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레이버미디어를 마치며

장창원/`99 서울국제노동미디어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

발전상 확인…”이젠 지구 차원 연대와 소통으로”

`99 제2회 서울국제노동미디어(The 2nd Seoul International LaborMedia `99)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숭실대학교와 서울대 연건갬퍼스에서 열려 ‘자본의 전지구적 공세에 맞선 노동자의 세계적 전략’을 주제로 국내외 노동운동진영의 정보통신매체 활용, 노동현장의 의사소통을 위한 영상매체 활용, 국제연대방안 등에 관한 진지한 논의를 진행했다.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를 중심으로 노동단체와 노동조합이 주관단체로 참여하고, 세계적인 진보네트워크 진영을 대표해 터키, 벨기에, 호주, 남아공,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말레이시아, 홍콩 등 11개국에서 30여명의 외국참가자와 국내 6백여명이 12가지의 워크샵과 제3회 노보전시회, 제3회 노동영화제를 열었다

워크샵에서는 2년전에 비해 각 나라별로 정보통신 매체나 영상기술의 활용이 상당정도 발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단순한 전자우편의 교환을 넘어 음성과 영상의 일상적인 교환까지도 활성화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성과는 무엇보다도 지구적인 차원에서 연대와 소통을 이루어낼 지구적 노동네트워크(global labornet)의 건설논의를 촉발 시켰다는 데 있다. 지난 몇 년 전부터 이러한 지구적 노동네트워크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 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남기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참가자들은 논의를 통해 각국별로 활성화되어 있는 노동네트워크를 지구적인 차원으로 상승시키고자 하는 의욕을 확인한 것은 물론 영국, 독일, 미국 참가자들과 함께 한국의 노동네트워크 역시 지구적 노동네트워크 건설의 주체로서 일익을 담당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말레이시아, 홍콩,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참가자들과 함께 아시아 지역의 노동운동 연대를 굳건히 할 것을 다짐한 것 역시 주목할만한 결과다. 그 동안 아시아지역은 언어와 문화적 다양성 때문에 연대가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이번 노동미디어 참석자들은 노동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여성노동자, 실업노동자, 현장의 의사소통 등 다양한 노동자운동에 대한 결합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노동미디어 참석을 위해 미국에서 온 스티브 젤쩌는 입국과정에서 정치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입국이 거부돼 즉시 강제출국됐다. 그 동안 정권과 자본 진영에서는 세계화다 지구촌시대다 하며 열광했지만 정작 노동자들이 국제적으로 연대하고 각국 노동자들과 깊게 연계하는 것을 막으려 하는 작태를 서슴없이 보여줬다. 노동자들의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연대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탄압 역시 적지 않게 발생하리라 예상된다. 한두달 사이에 벌써 3명의 외국운동가들이 강제출국됐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권과 자본은 노동자들의 국제연대와 한국노동운동이 세계적 차원으로 성장 발전하는 것에 상당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노동진영은 더 강화된 일상적인 연대를 통해서 탄압에 굴하지 말고 노동자 국제연대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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