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이 사람의 권리를 말하면서도 사람에서 출발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도 그들 덕분에 깨달았고, 인권운동의 길은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라 이미 그들이 열어놓은 삶을 따라가는 것일 뿐이라는 것도 배웠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가브리엘의 책을 사서 읽었으면 좋겠다. 그는 한국 에이즈 감염인 인권 운동의 상징 같은 존재다. 그는 이 땅의 가장 약한 존재, 하느님의 어린 양, 핍박받는 자의 대변인이다. 그가 살아 낸 수십 년의 세월이 곧 한국 에이즈 25년을 말해 주며, 그가 겪어 온 세상살이는 가난한 사람이 몸으로 겪은 한국 현대사이기도 하다.
면역력이 많이 올라 거대세포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주사약을 끊던 날, 나는 친구들과 축하 파티를 열어 함께 기뻐했다. 다시 살아봐야겠다, 이 말은 내게, 다국적 제약회사와 싸워야겠다는 말인 셈이다.
국회와 보건복지부는 \’감시와 격리\’의 패러다임을 존치한채 그들의 자의적인 \’국민 정서\’라는 편견에 기반을 둔 스스로의 오해로 에이즈 예방법을 오히려 개악시켰다. 질병을 가진 \”사람\”에 대한 실효성 없는 감시와 통제속에서 실제 관리되고 감시되어야 할 \”질병\”은 퍼져나가는 안타까운 상황을 국민의 정서라는 이름으로 또 유지시키려는 국회는 그것이 가져올 비극적 결과에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HIV/AIDS감염인 인권활동가 윤가브리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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