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 상실·인력감축 불보듯…투쟁열기 높아
정부의 기간산업 해외매각·일방적 구조조정 방침에 맞서 한국노총 공공부문 노조들이 사상 유례 없는 총력투쟁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민영화 철회, 관치경영 철폐, 일방적·획일적 구조조정 중단·노정교섭으로 모아진다.
정부는 98년 7월8일 1차 공기업 민영화 및 경영혁신 계획을 발표한 뒤 국정교과서, 포항제철, 종합기술금융 등의 민영화를 끝냈고, 한국전력공사 정부보유주식을 해외시장에 매각, 담배인삼공사·가스공사 정부지분도 국내일반공모 방식으로 공개했다.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민영화·해외매각방침을 고수할 방침이나 여러 면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전력산업구조개편특별법을 제정해 전력공사 발전부문을 6개의 자회사로 나누고, 이 가운데 한 곳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전력노조(위원장 오경호)는 그러나 해외매각에 따른 산업주권 문제에 대한 대책이 없고, 국민적 사안임에도 노조와 아무런 논의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 자회사 선분할·민영화의 경우 본체사업의 지속성을 파괴하고 결국 국가기간산업의 붕괴를 재촉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또한 올해 안에 ‘철도 민영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2001년말까지 철도 민영화를 완료할 예정이다. 철도노조(위원장 김기영)는 그러나 철도의 만성적 적자가 정부의 사회간접투자 부족 때문이며, 국민 80%가 민영화를 반대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는 점, 졸속 정책이라는 점, 철도요금 인상, 물류비 증가 등 공공성 악화가 필연적이라는 점을 들어 강력 반대하고 있다.
담배인삼공사와 관련해서는 정부지분 25%와 국책은행 소유지분도 내외국인에게 공개매각하고, 동일인 소유한도 7%를 폐지하며, 담배제조 독점조항을 없애 내년 1월부터 담배산업진입 제한도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잎담배 농가의 피해가 우려되며, 외국 담배회사에 잠식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정부는 또한 도시가스공사를 2001년까지 3개 자회사로 분할해 2개사를 2002년말까지 민간매각하고, 소매부문은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가스전량 수입상태에서 불필요한 경쟁체제 도입은 수입가격 인상만 예상되며 민영화가 이윤논리에 따라 소비자가격인상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까지 공기업 부문 16만명 가운데 3만2천여명을, 출연·출연연구·위탁기관에서 당초 8천3백73명을 초과하는 9천9백47명을 감원했으며 지난해에도 4천1백56명을 추가감원했다. 정부는 올해 1만2천여명 감원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달 감원지침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공공부문 노조들은 이에 대해 인력감축이 업무공백 급증, 노동강도 강화, 조직통합력 약화 등을 부르는 데다 낙하산인사 관행 혁파 등 경영혁신은 도외시되고 있으며, 실적위주의 감원으로 타율·관치경영 행태가 고질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노조는 중노위 최종조정위원회가 열리는 11월30일 파업돌입을 예고하고 있다. 파업돌입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지난 11월23일 17개 권역 1만6천여명의 조합원이 모여 밤샘농성을 벌였다는 점에서 노조는 크게 고무돼 있다. 철도노조도 12월5일, 8일 준법운행을 밝히고 있으며, 11월26일 서울역에서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철도노동자결의대회를 열었다. 한국노총 조직강화본부 이화진 대리는 이와 관련해 “수십년간 국민의 공복이라는 생각으로 묵묵히 일해왔던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미래를 잃으며 더 이상 당할 수 없다는 분위기”라며 “여타 공공부문으로 이같은 투쟁분위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경은 joungke@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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