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기면 취직도 어렵다

“급식을 해도 먹지 않는 애들이 많아요. 고 2때보다 고 3 되니까 더 안 먹는 애들이 많아요. 취직해야 되니까 다이어트 하는거죠. 몸무게 조절이 중요하거든요. 저도 잘 안 먹어요.”

4월달에 삼성화재에 시험을 봤다가 낙방한 이선영(18·신정여상 3학년. 사진 왼쪽)양은 주위에서 귀엽다는 말을 곧잘 듣는 편이지만 한번 시험에 떨어지고 난 뒤 외모에 열등감을 가지게 됐다.

“저 워드 3급, 엑셀 3급 자격증이 있어요. 이 정도면 같이 시험보러 온 사람들에 비해 꿀리는 것이 없었어요. 근데 시험장에 가니까 키도 크고 예쁜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저라도 그런 사람 뽑겠더라구요. 시험에 떨어질 줄 알았어요.” 이 양은 그 뒤로 학교 급식을 먹지 않는 횟수가 많아졌

다.

이 양처럼 취업을 앞 둔 상업계 고등학생들이 외모에서 오는 압박감은 생각보다 심하다. 학교급식을 먹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성형수술, 다이어트 학원등록, 에어로빅 학원등록, 아직까지 많지는 않지만 지방흡입수술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취직을 하기 위해 ‘실력 쌓기’보다는 ‘외모가꾸기’에 더 투자를 해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양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김명화(사진 오른쪽)양도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몸을 만들고 있다.

“1년 전에 선배언니들이 ‘똑같은 수준이면 예쁜애를 뽑는 건 당연하니 몸매에 신경써라’고 말했어요. 얼굴이 안되면 몸매라도 되야 하니까요. 요즘은 성형수술도 많이 해요. 저 고 1때만 해도 방학 때 누가 성형수술을 하고 오면 애들이 놀리기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별로 신경쓰지 않아요. 워낙 많이 하잖아요.”

고 2 겨울방학은 그래서 성형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로 뽑힌다. 김양도 성형수술을 생각했지만 아직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하고 있다.

“고치고 싶은데는 많지만 돈이 장난이 아니잖아요. 제가 돈버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이러다 정말 취직 못하면 어떻게 해요. 전 성형수술을 해서라도 취직만 할 수 있다면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취직도 하고 얼굴이 예뻐지고, 얼마나 좋아요.”

김 양도 저녁 6시 이후에는 절대 아무것도 먹지 않겠다는 다짐을 고3이 되면서부터 했으며 현재까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대부분 실천을 했다고 말했다.

급식을 안 먹는 이양, 오후에는 아무것도 안 먹는 김양은 취직을 하기 위해 사회가 세워놓은 기준에 따라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외모 위주의 사회에 대해 불만은 많다.

“저도 괴롭죠. 솔직히 한창 먹을 나이 아닌가요. 떡볶이도 먹고 싶고 만두도 먹고 싶고 먹고 싶은 것 천지에요. 대학에 진학하는 친구들은 취직하려면 멀었으니까 아무거나 먹을 수 있겠지만 저희 같이 취업을 앞두고 있으면 어린 나이부터 음식을 조절해야 돼요. 무슨 운동선수도 아닌데.”

이 양은 하소연에 이어 김 양도 한마디한다.

“성적이 좋으면 뭐 해요. 성적보단 예쁜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여자라서 어렵고 못생겨서 어렵고, 뭐 이런지 모르겠어요. 우리야 10대니까 연예인보고 예뻐지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다 큰 어른들이 예쁜 것만을 기준으로 삼는 건 말도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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