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양대 경제 대국의 갑작스러운 단절을 어떻게 하면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을까?
충격적인 정책 뉴스가 쏟아진 하루 동안,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하는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Howard Lutnick)의 이 수요일(9일) 오후 게시물이 나를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들었다.
하워드 루트닉(@howardlutnick)
스콧 베센트와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앉아 그의 임기 중 가장 놀라운 Truth 게시물 중 하나를 작성했다.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글로벌 무역을 바로잡을 준비가 되어 있으나, 중국은 정반대 방향을 선택했다.
도널드 J. 트럼프(@realDonaldTrump)
중국이 세계 시장에 보인 무례함을 고려하여, 나는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즉시 발효되는 125퍼센트로 인상한다. 머지않은 장래에, 중국은 미국과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한 약탈의 시대가 더는 지속 가능하지도, 용인될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반대로, 75개국 이상의 국가들이 미국 대표들—상무부, 재무부, 미 무역대표부를 포함하여—에게 연락해 무역, 무역 장벽, 관세, 환율 조작, 비관세 장벽과 관련된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한 협상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나는 강력히 제안한 바와 같이 이들 국가들이 미국을 상대로 어떤 방식으로든 보복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에 따라, 나는 이들 국가에 대해 90일간의 ‘일시 정지’를 승인했고, 이 기간 동안 10퍼센트의 실질적으로 낮은 상호 관세를 즉시 발효한다. 이 사안에 대한 관심에 감사한다!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기로는) 동시에 관세를 인하하면서, 중국에 대해서는 자의적으로 125퍼센트라는 눈이 휘둥그레질 수치를 부과한 이중 조치는 트럼프의 롤러코스터 같은 통상 정책에 새로운 반전을 더했다.
일반화된 보호무역 공세는 이 시점에서 미중 무역에 대한 기습전(Blitzkrieg)에 해당하는 정책의 서곡으로 드러났다.
트럼프는 일반적인 상호 관세 위협을 통해 자신이 말한 그대로를 의도했을 수도 있다. 그는 위협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여 양보를 받아내려 했다. 그러다 시장이 반응하자, 행정부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일부 경제인들로부터 쏟아지는 일시 중단 요구에 응하기로 결정했다.
정보력이 뛰어난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행정부는 사방에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
… 수요일 오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몇몇 경주용 자동차 운전자들과 만난 트럼프 본인은, 이번 결정이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혼란 때문이기도 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트럼프는 4월 9일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린 레이싱 챔피언들과의 행사 중 발언했다. 출처 : 트럼프 공식 X
“음, 사람들이 좀 도를 넘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라고 트럼프는 말했다. “그들은 좀 짖어댔지 — 알다시피, 약간 짖어대고, 약간 두려워했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실행 방식은 엉망이고, 전반적으로 자의성의 극치였지만, 일반적인 정책 전환은 분명했다. 어제, 행정부는 일반화된 무역 공세에서 중국과의 급진적인 단절로 방향을 전환했다.
내가 트럼프 정권의 ‘정상화 세탁(sanewashing)’을 신랄하게 비판해왔다는 건 나도 안다. 하지만 내 말 좀 들어봐라. 우리 대부분이 지난 일주일 동안 그 황당한 관세 공식에 대해 낄낄대고 있었지만, 실은 그들이 “교묘한 계획”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실제로 그들은 거의 그런 계획이 있다고 우리에게 말한 셈이었다.
트럼프의 보드 맨 위를 봐라!
정당하게 조롱받는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가 지적했듯이 다음과 같은 말이 있었다.
“딱 일주일 전에 이 자리에서 모두에게 말했지. ‘보복하지 마라. 그러면 보상을 받을 것이다.’”
그건 터무니없는 제안이었다. 대체 어떻게 그들이 나머지 세계가 미국 대통령의 행태를 아무 반응 없이 참아낼 거라고 기대할 수 있었을까? 나머지 세계는 미국과의 무역에 대한 그 터무니없이 일방적인 해석을 공유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트럼프의 세계 속에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들이 이 계획을 한동안 준비해왔다는 상상을 해보자. 그 논리가 대략 다음과 같다고 생각해보자.
“좋아. 판을 흔들어보자. 모두에게 성가신 관세를 부과하자. 보기 좋게 큰 숫자들로. 멋진 숫자들로. 그러면 놈들이 움직이게 될 거야. 반응을 보자고.”
“왕의 반지를 입맞춤하는 자는 보상해줄까?”
“10퍼센트는 유지하자. 대화는 계속하자. 그래… 반응하지 않는 자들에게는 보상을 줘.”
“좋아. 그럼 세상을 ‘저항 팀’과 ‘순응 팀’으로 나눈다면(리처드 볼드윈의 표현), 반지를 가장 안 입맞춤할 쪽은 누구지? 누가 보복할까?”
“중국, 어쩌면 유럽연합. 하지만 중국은 확실하지.”
“그럼 우리 진짜 무역 전쟁을 하는 셈인가? … 중국과? 어쩌면 유럽과도?”
“그 말을 나쁜 일처럼 말하는구나! ‘좁은 마당, 높은 울타리’는 이제 그만. 진짜로 디커플링이다.”
“아니면, 그들이 항복할까?”
“아니면 진짜 큰 거래를 얻게 될지도 모르지?”
지난 금요일, 미중 갈등 심화 소식으로 시장이 폭락하자 트럼프는 다음과 같이 썼다.
“중국은 잘못된 수를 뒀다, 그들은 당황했다 — 그들이 절대 해서는 안 될 단 한 가지 일을 저질렀다!”
트럼프의 이런 언사는 중국이 다르게 대응할 수도 있었다는 점을 암시한다. 그리고 그 ‘거대한 거래’의 가능성은 트럼프의 오랜 환상이기도 했다.
중국과의 거래를 찾으려는 태도는 나바로(Peter Navarro) 같은 초매파의 입장과는 다르다. 그리고 그건 베센트의 입장도 아닌 듯하다.
갑자기 생각났다. 나는 지금 트럼프의 재무장관이며 관세 전쟁을 이끌고 있는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에게 2013년에 조언한 적이 있다. 그때 그는 아직 소로스(Soros) 밑에 있었다. 한 투자은행이 나에게 의뢰해서, 베센트에게 중국 경제와 소비자 트렌드에 대해 조언하고 내 책 ⟪The End of Cheap China⟫에 대해 설명해주도록 했다.
나는 즉각적으로 불쾌함을 느꼈다. 베센트는 내가 만난 사람들 중 중국에 대해 가장 오만하고 무지한 인물 중 하나였다. 그는 중국에 대해 극도로 비관적이었고, 분석도 대체로 이데올로기적으로만 접근했다. 공산주의 국가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게 그의 관점의 요지였다.
데이터와 합리적 분석은 그의 세계에서 최고 권위를 가지지 못했다.
나는 방금 그때 스콧과 나눴던 이메일을 찾아봤다. 그 회의에서 나는 중국 경제가 그가 생각하는 만큼 약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었다.
그는 지금 미국이 중국보다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미국이 걱정된다. 지금 중국과 무역 전쟁을 이끄는 사람은 내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무지하면서도 오만한 인물 중 하나다.
스콧은 2013년에 중국을 과소평가했고, 지금도 과소평가하고 있다.
웨스트윙의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무역 정책과 대중국 정책은 하나로 수렴했다.
우리는 한동안 트럼프의 중국 정책이 무엇인지 물어왔다. 이제 그 답을 보게 되었다.
수요일의 그 놀라운 결말은, 시기상 시장 반응과 트럼프가 “사람들이 짖어댄다”고 표현한 상황에 의해 촉발되었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것은 실제로 일정한 논리를 갖고 있었다. 세계를 흔들고, 중국을 드러내 고립시키는 것이다.
다음 단계인 협상 국면에서, 미국과 무역을 원하는 상대들에게 중국을 겨냥한 조건부 조항을 요구하는 일은 백악관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펭귄들(Penguins, 중국산 제품이 제3국을 거쳐 미국으로 우회 수출되는 사례)’과 중국 간접 수입 차단 구상을 떠올려보라.
급진적인 단절 조치는 언제나 충격이 될 수밖에 없다. 언제나 시장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이런 방식이라면, 중국에 부과된 125퍼센트의 관세가 오히려 안도감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블룸버그의 훌륭한 팀이 지적했듯이, 이번 조치는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진정으로 충격적인 수준의 고조다. 당시 재닛 옐런(Janet Yellen)은 여전히 “우리 양국 경제는 깊이 통합되어 있으며, 전면적인 분리는 양측 모두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경제적 관점, 특히 미국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중국만 겨냥하는 거니까 괜찮아”라는 말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 중국은 너무나 거대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 한 나라에 125퍼센트의 관세를 부과하면, 트럼프가 “양보”를 발표하기 전보다 전체 평균 관세율은 오히려 더 높아진다.
우리는 오늘 트럼프의 “푸트 옵션(위기가 생길 때마다 개입하거나 뭔가를 양보하는 경향)” 발표 이후를 계산해봤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관세 구성은 더 악화되었다. 중국은 미국에 소비재를 수출하는 최대국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에 비해 중국에 부과된 관세 비율이 급등하면, 소비재에 미치는 타격 역시 더욱 커지게 된다.
고통은 광범위한 소비재 전반에서 느껴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소비자 경제를 넘어선다. 수요일의 결말은 평화나 긴장 완화가 아니라 다음과 같다.
뉴욕에 본사를 둔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Gavekal Dragonomics)의 파트너이자 베이징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아서 크로버(Arthur Kroeber)의 말에 따르면, “이번 일은 본격적인 무역 전쟁이며 ... ‘거대한 거래’에 대한 환상은 이제 접어야 한다. 본질적으로 이번 조치는 트럼프가 미중 무역을 끝내겠다는 결단을 내렸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국내총생산(GDP) 총합 46조 달러에 달하는 두 경제 대국이 '치킨 게임'에 갇히게 되었다. 그 판돈에는 연간 약 7천억 달러 규모의 양자 상품 무역, 미국 내 중국의 약 1조 4천억 달러에 달하는 포트폴리오 투자, 그리고 수십 년 동안 기업, 대학을 통해 쌓인 사람 간의 연계와 양측 모두에서 악화되는 여론과 같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결코 덜 중요하지 않은 변수들까지 포함된다. ‘퓨 리서치 센터’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10명 중 8명이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번 주 화요일 발표된 퓨의 또 다른 조사에서는 52%가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자신과 미국 양쪽 모두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고 답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기적으로는 미국의 중국산 수입이 사실상 전면 소멸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사태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 하지만 가장 어리석은 가정은 베이징이 미국의 압박에 대응할 방법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응은 중국이 발표한 84퍼센트의 관세 형태가 주된 방식은 아닐 것이다.
…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행크 폴슨 전 재무장관의 재임 시절 중국 정책을 자문했던 에번 메데이로스(Evan Medeiros)는, 수출 통제부터 반독점, 사이버보안 심사에 이르기까지 중국 관리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정밀한 경제적 수단들을 전혀 간과한 해석이라고 지적한다. 화요일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서, 메데이로스와 공동 저자인 앤드루 폴크(Andrew Polk)는 중국이 보유한 “정밀유도형 경제 무기” 전체를 문서화했으며, 이 무기들은 “정치적, 지정학적 목적을 위해 표적화되고 상당한 고통을 가하는” 데 설계되었다고 설명했다. 메데이로스는 이러한 도구들이 미국과의 경제적 충돌에서 중국에 비대칭적 우위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관세 전쟁의 문제는 양측 모두가 고통을 받는다는 데 있다. 그리고 오늘날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누가 더 고통받는가, 누가 더 잘 견디는가이다”라고 현재 조지타운대 교수로 있는 메데이로스는 말한다. “중국은 이를 인식하고, 미국과의 경쟁에 나서기 위한 전혀 새로운 도구 상자를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 내 특정 행위자들에게 매우 구체적인 고통을 가하면서도 자국에는 아무런 대가나 고통이 돌아오지 않도록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 장기적인 경제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며, 그런 맥락에서 보면 이 도구들은 엄청나게 유용하다.” 트럼프의 압박을 통해 협상을 이끌어내려는 시도는 “위험한 전략”이며, “중국은 머리에 총을 겨눈 채 협상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메데이로스는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런 일이 세계 전체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까?
“미국발 충격은 더 큰 중국발 충격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세계 주요 국가들이 중국에 대해 자국 관세를 올리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나는 이 시나리오가 꽤 확실하다고 본다”고, 도쿄에서 토요일에 폐막한 ‘세계화의 현황’이라는 국제통화기금 회의에 참석한 경제학자 리처드 볼드윈(Richard Baldwin)은 말했다. 그는 그 회의의 분위기에 대해 “모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었다”고 전했다. 볼드윈은 글로벌 경제의 구원 요소가 될 수 있는 점으로 미국이 전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불과하며, 나머지 85%를 차지하는 국가들, 특히 중국 등이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 그는 중국과 유럽연합이 주도하는 나머지 세계가 무역 자유화 조치를 추진할 수도 있으며, 트럼프의 관세 공세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은 세계를 ‘순응 팀‘과 ‘저항 팀’으로 나눌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그래프는 4월 6일 기준 미국이 추가 관세를 전면 시행하고, 상호 관세 조치가 그대로 유지되며, 미국의 교역 상대국들이 이에 절반 정도 수준으로 보복하는 경우를 가정하여 2030년까지의 무역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CGE 모델링을 통해 분석한 결과를 보여준다.
이 차트는 기준선 대비 무역 변화율을 각 산업별 총 수입 및 수출 비중으로 나타낸 것이다.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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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투즈(Adam Tooze)는 컬럼비아대학 교수이며 경제, 지정학 및 역사에 관한 차트북을 발행하고 있다. ⟪붕괴(Crashed)⟫, ⟪대격변(The Deluge)⟫, ⟪셧다운(Shutdown)⟫의 저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