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계엄 이후 17번째 대회가 ‘평등한 집회를 위한 모두의 약속’ 낭독으로 시작됐다. 처음 선보인 《평등으로》 신문은 ‘누가 만들고, 어떤 내용인지’ 호기심을 자아내게 했다. 한 무리의 학생들은 신문 꼭지를 잡고 음악에 맞춰 신나게 흔들어 댔다.
엄청나게 대단하지도 않은 연산호 ‘사진’이 크루즈 준설을 막았다. 하루아침에 900그루의 나무가 사라진 비자림로 도로확장 공사에서는 팔색조 ‘사진’으로부터 공사가 중단되었다. 사진이 이렇게도 대단했던가. 아니면 국가 혹은 국가 시스템이 이리도 허술하고 이상한건가.
국가와 자본은 제주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세계적인 관광지 제주는 자본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또 아시아태평양 길목에 자리한 제주는 패권국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부터, 최근 제2공항 건설 문제까지. 제주가 가진 녹색과 평화는 사라지고, ‘그대로가 아름다워’라고 말하는 시민의 목소리는 묻히고 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박찬식 상황실장의 광화문 단식 농성이 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이 출범했다. 전국 300개 노동·시민사회·종교단체가 제2공항 백지화를 위한 하나의 단체로 모여 제2공항 반대 목소리를 더 높인다는 계획이다.
제주공항에 내리자마자 검은 먹구름이 빠른 기세로 하늘을 덮더니 짐을 찾는 새에 기어코 비를 내뿜었다. 아차, 태풍이 일본에서 올라오고 있다고 했는데…. 제주도는 서울에서 한참 먼 곳이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뭍에 사는 자의 무심함을 생각하며 강정으로 들어왔다.
정부와 제주도정은 제주의 발전을 위해 제2공항이 필요하다고 입씨름을 한다. 하지만 제2공항 신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부지 설계안도 납득할 수 없거니와 개발로 인한 환경 문제에 눈을 감을 수 없다.
9번째 4.3평화인권마당극제가 열린다.
제주 강정마을회 강동균 회장이 21일 군산을 찾았다. 비행기 편이 없어 20일 오후 4시 제주항에서 출발하는 목포행 배편에 몸을 싣고 익산을 찍고 군산에 도착한 시간은 늦은 밤인 11시 30분. 그는 군산에서 잠시 잠을 청하고 21일 군산경찰서로 향했다.
“지난 7월 29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2013년 강정생명평화대행진과 인간 띠 잇기 행사를 주민 여러분의 성원 속에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수고한 주민 여러분을 모시고 마당극 한마당을 펼치고자 하오니, 바쁘시더라도 오늘 저녁 7시 30분 의례회관에 오셔서 다 함께 즐기시고 다시 한 번 주민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제주공항에서 강정마을로 들어가는 택시 안에서 기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왜들 저러는지 모르겠네’는 ‘지겨우니 그만 떠들어라’라는 비난과 ‘억울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라는 체념이 섞여 있었다. 강정마을과 그 곳의 사람들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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