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건강할 권리를 짓밟는 의료저축제도와 소액진료비
본인부담제도 도입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
1월 31일 정부가 발표한 ‘의료저축제도’와 ‘소액진료비 본인부담
제도’ 도입 검토 방침은 김대중 정권의 반민중성과 신자유주의적
폭력성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다.
정부 방침의 골자는 건강보험재정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소액진
료를 공적건강보험에서 제외하고, 본인이 전액을 부담하게 함으
로써 그 동안 불필요하게 이루어졌던 과다 의료이용을 스스로 줄
이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발상은 건강보험재정
위기의 근본 원인은 제쳐둔 채, 오로지 노동자·민중의 희생만을
통해 문제를 모면하려는 것이다.
보건의료부문의 신자유주의적 재편이 노동자·민중의 몸을 부수
고 있다.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경제적 비용 부담을 전가하는
경향은 보건의료부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재편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작년부터 논란이 되었던 민간의료보
험 도입 논의나 이번 정부의 방침 모두 이런 맥락에서 ‘신자유주
의’와 정확히 일치한다. 정부는 건강보험재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건강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는 제도적 장치인 건강보험
제도의 본질을 파괴하고, 노동자·민중의 건강을 희생시키려 하
고 있는 것이다.
돈 있는 사람은 건강하게, 돈 없는 사람은 팔자대로 살라는 것인
가?
정부의 방침은 건강 문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소액진료와
경한 질병은 개인의 경제적 능력에 맞춰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이
다. 이렇게 되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노동자·민중은 의료이용에 심
각한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도 부실한 건강보험의 보장
성과 높은 본인부담으로 인해 반드시 필요한 의료이용을 하지 못
하는 이들이 부지기수이다. 정부의 방침이 실현된다면 이런 문제
는 극대화될 것이다. 경제적 소득 수준에 따라 건강 수준까지 직
접적으로 결정되는, 극소수의 건강한 사람과 다수의 부실한 사람
으로 구성되는 그런 사회가 도래하게 된다.
건강보험재정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상업주의적 의료체계이다.
건강보험재정 위기의 근본 원인은 환자들의 과다한 의료이용이
아니다. 건강보험재정의 위기는 ‘의료와 건강이 돈벌이의 대상’
으로 전락하였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의료의
존립 이유는 노동자·민중의 건강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의료기관들은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최대한의 이윤 창
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런 연유로 불필요하고, 과다한 의
료공급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각종의 편법들이 구조화되
어 있다.
건강보험재정 위기를 악화시킨 주범은 바로 정부이다.
정부는 작년 의료계를 달래기 위해 무리한 수가 인상을 수 차례
단행했다. 이 같은 수가 인상이 최근의 건강보험재정 불안을 가
속화시켰다. 또한 정부는 지역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 약속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건강보험재정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공했다.
이 같은 자신들의 과오는 덮어둔 채, 언제나 그랬듯이 노동자·
민중을 쥐어짜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민중은 이미 충분할 정도의 희생을 치르고 있다. 더 이
상 노동자·민중에게 고통을 강요하지 마라!
작년 의료계를 달래기 위해 이루어진 수가 인상은 그대로 노동
자·민중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졌다. 상업주의적 의료체계와
정부의 무책임성의 피해는 항상 노동자·민중이 짊어져 왔었다.
기득권의 이해 관계는 전혀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또 정부는 무
책임성으로 일관하면서, 오로지 ‘노동자·민중에게서 건강할 권
리를 빼앗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기업의 구조조
정과 정리해고로 울고 싶은 노동자·민중의 뺨을 때리는 격이 아
닌가?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하며, 노동자·민중의 건강권을 짓
밟는 일체의 행태에 대해 강력히 투쟁할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 노동자·민중의 건강할 권리를 가로막는 의료저축제도와 소액
진료비 본인부담제도 검토 방침을 전면 백지화하라!
–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라. 이를 위해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지
원을 확대하고, 시설을 대폭 확충하라!
– 지역건강보험재정 50% 국고지원 법제화를 즉각 실시하라! 그리
고 지역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이 개별 가계의 소득 수준에
따라 누진적으로 분배될 수 있도록 하라!
– 기업의 건강보험료 부담액을 늘려라! 이를 위해 현행 사용자와
노동자의 50:50 부담 비율을 사용자 부담 비율을 높이는 방향
으로 재조정하라!
2000년 2월 1일
평등사회를 위한 민중의료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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