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하다는 이유로 항시적으로 단속의 위협에 놓여 있지만 부산기장시장은 풍성한 대게로 인해 항상 볼거리와 서민들의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시장은 사람들이 오가며 먹을거리가 있고, 살거리가 많아야 하는 법입니다.
비릿한 바닷가의 냄새가 코끝을 스칩니다. 그리고 멀리 뱃고동 소리와 갈매기 울음소리도 희미하게 들려옵니다. “아저씨 어서 오이소” 억센 목소리와 싱싱한 해산물을 손에 쥔 자갈치 아지매의 모습에서 이곳이 부산의 자갈치시장임을 실감합니다.
“개 코나 하나도 바뀐 게 없어, 대통령이 아니라 천하 없는 사람이 와서 목도리를 갖다 주면 뭐하고 악수하면 뭐해? 오히려 살기만 팍팍해 졌는데...”
태극도 마을은 파란색 레고블록을 짜 맞춰놓은 듯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부산 사하구 감천 2동입니다. 이국적인 정취와 독특한 풍경 때문에 오래전부터 사진가들이 찾았던 곳이, 지금은 매년 7만 명이 넘게 방문하는 부산의 명소로 바뀌었습니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결국 이곳에서도 개발은 공동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욕심에 불을 댕겨 ‘물만골’ 삶에 분열과 상처를 낳게 하였습니다.
과거 뒷길로 밀려나 피맛길이 형성된 거처럼 노점상은 관리대책으로 이면도로로 밀려났습니다. 종로를 걷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이곳까지 찾아들어와 3천 원짜리 식사로 한 끼를 해결하는 경우는 드물 겁니다. 식당이 유지되는 비결은 이곳을 찾는 이들이 넘쳐난다는 사실과 이들 대부분이 노인이라는 것입니다.
근대화라는 미명아래 경기도 광주로 떠밀려 갔던 사람들, 다시 수십 년 동안 청계천에서 터전을 잡고 서로 촘촘히 엮인 그물망처럼 살아왔던 사람들, 누구 말대로 이곳은 도시 한가운데 ‘외로운 섬’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확인되는 것은 일부 노점상들이 숭인동과 동묘 근처로 밀려나 장사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과 일부 상인들은 겉모습만 번지르르 할 뿐 속빈 강정인 ‘가든파이브’ 안에 갇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표류할 뿐입니다. 신화 속에 가려진 허구는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통해 하나둘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게 어디 ‘가든파이브’ 뿐이겠습니까?
인사동을 걷다 보니 노점자리를 걷어내고 그 자리에 커다란 돌 화분이 놓여있는 것이 군데군데 눈에 보입니다. 안에는 가을꽃들이 예쁘게 자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옆자리에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이들을 보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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