이 가스를 끌어당기는 힘과 열핵반응이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균형을 이루며 지속적인 충돌을 일으킨다. 이러한 주기적 반응은 복잡하면서도 대부분 발열성(즉, 열을 방출하는) 반응이다.
태양보다 더 큰 질량을 가진 별들은 생애 말기에 초신성이라는 단계를 겪는다. 태양 질량의 약 8배에서 수십 배에 달하는 별들은 II형 초신성 폭발을 겪으며, 이는 최근 나선은하 M101에서 관측된 2023ixf 초신성과 같은 사례에 해당한다.
이러한 거대한 별들은 생애 마지막 시기에 수소와 헬륨을 거의 다 소비하고, 철을 내부에 축적하며 결국 거대한 붕괴를 맞는다. 철은 흡열성(즉, 열을 흡수하는)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더 이상 열을 생성하지 못한다. 내부 에너지가 부족해지면 별의 외곽층은 몇 시간 만에 핵을 향해 무너져 내린다. 별을 지탱할 열이 부족해지면 붕괴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된다.
초신성 1987A. 이 합성 이미지는 찬드라(Chandra) 망원경의 X선 데이터를 파란색으로, 허블(Hubble) 망원경의 가시광선 데이터를 초록색으로, ALMA의 서브밀리미터파 데이터를 빨간색으로 나타낸 것이다. 출처: X선 - NASA/CXC/SAO/PSU/D. Burrows et al.; 가시광선 - NASA/STScI; 밀리미터파 - NRAO/AUI/NSF, CC BY-SA
결국 별의 내부가 더 이상 압축될 수 없는 상태에 도달하면, 외곽층이 내부를 반발하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킨다. 이 순간 극도로 높은 압력과 온도에서 폭발적 핵합성(nucleosynthesis explosiva)이 발생하며 새로운 화학 원소들이 생성된다.
우주의 화학적 진화
이 시점에서 별 내부에서는 주기율표에 있는 다양한 화학 원소들이 생성되고, 별이 거대한 폭발로 죽음을 맞이할 때 이 원소들은 주변 우주 공간으로 흩어져 성간 물질을 풍부하게 만든다. 이러한 현상은 우주의 화학적 진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양 질량의 8배 이하인 별들은 초신성 단계에 도달하지 않지만, 생애 말기에 적색거성 단계로 접어들며 외곽층이 확장된다. 강력한 항성풍은 내부에서 합성된 탄소와 질소 같은 원소들을 우주로 방출하는데, 이는 유기 생명체의 탄생에 필수적이다.
이처럼 다양한 별의 죽음 현상은 빅뱅 이후부터 계속 일어나고 있으며, 은하 내부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새롭게 형성되는 별들의 조성을 점진적으로 풍부하게 해왔다.
그리고 바로 초신성의 마지막 순간에, 지구와 같은 행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화학 원소들이 만들어졌다!
[출처] Las supernovas contribuyen a la evolución química del universo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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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셉 M. 트리고 로드리게스(Josep M. Trigo Rodríguez)는 우주과학연구소(ICE – CSIC)에서 일하며 운석, 소행성 및 행성 과학 그룹 수석 연구자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