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이들을 이질적인 타자와 주변인으로 치부하며 아주 쉽게 ‘세상에 가난과 불행이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은 거짓입니다.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는 입장이었지만 아파트의 위치와 여건이 개발되기에 녹록치 않거나 현재 주택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방치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이미 철거가 시작된 아파트를 빼고 몇몇 아파트는 그 구조가 튼튼하고 독특한 외형을 띄고 있었습니다.
이제 마을 속 골목길은 더 이상 아이들의 놀이터가 아닙니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가 파하면 학원차를 타고 학원으로 옮겨 다니기 바쁩니다. 하지만 오래전 가정은 마을 속에서 삶을 이끌었습니다.
청량리588 주변은 철거가 한참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미 건물들은 헐려 앙상한 뼈만 남은 반쪽 같은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넓은 공터 끝에 홀로 불을 밝힌 집도보입니다. 큰 대로를 놔두고 골목안쪽 좁은 길에는 호기심어린 차량행렬이 길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있습니다.
한국의 친구, 빈민지역이나 피폐했던 농촌이나 어촌에서, 땅에 달라붙어 하루하루 살아 온 사람들로부터 배웠습니다. 많은 축복을 받고, 감사의 인생을 보냈을 뿐입니다. 과대평가는 함정입니다.
이곳이 한국 최고의 벼룩시장을 자랑하던 곳이라는 게 무색할 만큼 날이 어두워지면 청계천은 쓸쓸해집니다. 그래도 막다른 골목에 몰래 버려진 곰 인형처럼 무기력한 인생이 아닌 하루하루를 힘차게 살아가는 청계천변 사람들의 소박한 삶을 엿보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세상에 절망하고 스스로를 작은 감옥에 가두고 술로 살아가는 사람들, 수많은 사람이 스쳐지나가는 발길 아래 그림자처럼 숨죽이고 사는 사람들, 아무리 동자동 쪽방촌이 답답하고 암울하다 할지라도 비록 열악한 환경이지만, 나름의 방법으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노숙자(露宿者)로 불리는 사람들, 저마다의 사연을 가슴에 안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 그들을 노숙자로 부르든, 노숙인으로 부르든 아니면 홈리스로 부르든, 이들이 몸을 누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도시의 정체성은 시각적 청결함과 아름다움으로만 귀결될 수 없습니다.
명절을 앞두고 백사마을의 소식이 간간이 들려옵니다. 백사마을은 2009년 노원구 중계본동 18만8899㎡이 재개발구역에 포함되면서 마지막 달동내로 소개되기 시작했습니다. 동네 전체에 오래된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언제부터 골목이라는 단어가 점차 생소해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영화 세트장이나 혹은 특별한 곳을 가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습니다. 골목다운 골목을 만난다는 게 정말 어렵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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