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 [진보의창]이회창 아들과 민중의 아들
박노자/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 한국학 요즘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것은 한국 극우의 우두머리인 이회창 아들들의 병역비리에 대한 새로운 의혹과 증거물의 제시다.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은 대북 강경노선을 누구보다도 주장한 극우 이회창이, 아이러니컬하게도 본인의 아들만큼은 그 강경 정책의 주요 도구인 군대로부터 철저하게 보호해주었던 셈이 된다. 그러나 병역기피라는 차원에서 이회창만이 그토록 ‘빼어난 실적’을 자랑하는가? 다들 아는 일이지만, 한나라당의 국회의원이든 민주당의 국회의원이든 일반인보다 2∼3배 높은 자녀 병역면제율이 서로 그다지 다르지 않다. 한국사회의 다른 특권집단인 고급 언론인과 재벌 대주주·임원, 고급 공무원, 대학교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이 면제를 안받았다고 해서 현대판 ‘백성’의 아들과 같이 철원군에서 겨울추위에 떨면서 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거시적으로 말하자면, 한국 특권층이 ‘백성’과 같은 병역을 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이 조선시대의 사대부처럼, 일제 시대의 고급 친일파처럼 ‘천역’(賤役)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천지’에서 살고 있다. 그렇다고 병역에 대한 그들의 ‘자유자재’한 태도를, 과연 전근대적인 잔재로만 돌릴 수 있는가? 물론 병역을 일종의 ‘천역’으로 보는 전근대적인 의식도 그들의 태도에 한몫을 한다. 그러나 전근대성이 한국처럼 짙지 않은 구미의 중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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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05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