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으로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인터뷰] 『핵은 해결책이 아니다』 저자 M.V. 라마나

원자력 에너지의 많은 문제에도 원자력 산업은 전 세계 정부로부터 탄탄한 지원을 받으며 놀랍도록 탄력적인 산업으로 남아 있다.

최근 캐나다에서는 연방 내각 위원들로 구성된 장관급 실무 그룹이 "청정 성장 프로젝트를 더 빨리 건설하기 위해 연방 평가 및 허가 절차를 현대화하는 계획"을 발표했다여기에는 "원자력이 현재와 미래에도 캐나다의 전략적 자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연방주정부업계 자원을 조정하는 것"이 포함된다.

캐나다의 원자력 산업에 대한 저명한 비평가이자 물리학자이며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군축글로벌 및 인간 안보 분야의 사이먼스 석좌교수인 M.V. 라마나(M.V. Ramana)는 캐나다의 원자력 산업에 대해 많은 저술과 강연을 하고 있다라마나 교수는 수년간 연구원으로 일했던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겨울 학기를 보낸 후 밴쿠버로 돌아왔다.

지난 6월 몬트리올에서 라마나와 함께 캐나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컨퍼런스 패널을 공동 조직하면서 라마나와 직접 시간을 보냈었다지난 7월에 출간된 그의 새 책, 『핵은 해결책이 아니다기후 변화 시대 원자력의 어리석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M.V. Ramana, 출처: Susan O’Donnell

오도넬: 이전 저서가 인도의 원자력에 관한 책이었는데새 책은 원자력과 기후 위기에 관한 책이다왜 그 주제를 다루고 싶었는가?

라마나: 2~30년 전만 해도 누군가 원자력을 친환경 청정 기술이라고 이야기했다면 아마 비웃음을 샀을 것이다하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원자력 업계는 원자력 업계의 주장에 비판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환경운동가를 포함하여 사람들이 이 기술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데 성공한 것 같다심각한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비상 상황에서 다른 문제들을 무시한 결과다.

원자력에는 몇 가지 잘 알려진 문제가 있다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수십만 년 동안 위험할 방사성 폐기물을 관리할 수 있는 입증된 해결책은 아직 없다핵무기와 원자력의 연관성도 문제다기후 변화는 다른 모든 문제를 간과해야 할 만큼 실존적 위험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다.

이 주장은 핵에너지가 실현 가능한 해결책인지 여부를 놓치고 있다내가 다루려 했던 문제의 더 큰 맥락이 바로 이것이다또한핵에너지를 기후 변화 해결책으로 보는 시각은 핵산업화석연료 산업그리고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다른 산업들 사이의 관계를 간과하고 있다.

오도넬최근 원자력 개발을 지지하는 기후 운동가들과 회의에 참석했는데누군가가 내가 원자력에 반대하는 것이 화석연료 산업을 돕는다고 말했다당신은 방금 그 반대의 의견을 제시했다.

라마나그들의 주장은 화석연료를 원자력으로만 대체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무시한다이는 전형적인 논리적 오류다화석연료 산업과 원자력 산업 모두 이 논리를 사용한다둘 다 소위 '기저부하'(최소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전력원이 없으면 전력망을 운영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화석연료와 원자력이 이러한 종류의 전력을 생산하는 유일한 옵션으로 묘사된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이제 시대에 뒤떨어졌다. 20세기 초에 사람들이 전력망 관리에 대해 생각했던 방식은 발전소를 하루 24시간, 365일 가동하는 것이었다소위 '기저부하발전소는 항상 존재하는 최소한의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었다그리고 하루 중 또는 연중 특정 기간 동안 훨씬 더 높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다른 종류의 발전소를 가동했다.

재생에너지는 기저부하 또는 피크 전력으로 분류할 수 없기 때문에 재생에너지의 성장은 이러한 사고방식에 반한다재생에너지는 바람이 불거나 태양이 비칠 때 발전하기 때문에 관리 방식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오직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전력망을 운영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재생에너지 비율이 매우 높아도 전력망이 안정적일 것이라는 이해에 이르렀다만약 논의할 부분이 있다면그것은 마지막 약 10%에 대한 문제일 뿐이다(그리고 이 때문에 배터리 저장 기술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출처: Unsplash+ & Getty Images

오도넬지금 제 동료들 사이에서는 캐나다에서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의 '시대'가 끝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하고 있다여기 뉴브런즈윅에서는 ARC 원자로(캐나다의 ARC 클린 에너지사가 개발 중인 소형 모듈형 원자로계획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현재 캐나다의 많은 광고는 대형 원자로에 관한 것이다앳킨스 리얼리스(AtkinsRéalis)로 이름을 바꾼 SNC 라발린(SNC Lavalin)은 새로운 대형 1000메가와트 캐나다산 중수로 원자로(CANDU, CANada Deuterium Uranium)를 판매하려고 하고 있다브루스 파워(Bruce Power)가 두 개의 새로운 대형 원자로 건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소형 모듈형 원자로 회사들은 원자로 설계를 위한 면허를 신청하고필요한 자본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어쩌면 캐나다에서는 달링턴에 건설하려고 하는 원자로를 제외하고는 SMR 시대를 건너뛰고 개보수 및 대형 원자로에만 집중하게 될지도 모른다.

라마나: "SMR 시대의 종말"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따라 다르다달링턴의 원자로인 BWRX-300(제너럴 일렉트릭 히타치(GE Hitachi)에서 개발한 소형 모듈형 원자로)도 10~15년은 더 걸릴 것이다그 기간동안 적어도 소형 모듈형 원자로의 꿈은 살아있을 것이다원자로는 훨씬 더 비싸고 만드는데 오래 걸리지만다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을 밀어붙이려는 원자력 업계와 정부 내 지지자들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미국 보글에 건설된 AP 1000 원자로는 대부분의 지표로 볼 때 완전한 실패였다하지만 이제 원자로가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원자력 업계 사람들은 이를 큰 성공으로 평가하고 있다또 다른 원자로 세트를 건설하기로 결정하지는 않았지만향후 10년 또는 15년 내에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제니퍼 그랜홈(Jennifer Granholm) 미국 에너지 장관과 같은 사람들이 향후 수십 년 동안 원자력이 얼마나 확대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소형이든 대형이든 더 많은 원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원자력 업계는 소규모냐 대규모냐의 문제가 아니라 둘 다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을 것이다그것이 그들의 논점이 될 것이며내분은 상대방을 약화시킬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선택을 요구받고 싶지 않을 것이다그들은 그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오도넬저서에 원자력 에너지의 높은 재정적시간적 비용을 다룬 장이 있다원자력이 재생에너지와 저장 장치보다 더 비싸고 건설하는 데 더 오래 걸린다는 결론을 내리고이를 뒷받침하는 독립적인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을 보유한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 원자로를 건설하는 데 15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의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대규모로 개발해야 한다고 인정하는 인용문을 발견했다명확한 증거가 있음에도 많은 사람은 프랑스와 영국캐나다 등 다른 국가들이 왜 더 많은 원자로를 건설하기로 결심한 것처럼 보이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라마나첫 번째 이유는 이들 정부가 에너지 전략과 정책에 대한 조언을 얻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이러한 조언은 원자력 에너지 홍보에 투자한 바로 그 기관에서 나오는 경향이 있다미국에서는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는 기관이 에너지부이며에너지부의 우선순위 중 하나는 원자력 에너지 홍보다캐나다에서도 마찬가지다캐나다 천연자원부가 조언을 제공한다에너지 정책에 대한 결정에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제도적 편견이 존재한다.

두 번째 이유는 영국과 프랑스가 모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두 나라 모두 원자력 산업과 핵무기 제조 능력그리고 핵무기 운반에 사용되는 핵잠수함 간의 관계는 원자력 업계가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사용하는 화두였다정책 입안자들은 이러한 연관성을 원자력을 지원하고 가능한 한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마지막으로이들 국가는 원자력의 저탄소 특성을 고려하고 기후 변화를 주로 기술적어쩌면 경제적 문제로 보고 있다이들은 우리가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사용하는 기술을 바꾸고세금이나 탄소 배출권 거래제를 통해 시장이 적절한 방식으로 탄소를 평가하도록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와 물질과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에 대한 더 깊은 변화는 고려하지 않는다원자력이나 재생에너지가 그들이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두 가지 옵션이라는 뜻이다.

오도넬원자력의 재정적 측면으로 돌아와서빌 게이츠가 원자력을 지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고책에서도 언급했다돈에 정통할 것으로 생각되는 억만장자가 원자력이 그렇게 나쁜 투자라면 왜 원자력을 지지하는지 의문이다.

라마나그들은 약간의 돈을 투자하지만그들이 제안하는 프로젝트에 공공 자금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할 때만 투자한다그들은 공공 자금을 사용하여 민간 시장에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은 금융 지주회사에 대한 투자 기회가 부족했다그들은 투자할 대상을 찾으려고 애썼다이러한 투자자 중 다수는 대규모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대부분의 투자가 큰 수익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20개의 투자를 했는데 그중 한 개가 큰 돈을 벌고 페이스북형 성공을 거두면 다른 모든 투자를 보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그래서 보통 1%의 확률만 있어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장기적인 투자를 한다.

빌 게이츠나 샘 올트먼 같은 사람들은 기술을 마치 구세주처럼 여긴다이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기존의 방식으로 사업을 계속할 수 없을 것을 우려하며과거의 방식으로 부를 쌓아왔기 때문에 기후 변화가 큰 문제로 다가온다이들은 사람들이 기술 혁신으로 기후 변화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길 바라며자신들이 이 기술에 투자해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사람들이 기술이 기후 변화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지 않으면더 급진적인 요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쓴 책의 한 챕터에서 샘 올트먼의 말을 인용했는데, 내 기억이 맞다면 그는 "사람들이 이 미친 탈성장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면서 이것이 "비도덕적"이라고 말했다그들은 이런 급진적인 요구가 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그래서 기술이 항상 구세주처럼그리고 기후 변화를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그들은 그 핵심적인 믿음이 흔들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원자력 에너지는 이들이 제시하는 기술 포트폴리오의 일부다그러나 이런 투자자들은 원자력과 관련된 환경적 또는 기타 위험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이들은 핵폐기물 저장소나 우라늄 광산원자력 발전소 근처에 살 일이 없기 때문에그런 환경적 영향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출처Nuclear Adopts ‘Emergency Framing’ Around Climate, But Still Can’t Deliver: M.V. Ramana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수잔 오도넬(Susan O’Donnell)은 세인트토마스대학교의 환경 및 사회 프로그램의 겸임 연구 교수이자 수석 연구원이고, CEDAR(Contesting Energy Discourses throuhg Action Research) 프로젝트의 연구자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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