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모여든 5만명의 민중들. 그리고 그 민중들의 손에 손에 들린’철폐! 국가보안법’의 노란 깃발이 지난 14일 여의도와 서울 시내 곳곳을 뒤덮었다.
노동자, 농민, 빈민, 학생을 비롯한 각계 민중들이 참가한 ‘생존권 사수, 경제주권수호, 국가보안법 철폐, 노동시간 단축·농가부채 해결을 위한 99민중대회(이하 민중대회)’가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성대하게 치뤄졌다. 올해 중 첫 번째로 열리는 이번 민중대회는 △정리해고 중단 , 농가부채 해결, 빈민탄압 중단 등 생존권의 요구와 △국가보안법 철폐 △주한미군 철수 △교육발전 5개년 계획 철회 등 ’99 민중대회 11대 요구안’을 내걸고 진행되었다.
대회 전날인 13일은 많은 노동자들과 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가 중앙대학교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29년전 이날, 자신의 몸을 불살랐던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여 생존권투쟁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14일 아침, 여의도에 속속 모여든 민중들은 본 대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전국노동자대회, 전국농민대회 등 5개부문으로 나뉘어 다양한 부문행사를 치른 후 시민공원으로 집결, 본행사에 들어갔다.
각계각층의 민중 5만여명이 운집한 민중대회 본행사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이수호 사무총장의 사회로 그 막이 올랐다. 민주노총의 단병호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이후 민중의 생존권은 파탄이 나고 WTO협상으로 경제주권마저도 해외자본에 넘어갈 위기가 몰렸다”고 규정하고, “다음달 10일로 이어지는 2차 민중대회 등 대정부, 대국회 투쟁을 힘차게 전개하여 이번 회기안에 개혁입법을 쟁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가 나아졌다고 하나 노동자, 서민들에겐 피부로 와닿지 않으며 오히려 고통이더욱 심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국빈민연합 양연수 상임의장은 우리나라의 빈민이 1천만명이 넘어섰다는 뉴스보도를 인용하며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노동자·민중이 정치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여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 발언한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의 오종렬 상임의장은 민족의 자주권을 잃어버린 나라에서 민중은 결코 복된 삶을 누릴 수 없다고 지적하고,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철폐의 당위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손호철 교수(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공동대표)등 각계 대표들이 민중연대 및 투쟁의 결의를 밝혔다. 손호철 교수는 “시대의 악법인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기 위해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밝혔으며, 불교운동연합의 배영진 대표는 “김대중 정부를 1순위로 퇴출시키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자리에는 외국인노동자협의회, 장애인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이 다양한 정치적 요구와 구호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민중대회 11대 요구안 즉각 수용 △대정부·대국회투쟁 전개 △강고한 민중연대투쟁전선의 구축 등을 골자로 하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정광훈 의장의 결의문 낭독을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민중대회 본행사를 마무리짓고 시내행진에 들어갔다. 생존권사수와 국가보안법 철폐를 외치는 민중들의 거대한 흐름은 여의도부터 마포를 거쳐서울역까지 이어졌다.
서울역까지 행진을 마친 대회 참가자들은 간단한 정리집회를 갖고 이후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국가보안법의 철폐를 요구하며 한달간 단식농성을 벌여 왔던 문정현 신부는 이 자리에서 “국가보안법철폐와 주한미군의 문제는 우리들의 생존권과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절실한 문제”라고 호소해 노동자들을 비롯한 민중들의 환호와 지지를받기도 했다.
99 민중대회. 노동자·민중의 참여가 두드러진 이번 대회는 생존권의 문제와 더불어 국가보안법 철폐와 주한미군 철거의 구호가 대중적으로 폭발하는 장으로서의 의의를 남겼다.
전대기련 서부지부 공동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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