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폐업사태의 전말
서민들 쥐어짜 기득권층 배불리자고?
수가인상분 고스란히 떠안을 판…’신자유주의 의료정책’ 철폐해야
의사들의 집단폐업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의사들은 지난 8월10일 정부가 제시한 대책을 거부하고, 약사법 전면재개정과 진료권 보장, 구속자 석방 등을 요구하면서 폐업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할 대목은 정부와 의사, 약사들이 서로 뒤얽혀서 의약분업시행에 따른 ‘기득권 쟁탈전’을 벌이는 사이에 수가인상분 2조2천억이 고스란히 노동자, 농민을 포함한 국민부담으로 전가되었다는 사살이다. 현재 정부가 의사들을 달래기 위해 내놓은 방안은 오는 9월부터 2조2천억 이상의 비용부담이 필요한 의보수가 인상(원외처방료 63%, 재진료 23.3%등)과 전공의 처우개선 등이다. 그런데 정부가 일반회계에서 수가인상분을 부담할 계획이 전혀 없는 상황이고 보면, 정부가 발표한 대책을 실제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1차 폐업 때의 인상분까지 포함해 총 18%이상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며, 본인부담금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정부는 의약분업과 의사들의 폐업을 빌미로 노동자, 농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의사와 약사들에게 상당 폭의 진료수가 및 조제료 인상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의약분업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보건의료정책이야 말로 의사폐업사태의 최대승리자이며, 이러한 경향은 사보험 도입, 의료시장개방 등의 과정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최근 의사폐업사태의 본질이다.
그럼에도 의사들의 폐업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만 부각되고 있을 뿐, 현재 보건의료정책이 안고 있는 신자유주의적인 성격과 의료체계의 문제점 등은 철저히 은폐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노동자와 농민 등 이 땅의 민중을 위한 올바른 의료개혁방안은 무엇인가.
우선 노동자 농민에게 일방적으로 전가되고 있는 의료비 인상을 즉각 철회하여야 한다. 그리고 의약분업과 보건의료정책이 기득권층의 나눠먹기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된 ‘보건의료발전특별위원회’에 노동자, 농민, 시민, 소비자대표를 과반수 이상 참여시켜야 한다.
현재처럼 의료기득권층 위주로 위원회가 구성되어서는 또 다시 노동자, 농민만 봉이 되는 보건의료정책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공공의료기관을 대폭 확충함으로써 현재 90%이상이 사설병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기형적인 의료전달체계를 공공의료 기관 위주로 재편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건강보험(의료보험)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여야 한다. 현재의 건강보험제도는 입원환자의 진료비 부담률(40% 이상)이 너무 높고, 본인부담 상한선이 없어 과다한 진료비 부담으로 인한 가정파탄이 발생하는 등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최근 정부는 의사들의 수가만 높이려하고 있을 뿐 환자들의 과다한 본인부담금을 사회보장차원에서 해결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는 그 동안 의료보험재정의 50%를 국고에서 부담하겠다던 약속을 즉각 이행하고 법제화하여야 한다.
윤우현 / 민주노총 정책1국장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