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쟁, 음모론의 바다에서 익사하지 않기

문화 전쟁(culture war)은 새롭고 상상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벌어진다. 그것은 언제나 존재해 왔다. 다만 새로운 형태로 계속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호주에서는 젠더, 섹슈얼리티, 학교 내 인종과 종교의 자유, 기후 변화와 시위할 권리 등 모든 것에 대한 열띤 제로섬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시드니 서부의 컴벌랜드(Cumberland) 시의회는 호주 도서관 8곳에서 동성 부부(혹은 파트너)의 육아에 대한 서적을 금지하기로 투표했다. 이틀 전 늦은 밤, 경찰이 의회 건물 밖 찬성과 반대 시위를 지켜보는 가운데, 다시 열린 시의회 회의에서 이 금지 조치는 뒤집혔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소셜 미디어로 인해 음모론과 관련 사고 방식이 가속화했다. 그러나 코로나19도, 소셜 미디어도 이러한 변화를 일으킨 원인은 아니다. 이미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었다. 코로나19와 같은 사건과 소셜 미디어와 같은 플랫폼들은 이미 진행 중이던 프로세스를 가속화했을 뿐이다. 오랜시간 무르익어 독이 된 무언가가 결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아마도 '너에게 맞선 나', '우리와 그들'과 같이, 모든 것을 이분법적으로 묘사하는 우리의 경향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어쩌면 우리는 끊임없는 분노와 산만함의 상태로, 우리 스스로를 몰아넣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후 재난, 인도주의적 재앙, 빈부 격차 확대, 생활비, 주거의 위기가 가속화하는 세상에서, 상황이 얼마나 악화되고 있는지에 대한 복잡성을, 우리는 필사적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2024, 전 세계의 포퓰리스트들과 권위주의 지도자들은 음모론, 거짓 정보, 조작된 정보에 기대어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최근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이러한 것들이 더 쉽게 확산할 수 있게 되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타오른 열정

워싱턴의 포크스(Forks)는 스티븐 마이어의 인기 드라마 트와일라잇(Twilight) 시리즈의 뱀파이어 커플, 벨라와 에드워드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탐사 저널리스트 존 론슨(Jon Ronson)이 수상 경력에 빛나는 팟캐스트 "무너진 것들(Things Fell Apart)"의 두 번째 시리즈에서 문화 전쟁의 기원과 촉진제에 대해 이야기한 것처럼, 실제로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202063, 상황은 바뀌었다. 트와일라잇 테마의 휴가를 즐기던 무고한 한 가족이 중무장한 마을 주민들에게 둘러싸여 숲 속에 갇힌 채 발견되었다.

소셜 미디어에는 포크스가 미국의 전멸을 노리는 폭력적인 좌파들에게 휩쓸릴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 있었다. 극좌파 단체인 안티파(Antifa)의 일원으로 잘못 알려진 이 가족은 간신히 폭력적인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다. 열정이 타올랐고 상황은 위태로워졌다.

론슨은 부지불식간에 정신적 외상을 입은 이 가족이 "지나치게 양극화되고 이념화된 국가 미디어가 부추긴 문화 전쟁의 부수적인 피해자가 되었다"고 밝혔다.

최근 가디언(Guardian)과의 인터뷰에서 론슨은 "많은 사람에게 [...] 이념과 행동주의가 증거보다 더 중요해졌다고 느낀다"라며, 자신의 작업에서 "미묘한 진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좋은" 일을 해온 행동주의 저널리즘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저널리즘의 오래된 규칙인 증거와 공정성은 여전히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존 론슨은 행동주의 저널리즘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증거와 공정성이 (저널리즘에) 여전히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론슨의 팟캐스트에 담긴 이야기 - 큐어넌(QAnon), 코로나19 부인론자, 음모론자들에 초점을 맞춘 - 는 미국의 취약한 한 단면을 묘사한다. 우리는 그렇게 멀리 가 있지는 않지만, 문화 전쟁은 계속해서 호주에서도 퍼져나가고 있다.

호주 앨버니즈(Albanese) 정부도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호주 법률개혁위원회의 종교 교육 기관 및 차별 금지법(religious educational institutions and anti-discrimination laws)에 관한 보고서에 대해 총리는 "호주인들은 문화 전쟁과 분열을 보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나 "Voice to Parliament"- 호주 원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의회 내 상설 자문기구 - 에 대한 국민투표를 둘러싼 격렬하고 파괴적인 문화 전쟁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나라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리고 최근에는 스티브 크리스투(Steve Christou) 의원이 주도한 컴벌랜드 시의회의 도서 금지 조치에 대해 뉴사우스웨일스주(New South Wales) 예술부 장관 존 그레이엄(John Graham)"이 의원이 미국의 문화 전쟁을 우리나라로 들여와 지역 도서관의 서가에서 벌이고 있다"비난했다.

문화 전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론슨은 문화 전쟁에 대해 두 가지 잠정적인 정의를 내렸다. 그의 팟캐스트 "무너진 것들"의 첫 번째 시리즈에서, 그는 이를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시리즈에서는 코로나19 기간 중 30일이 넘도록 문화 전쟁을 가속화시킨 일련의 무작위로 보이는 사건에 초점을 맞추면서, 론슨은 "상충하는 가치 사이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투쟁이라 정의를 구체화했다.

이 용어의 역사적 기원은 19세기 유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68629, 교황 비오 9(Pius IX)는 바티칸 공의회 설립을 위한 초청장을 발표했다. 1차 바티칸 공의회의 창립은 교황 무류성 선언(Declaration of Papal Infallibility)으로 이어졌다. 정교 분리를 위협하는 이 칙령은 유럽의 지배 계급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프로이센의 오토 폰 비스마르크(Otto von Bismarck)는 분노한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제국을 건설한 비스마르크는 (그 선언을) 자신의 권위에 대한 공격이자 국가 주권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여 불안해했다. 이후 비스마르크 수상과 비오 9세 사이에 7년간의 정치적 대립이 이어졌다.

공공 및 사회생활의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 이 대립을 가리키는 독일어 단어는 "문화의 투쟁"이라는 뜻의 쿨투르캄프(Kulturkampf). 이후 많은 비평가와 문화 평론가들이 이 단어를 사용했다.

사회학자 제임스 데이비슨 헌터는 1991년 저서 문화 전쟁: 미국을 정의하기 위한 투쟁(Culture Wars: The Struggle to Define America)을 통해 이 용어를 미국 공론장에 소개했다. 헌터는 문화 전쟁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서로 다른 도덕적 이해 체계에 뿌리를 둔 정치적, 사회적 적대감으로 아주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적대감의 종착지는 결국 하나의 문화적, 도덕적 정신의 다른 모든 정신에 대한 지배이다.

낙태, 교육, 소수집단 우대정책, 종교와 동성애자 권리를 위한 지속적인 투쟁. 헌터가 20세기 후반 미국 문화 전쟁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루는 양극화되는 사회적, 정치적 이슈 중 일부다.

한편, 당시 호주에서는 존 하워드와 자유당이 정치적 올바름(PC, political correctness)과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의 위험성에 맞서 수십 년에 걸친 캠페인을 벌이는 동시에 호주의 식민주의 역사를 비판하는 모든 사람을 공격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06, 하워드 총리는 말 그대로 호주의 문화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했지만, 물론 오늘날에도 문화 전쟁은 여전히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다.

헌터의 책이 출간된 지 1년 만에 "문화 전쟁"이 헤드라인 뉴스를 장식했다. 1992817, 텍사스 휴스턴(Houston, Texas)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개막식에서 우파 정치인 팻 뷰캐넌(Pat Buchanan)격렬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황금 시간대 연설을 했다. 그는 포위당한 국가의 그림을 그리며 "문화 전쟁은 냉전만큼이나 우리가 어떤 국가가 될 것인가에 중요한 전쟁이며, 이 전쟁은 미국의 영혼을 위한 전쟁"이라고 설명했다.

환경 극단주의자. 음란물 유포자. 급진적 페미니스트. 빌과 힐러리 클린턴(Bill and Hilary Clinton). 미국을 공격하고 훼손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사람들의 목록은 끝이 없어 보이지만 이상하게도 익숙하다. "친구 여러분, 우리는 도시를 되찾고, 문화를 되찾고, 나라를 되찾아야 합니다"라고 그는 간청했다.

하워드는 14년 후인 2006, 자신의 정부가 "국가 정체성에 대한 분열적이고 거짓된 논쟁"의 종말을 보았다고 주장하며 호주의 문화 전쟁을 비슷한 용어로 표현했다. 그는 계속 말했다: "우리는 다양성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벗어나, 우리가 자랑스럽게 기념하고 보존하는 국가적 특성의 지속적인 가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론슨은 "무너진 것들"의 첫 번째 편에서 뷰캐넌의 원시 트럼프주의(proto-Trumpian) 연설과 현대 보수 진영의 엇갈린 반응을 살펴본다.

뷰캐넌의 문화 전쟁 관한 유명한 연설

저널리스트 어빙 크리스톨(Irving Kristol)은 뷰캐넌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일축하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그 전쟁은 끝났고 좌파가 이겼다는 사실을 그에게 알려주게 되어 유감입니다." 론슨은 미국의 70년대와 80년대에 좌파가 교육, 엔터테인먼트, 미디어를 장악했다고 설명한다.

낙태가 합법화되고, 학교 교과서가 다양해지고, 동성애 운동이 승리의 길을 걷기 시작했으며, 할리우드는 이러한 가치를 기념하고 있었다. "80년대 초, 보수주의자들이 문화가 자신들로부터 멀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느끼면서 이상한 종류의 스토리텔링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사탄 공황(Satanic panic)이 큐어넌(QAnon)을 탄생시켰나?

론슨은 "민주당과 할리우드 엘리트들이 납치된 아이들의 피를 몰래 마셔서 권력을 얻었다"21세기 음모론인 큐어넌(QAnon)의 뿌리를 설명하는 1980년대 이야기, 이른바 "사탄 공황(Santanic panic)"을 예로 들며 이를 설명한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기독교 보수 방송인인 밥 라슨(Bob Larson)데스 메탈 음악에 관심을 갖고 있던 중 사탄의 패턴을 곳곳에서 발견하기 시작했다. 그는 청취자들에게 사탄주의와 직접 접촉한 적이 있는지 연락해 보라고 권유했고, 실제로 많은 청취자가 연락을 해왔다.

미국 전역의 일반 거리에서는 사탄의 이름으로 어린이를 학대하는 비밀 조직이 성행했다. 그들은 식인 풍습과 설교단 못 박힌 죽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신념이 강한 라슨은 악마를 숭배하는 사이비 종교의 손아귀에서 취약한 아이들을 구출하는 영웅적인 라디오 진행자의 이야기를 소설 데드 에어(Dead Air)에 녹여냈다. 1991년에 출간된 이 소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홍보되었다.

1980년대에는 미국인의 약 90%가 더 높은 힘을 믿었다. 론슨은 "주류 방송사들은 사탄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시청자들이) 즐기도록 하면서 엄청난 시청률 잠재력을 보았다"고 회상한다.

12,000건 이상의 의례적 학대 사례가 보고되었다. 사람들은 기괴하고 터무니없는 아동 학대 행위로 억울한 누명을 썼고, 삶은 망가졌다.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이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161030, 뉴욕의 유대인 변호사를 사칭한 한 백인 우월주의자 트위터 사용자가, 지역 경찰이 불명예스러운 정치인 앤서니 와이너(Anthony Weiner)의 노트북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국제 아동 노예 조직에 연루된 증거를 찾고 있다고 거짓 주장을 펼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주장은 다양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빠르게 주목을 받았고, 피의 비방(blood libels) 관한 오래된 반유대주의적 음모론인 피자게이트(Pizzagate)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계기가 되었다. 온라인상의 추측이 격화되면서 결국 이 사태는 현실 세계로 번져나갔다.

이 시점에서 상황은 폭력적으로 변했다. 『데드 에어』의 한 페이지를 그대로 가져올 뻔한 이 사건은, 고출력 소총으로 무장한 자칭 수사관이 워싱턴 DC의 한 피자집에서 총격을 가한 사건이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배우로 일하던 가해자는 식당 지하실에 아이들이 인질로 잡혀 있다고 믿게 되었다. 문제는 식당에 지하실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 음모론은 철저하게 반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연구자 마이크 로스차일드(Mike Rothschild)가 설명했듯이 "아동 학대, 클린턴 부부와 그 측근들의 중심성 등 피자게이트의 추악한 측면"은 큐어넌과 관련된 신화의 중요한 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로스차일드는 "큐어넌보다 트럼프 시대의 광기를 더욱 잘 요약하는 음모론은 없다"고 주장한다. 같은 시기, "입욕제의 피자게이트"라고도 불리는 큐어넌은 저널리스트 안나 멀란(Anna Merlan)"음모의 특이점(conspiracy singularity)"이라고 지칭한 것의 출현을 예고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 몇 달 후, 수십 년 동안 인터넷의 어두운 구석에 숨어 있던 수많은 음모론이 기이하고 놀라운 방식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순간이 바로 이때였다. 인간을 가장한 악의적인 파충류, 하늘의 화학물질 흔적, 타이타닉호의 침몰. 모든 것이 갑자기 한데 모이는 것 같았다. 멀란은 이러한 융합이 "거대하고 통합된 의심의 이론"을 탄생시켰다고 말한다.

'흥분성 섬망'과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

2024년 시즌의 "무너진 것들"은 이 이상한 음모적 수렴의 순간에 관심을 갖고, 미국 역사학자 리처드 호프스태더(Richard Hofstader)의 말을 빌려 "의심스러운 불만의 움직임"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20205월과 6월에 발생하여 문화 전쟁을 가속화시킨, 서로 무관해 보이는 여러 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이러한 사건들을 종합해 보면 문화 전쟁은 과거의 일이라는 어빙 크리스톨(Irving Kristol)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다. 오히려 론슨의 말처럼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문화적으로 분열되어 있으며, 폭력적인 분쟁과 거짓이 만연한 시대에 살고 있다.

예를 들어, 1980년대 마이애미(Miami)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흑인 성 노동자에게 내려진 이상한 진단 "흥분성 섬망(excited delirium)", 2020525일 백인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를 살해한 사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는 운동(Black Lives Matter movement)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볼 수 있다.

1980년 마이애미의 검시관은 나중에 연쇄살인범의 소행으로 밝혀진 사망 사건에 대해, 남성은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여성은 즉사할 수 있는 상태를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경찰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이 "흥분성 섬망"이라는 용어가 계속 사용되고 있으며, 데릭 쇼빈(Derek Chauvin)이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조르는 동안 현장에 있던 한 경찰관이 이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물론, 그의 살해 이후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와 안티파의 시위는 "완전히 새로운 문화 전쟁의 물결을 일으켰다"고 할 수 있다.

문화 평론가이자 활동가인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은 놀랍도록 불안정한 이 시기에 모든 것이 분열되기 시작한 것처럼 느껴졌다고 설명한다. 사회는 두 개의 진영으로 나뉘어 "한쪽이 무엇을 말하고 믿든 다른 쪽은 그 반대의 말을 하고 믿어야만 하는 것처럼" 서로를 규정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레이트 리셋(Great Reset)

론슨의 팟캐스트 여섯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경제포럼이 급하게 마련한 경제 회복 계획인 그레이트 리셋(Great Reset)을 둘러싼 문화 전쟁에 초점을 맞춘다. "지금은 우리의 결정적인 순간이며, 우리는 수년간 그 여파를 겪게 될 것이고 많은 것이 영원히 바뀔 것입니다"라고 팟캐스트는 부분적으로 설명한다.

20206월 찰스 왕세자와 다보스 정상회의-세계경제포럼의 연례 회의-의 수장이 시작한 이 계획은 팬데믹을 기회로 삼아 우리를 구할 것으로 여겨지는 몇 가지 아이디어를 홍보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바이오 기술, 자율주행차, 녹색 자본주의, 에너지 포집 등이 있다.

곧이어 전 세계의 봉쇄 반대 집회에는 그레이트 리셋을 비난하는 음모론적인 플래카드와 구호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시위대의 말을 믿는다면,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CEO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과 그의 부도덕한 다보스 측근들이 우리의 소지품을 빼앗고 작은 상자에서 살게 하며 식용 곤충으로만 구성된 식단을 강요할 것이라는 음모론이 제기되었다. (거의 모든 음모론이 그렇듯, 론슨도 쉽게 인정하듯이 이러한 주장 중 일부에는 진실의 요소가 있었다.)

그레이트 리셋의 홍보 영상

나오미 클라인은 2023년 저서 『도플갱어(Doppelganger)』에서 "초기 봉쇄 반대 시위에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 그들은 마치 "위대한 비밀이 밝혀지는 것처럼" 이야기했다고 회상한다. 클라인은 그레이트 리셋이 매끄럽고 주목할 만한 마케팅 캠페인과 함께 진행되었기 때문에 이를 다소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라인은 이렇게 말한다.

오른쪽에는 언론인과 정치인, 왼쪽에는 '독립적인 연구자'들이 교활한 엘리트들이 숨기려던 음모를 폭로한 것처럼 행동했다. 그렇다면 이것은 자체 마케팅 대행사와 설명 동영상을 이용한 첫 번째 음모였다.

이 에피소드에서 론슨이 던지는 질문은 클라인의 기발한 관찰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그 해답의 일부는 정치적 스펙트럼의 양쪽 사람들이 정보에 접근하고 처리하는 방식에 있다.

연설하고 있는 나오미 클라인. 출처 : Democracy Now 동영상 캡처

우리 안의 무언가가... 중독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2019년 논평가 리처드 시모어(Richard Seymour)는 트위터가 이미 존재하는 사회 문제를 악용하고 확대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저처럼 소셜 미디어의 잦은 악플에도 불구하고, 또는 그 때문에 소셜 미디어에 중독되어 있다면, 우리 안에 중독되기를 기다리는 무언가가 있다는 뜻입니다."

수백만 명의 사람이 코로나19가 수백만 명을 살해하고 시민의 자유를 축소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의도적으로 조작되었다는 음모론자 미키 윌리스(Mikki Willis)-전 배우이자 모델-의 작품에 노출된 것은 소셜 미디어 덕분이었다.

202054, 유튜브에서 26분 길이로 독립적으로 공개된 첫 번째 영상에는 불신을 받고 있는 바이러스학자인 주디 미코비츠(Judy Mikovits)와의 광범위한 인터뷰가 담겨 있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에서 영화 "플랜데믹(Plandemic)"8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개봉 다음 날인 55, 음모론 운동에 전념하는 큐어넌 페이스북 그룹은 25천 명의 회원에게 이 영화를 게시하며 가능한 한 빨리 시청해 달라고 간청했다.

4년 후, 백신 반대 운동과 광범위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키 윌리스는 음모론 서킷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최근 문화 전사 알렉스 존스의 인포워즈(InfoWars)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202116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반란에도 참석했다.그는 큐어넌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부인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활동을 홍보해준 큐어넌 추종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론슨은 윌리스가 그레이트 리셋과 트랜스 권리와 같은 이질적인 문화 싸움에서 그의 시리즈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론슨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윌리스가 제작한 모든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그가 시리즈를 통해 다룬 모든 것을 하나의 거대한 음모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조셉 캠벨(Joseph Campbell)과 그의 "영웅의 여정"에 대한 윌리스의 몰두로, 사실 캠벨의 작업은 내러티브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윌리스는 이를 일종의 영감을 주는 자기계발서로 받아들였다. 이는 일종의, 조던 피터슨(Jordan Peterson)과 같은 극우 성향 구루의 작업들과도 연결지을 수 있다.

존 론슨이 루이 테루(Louis Theroux)와 함께 그의 팟캐스트 "무너진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BBC)

윌리스는 론슨에게 로스앤젤레스의 헌책방에서 우연히 캠벨의 작품을 발견하게 된 사연을 들려준다. 그는 특히 캠벨이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천 개의 얼굴을 가진 영웅(The Hero with a Thousand Faces)에서 발전시킨 논문에 매료되었다. 1949년에 출간된 이 책은 수많은 비평가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조지 루카스는 스타워즈(Star Wars)를 작업할 때 이 책을 자유롭게 차용하기도 했다.

비교 신화를 연구하는 캠벨의 책은 세계를 일련의 인식 가능한 원형으로 나눈다. 캠벨의 관점에서 보면 결국 모든 것은 영웅과 악당, 선과 악의 세력 간의 구시대적인 투쟁으로 귀결된다:

영웅은 평범한 일상에서 초자연적인 경이로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 그곳에서 놀라운 힘을 만나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며, 이 신비로운 모험에서 동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돌아온다.

음모론자들은 모든 곳에서 패턴을 보는 경향이 있으므로 그 매력을 쉽게 알 수 있다. 캠벨은 종종 당황스러울 정도로 복잡한-때로는 완전히 무작위적인-사건에 접근하고 이해하기 위한, 쉽게 식별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모험과 흥미를 제공하는 캠벨의 스키마(schema)는 또한 인정과 궁극적인 찬사를 받을 수 있다는 약속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축소와 지나친 단순화 경향이 있으며, 우리 주변 세계를 이분법적인 대립의 관점에서 이해하도록 부추긴다. 나는 이것이, 우리에게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웅들, 악당들 그리고 진실

2020년 단 며칠 만에 수백만 회에 달하는 영화 '플랜데믹'의 조회수는 클릭베이트(clickbait) 전략과 알고리즘의 조율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더 많은 시간을 생각할수록 우리 모두가 어느 정도는 이분법적 사고를 믿고 모든 것을 영웅과 악당 간의 충돌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우리는 그것이 쉽고 어떤 면에서는 위안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모든 것이 나빠지고 있는 무서운 시기에 일시적인 위안과 휴식의 환상을 주는 연고처럼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 이것은 나에게 깊은 고민을 안겨준다.

온라인이든 그렇지 않든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폐쇄적이고 궁극적으로 파괴적인 이분법적 사고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압도적인 미디어 환경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며, 육안으로 보기에는 현실인 것처럼 보이는 선택적으로 큐레이션된 근사치의 단편적인 조각들로 끊임없이 우리를 공격한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각자의 사일로(silos)와 개인화된 반향실(echo chambers)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흐릿한 중간 어딘가에서 합의된 이해를 협상하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적을 수도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고쳐야 할지, 고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무너진 것들"의 끝에서 론슨은 생각에 잠긴다:

진실이 아닌 것이 퍼지면 그 파장은 치명적일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바다의 유목처럼 진실을 붙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익사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그 자신이 반유대주의적 성향이 뚜렷한 오래된 음모론의 대상이었던 20세기 철학자 테오도르 아도르노(Theodor Adorno)"우리는 더 이상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말한 것이 옳았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출처] Friday essay: ‘me against you’ Jon Ronson investigates the perpetual outrage of the culturewars(The Conversation)

[번역] 참세상 번역팀

덧붙이는 말

알렉산더 하워드(Alexander Howard)는 시드니대학교 영어작문학과 부교수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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