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치 무대를 조금이라도 지켜본 사람이라면,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가 심각한 ‘이념적 자기정의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쉽게 눈치챘을 것이다. 이는 놀랄 일이 아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러시아는 정치적으로 극적인 변화를 겪어왔으며, 그 모든 단계마다 새로운 이념적 정립이 요구되었다.
국제정치경제진흥이니셔티브(IIPPE)의 2025년 학회가 최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렸다. 올해 학회의 주요 주제는 “이민: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위기”였으며, 이에 대한 본회의 연설자는 웨스트민스터대학교의 해나 크로스였다.
미국과 그 동맹들은 이란 북부 국경을 따라 자리한 터키-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사이에 교묘히 끼어드는 데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남캅카스에서 아직 남아 있는 표적이 있다. 바로 조지아이며, 지금 미국의 시선은 여기에 쏠려 있다.
지난 몇 주 동안 러시아의 제51 혼성군은 포크로우스크(Pokrovsk) 북동쪽에서 우크라이나 방어선을 돌파하며, 도시를 방어하는 우크라이나군을 고립시키려 했다.이 돌파구를 차단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은 다수의 부대를 투입했으며, 그 선두에는 제1 ‘아조우(Azov)’ 국가방위군 군단이 있었다.
오랜 기간 구상과 협상을 거쳐 마침내 체결된 러시아의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중국 공급 합의는 유튜브 반(反)글로벌리스트 커뮤니티 외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 합의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비용 우위를 확보하게 해주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그러나 나는 코리브코가 이번 합의에서 러시아를 의존적인 존재로 묘사하는 게 다소 이상하다고 본다.
지난주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회의는 세계가 두 개의 거대한 블록으로 나뉘는 방식을 정의하는 데 있어 놀라운 진전을 이루는 중요한 걸음을 내디뎠다. 글로벌 사우스 다수 국가들은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혼란에서 벗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를 단극적으로 통제하려는 미국 주도의 점점 더 격화되는 ‘뜨거운 전쟁’ 시도에서 경제를 해방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최근 외교 무대에서 바쁜 행보를 보였다. 중국은 최근 상하이협력기구(SCO)의 연례 정상회의 중 가장 규모가 큰 회의를 개최했으며, 이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 패망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열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중국은 여러 우호 국가 정상들과의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지금 베이징이 세계 외교의 중심지라는 인상을 받아도 이상할 것이 없다.
지난 15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엘먼도프 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열린 푸틴–트럼프 회담은 중요한 장막을 몇 개 거둬냈다. 이 회담은 미국이 러시아를 동등한 강대국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유럽은 미국에게 그저 유용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8월 8일, 니콜 파시냔(Nikol Pashinyan) 아르메니아 총리, 일함 알리예프(Ilham Aliyev)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캅카스에서 이른바 평화협정을 추진하기 위한 7개 항목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 합의에는 미국과 양국 간의 개별 협정도 함께 체결됐다.
러시아 문화에 대한 의심과 반감은 깊은 뿌리를 지니고 있으며, 그 기원은 가톨릭 교회가 동슬라브인에게 선교 활동을 벌이던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바티칸은 러시아인과 유전적으로 매우 유사한 이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에게 ‘서구’에 뿌리를 둔 종교적·문화적 정체성을 심는 데 성공했다. 바로 이처럼 깊은 뿌리가 있기에, 단순한 ‘도그 휘슬(dog whistle, 은밀한 암시)’만으로도 러시아 혐오가 쉽게 작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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