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북미와 유럽 30여 개국의 세계 지도자들이 워싱턴에 모여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 직면한 주요 안보 위협을 논의했다.

정상회담에서 NATO는 기후 변화가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폭염과 해양 산성화 등 기후 변화가 나토의 군사 시설, 군인, 적들과 재난 대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내용이다.

출처: NATO 공식홈페이지

기후 위기 속 위험에 노출된 군인들

재난 발생 후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하는 NATO 군인들은 극한 기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작년에 슬로베니아와 그리스를 포함한 14개국에서 기후 관련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약 30건의 국제군 파병이 이루어졌다.

미국에서는 2023년 하와이를 휩쓴 산불을 관리하기 위해 600명 이상의 군인이 파견되었으며, 이는 최근 미국 역사상 단일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최대 규모의 파병 중 하나다.

군인들은 매일 먼지 폭풍, 폭우, 가뭄과 같은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며, 기후 변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이러한 상황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는 화씨 95도(섭씨 35도)를 넘는 기온일 경우 NATO 지역에서의 작전을 제한하거나 중단해야 하는 '검은 깃발 날씨의 날'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연합군은 더 높은 기온과 극단적이며 예측할 수 없는 작전 환경에 적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재난 발생 시 민간 당국을 지원해야 하는 수요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보고서는 말한다.

컬럼비아대학교의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의 설립 책임자인 제이슨 보르도프(Jason Bordoff)에 따르면, 이러한 유형의 조건은 인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기후 변화는 자원 부족을 악화시켜 물과 식량을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진다"라고 그는 이메일을 통해 말했다. "또한 대규모 이주에 영향을 미쳐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국가 안보를 긴장시켜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하고 수혜국의 자원과 인프라에 대한 압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NATO 보고서에서는 해빙이 녹고 어족자원이 감소하는 북극의 새로운 지역에서 더 큰 경쟁과 인간 활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보안 모니터링을 위한 물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붕괴하는 인프라

이 보고서는 기상이변이 각 작전 영역에서 나토 회원국의 군사 장비와 인프라에도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2023년 7월 그리스에서 발생한 산불은 인근 탄약고로 번져 연쇄 폭발을 일으켰다고 에이피 통신이 보도했다. 북극 인근 지역은 화재와 영구 동토층 해빙으로 인한 이중 위협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의 에이엘슨 공군 기지(Eielson Air Force Base)와 같이 얼어붙은 땅 위에 지어진 군사 기지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이번 해빙으로 알래스카, 그린란드, 러시아에 있는 냉전 시대의 군사 폐기물 기지에서 오염물이 주변 환경으로 유출되어 지역 주민과 야생동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ABC 뉴스가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바다의 화학 물질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잠수함 작전에서 소나(SONAR, Sound Navigation and Ranging으로 음파를 이용해 물체나 위치를 파악하는 시스템) 사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과 해양 산성화로 인해 소나 탐지 범위가 축소되어 NATO 주요 지역에서 적 잠수함을 원거리 추적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하늘에서는 기온 상승으로 인해 공기가 얇아져 해군 헬리콥터가 이륙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화물 적재량이 감소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최근 새롭게 부각된 가상 세계에서도 기후와 안보 위험이 얽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극한 날씨는 통신 네트워크를 정기적으로 방해하는데, 이는 휴스턴에서 최근 허리케인 베릴이 발생했을 때처럼 재난 대응 작업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폭풍은 거의 300만 명에게 전력 공급을 중단시켰다. (내 동료인 딜런 배도어(Dylan Baddour)가 이 폭풍이 왜 미국의 에너지 수도가 여전히 취약한지를 보여주는지에 대해 최근 작성한 글이 있으니, 더 알고 싶다면 읽어보길 바란다.)

사이버 위험도 광범위한 기후 허위 정보 캠페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온라인에서 그린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허위 정보 유포의 주요 주도자 중 하나로 밝혀졌다. 러시아는 현재 NATO의 적대국이자 대형 석유 및 가스 수출국이다. 이러한 허위 정보 캠페인은 그린 에너지 전환을 방해하고, 관련 정책 및 대중의 인식을 왜곡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후 부정과 잘못된 정보로 인한 역기능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 목표와 기후 행동을 실제로 진전시키는 데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보르도프는 말했다.

NATO가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

최근 나토 정상회의에서 많은 세계 지도자들은 안보를 지키기 위해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 캐나다 총리는 "전반적으로 기후 변화는 세상을 안정적이지 못하고 안전하지 못해 번영하지 못하는 세상을 만들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군사 활동으로 인한 나토의 대규모 탄소 발자국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극한 기후 위기를 부추긴다고 비판한다. 지난주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023년 NATO의 군사 예산은 약 2억 3,300만 톤의 탄소를 배출하는 활동을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2021년에 연합군은 군사 활동으로 인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포함하여 연합국의 정치 및 군사 의제에 기후 위기를 고려 사항으로 통합하는 "기후 및 안보 행동 계획"을 수립했다. NATO 훈련에는 이제 극한 상황에서의 작전에 대비하기 위해 기후 시나리오가 포함된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군인들이 더위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도록 통기성이 뛰어난 새 전투복을 개발 중이다.

인프라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다른 국가들도 부두를 높이고, 배수 시스템을 개선하고, 건물을 강화하고, 주요 인프라를 개조하여 해수면 상승, 홍수, 폭풍 해일에 대한 기지의 복원력을 높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NATO 기후 영향 평가는 기후 안보 위협이 전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맹국에도 심각한 위협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보르도프는 말했다.

기타 주요 기후 뉴스

(1) 최근 암살 시도의 표적이 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은 다가오는 선거의 러닝메이트로 오하이오 주의 공화당 상원의원인 J.D. 밴스(J.D. Vance)를 발표했다.

밴스는 현재 석유 및 가스 산업의 확고한 지지자이지만, 한때는 기후 행동의 옹호자였다고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는 보도했다. 2020년 연설에서 밴스 의원은 "우리 사회에는 기후 문제가 있다"고 말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청정 에너지에 반대하고 기온 상승에 대한 인류의 개입에 회의적인 견해를 표명하는 등 기후관을 바꾸었다.

(2) 한편, 여름에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를 방문하는 것은 관광객만이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도시 주변 해역에 먹이를 먹기 위해 ‘전례 없는’ 수의 회색고래가 나타났다고 The Los Angeles Times가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이 고래는 여름철 북극 주변에서만 먹이를 찾지만, 샌프란시스코 만에서 작은 갑각류를 잡아먹는 모습이 점점 더 많이 목격되고 있다. 이러한 행동의 변화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전문가들은 수온 상승으로 인해 고래의 일반적인 먹이 터전이 악화되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한다. 샌프란시스코 만에 먹이가 많을지라도 고래는 선박 충돌 위협에 맞서 싸워야 한다.

(3) 건강 뉴스. 극심한 기온으로 보도와 도로가 뜨거워지면서 미국 전역에서 접촉 화상이 증가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더운 여름날 맨발로 도로를 걸어본 사람이라면 뜨거운 아스팔트의 지글거리는 열기를 느껴본 적이 있을 텐데, 기후 변화로 인해 폭염이 더 길고 심해지면서 특히 남서부에서 이 열기가 2도, 3도 화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특히 노인, 노숙자, 어린이가 가장 위험하다.

스탠포드대학교의 외과의사이자 화상 예방 연구원인 클리포드 C. 섹터(Clifford C. Sheckter)는 더 타임즈에 "이러한 유형의 화상 사망 사고는 단순히 발에 물집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당신을 발견했을 때 이미 다발성 장기 부전 상태”라며 “당신의 몸은 말 그대로 끓고 있다”고 덧붙였다.

(4) 다른 소식으로, 해안 영공을 차지하기 위해 뉴욕시 해변에서 새들이 드론을 공격하고 있다고 The Associated Press가 보도했다. 5월에 배치된 이 드론은 최근 몇 년 동안 더 자주 출몰하는 상어와 도움이 필요한 수영객을 위한 공중 순찰대 역할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지역 바닷새들이 이 드론에 몰려들고 있다. 시 당국은 드론이 새와 둥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행 일정을 조정하고 있지만 새들이 결국 이 지역을 완전히 떠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5) 미국 동부의 해안선에서는 농부들이 해수면 상승이 증가함에 따라 바닷물 침투를 견디고 심지어 이런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작물을 찾고 있다고 Ambrook Research는 보고한다. 몇몇 농부들은 높은 수준의 염분을 필요로 하며 동물 사료, 건물 단열재, 종이 및 섬유로 프리미엄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작물인 소금 건초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저널리스트 케이트 모건(Kate Morgan)이 "습지와 기계는 섞일 수 없다"고 말했듯이 수확이 어려울 수 있다. 현재 사람들이 해결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출처] NATO Report Outlines Growing Climate Risks to Global Security

[번역] 이꽃맘

덧붙이는 말

카일리 프라이스(Kiley Prices)는 Inside Climate News의 기자로, 야생 동물, 해양 건강, 식량 시스템 및 기후 변화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매주 가장 시급한 환경 뉴스를 다루는 ICN의 “Today’s Climate” 뉴스레터를 작성한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