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은 이름처럼 쑥쑥 자란다. 쥐불을 놓아 검게 그을린 논이나 밭둑은 어느 사이 쑥 빛으로 바뀌어 버리고 만다. 쑥 새싹은 옆으로 뻗어나가는 땅속줄기 군데군데서 자라나온다.
이미 오래 전 콘크리트로 포장된 옆 골목길 구석구석엔 고들빼기가 자라나 꽃을 피우고 있다. 쓰레기봉투 옆에서 너무나 싱싱하게 꽃을 피웠다. 담장 위 틈에서도 여럿 자라 올라 꽃을 피웠다. 콘크리트 작은 틈에 어찌 그 큼직한 뿌리를 내렸을까?
벼룩나물이 코딱지 만한 잎을 닥지닥지 달고 줄기를 뻗으며 논둑을 뒤덮고 있다. 작은 잎이 마주 달린 줄기 끝에서 언제부턴가 조그만 꽃들이 다닥다닥 피고 있다.
긴병꽃풀은 숲 가장자리에 넓게 무리 지어 자란다. 산자락과 주택가가 만나는 이런 곳은 부서진 가구, 망가진 가전제품 따위가 마구 버려져 쓰레기장이 되어 버리기 일쑤다. 이런 곳에서도 긴병꽃풀은 자기 자리를 넓혀가며 자라고 있다.
항상 옆에서 무감하다가 문득 '저런 면이 있었구나' 하고 놀라게 되는 동료와 닮은 풀이 있다. 광대나물이다. 광대나물은 들에 나가면 무더기로 자라나는 너무 흔한 풀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절실하게 느끼는 게 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누구나 다 못난 구석이 있으면 잘난 데가 있게 마련이고, 게다가 잘나고 못나고도 보기 나름이라 못났다는 게 다르게 보면 잘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거다. 그러니까 잘나고 못난 게 아니라 다양하다는 것이다.
옥수수 창고가 터져 팝콘이 눈처럼 쏟아져 내리는, 어느 영화 한 장면처럼 개나리꽃은 순식간에 세상을 노랗게 물들이며 꽃핀다.
가을 들녘이 꼭 흰눈이라도 내린 듯 하얀 미국쑥부쟁이 꽃으로 덮여 버렸다. 미국쑥부쟁이가 춘천 중도라는 섬에서 처음 발견된 게 70년대 말이었다.
숲속에서 가장 자주 만나게 되는 나무는 무엇일까? 지금은 신갈나무이다. ‘지금’이라고 했던 것은 전에는 다른 나무였다는 이야기고 또 그게 바뀌었다는 거다.
산과 들이 만나는 곳은 다른 곳보다 더 다양한 꽃들이 피어나고 그 꽃들을 쫓아 더 많은 벌레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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