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퇴진과 삼성재벌의 관계

[3.8여성파업 오픈마이크_삼성 편⑤] “여성 노동자 목숨값으로 배당하는 삼성은 들어라”

[편집자 주] 윤석열 비상계엄 시기에 삼성을 주목하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윤석열은 애초 여성 혐오를 발판으로 집권했고, 대신 자본을 비호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여성파업을 준비해 온 2025년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는 자본에도 이 사태에 대한, 구조적 성차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이에 조직위는 12월 말 문제의 첫 번째 기업인 삼성전자의 4차 배당일을 앞두고 여성 노동자의 목소리를 조명하는 오픈 마이크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현장에서 삼성전자의 성차별과 폭력을 규탄한 여성 노동자와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연재합니다.

안녕하세요.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의 명숙입니다. 우리는 오늘 역사적인 곳에 모였습니다. 강남역은 삼성재벌 건물이 눈앞에 있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이 보이는 곳이자, 2016년 여성살해가 있던 곳이고 추모와 저항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삼성과 여성살해.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있습니다. 삼성반도체에 많은 여성노동자들이 일하다 병에 걸리거나 산재로 죽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재벌이 여성노동자의 죽음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재벌의 이익만을 위해 정부는 노동자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한 정보공개도 하지 않고 규제 완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삼성은 12.3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윤석열과 긴밀한 관계입니다. 많이 알려졌다시피 윤석열은 헌법 77조에 나온 비상계엄의 요건도 되지 않는 평화적 시기에 비상계엄을 선포해 대통령 마음대로 하는 독재정치를 꿈꾸었습니다. 이미 지지율 10%대로 정권을 유지할 동력을 잃은 윤석열이 군대를 동원한 독재를 꿈꾼 것입니다. 극우정치의 또하나의 특징은 신자유주의의 위기를 친기업정책으로 푸는 것입니다.  

실제 그는 임기 내내 친기업 정책을 펼쳤습니다. 윤석열은 검찰총장 시절 이재용 사건을 수사하고 대통령이 된 후 이재용회장을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했습니다. 취임 이래 부자감세를 하고, 재벌들 찾아다니기 급급했습니다. 해외출장 중에도 삼성, 현대차 등 재벌들과 함께 갔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 대통령 국외 순방에 7차례나 동행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스위스 다보스 포럼 △일본 △미국 △프랑스·베트남 △사우디·카타르 △일본·프랑스 △네덜란드 방문 등이었습니다.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엘지(LG) 회장이 각각 6차례 동행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함께 가서 외교도 대재벌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그렇게 순방 때 맺은 돈독한 관계는 행정과 입법과정에 반영되는 것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실제 여당인 국민의힘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지원과 반도체 노동자들을 쥐어짜기 위한 법안을 올해 발의했습니다. 속칭 반도체특별법,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안입니다. 이 법안은 대통력 직속으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반도체 산업 관계 규제 일원화하고, 신속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며, 정부 책임의 전력 및 수력 인프라 신속 구축 지원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반도체산업을 위해 정부가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고, 반도체산업에서 신상품·연구개발 업무종사자에게 주 52시간 상한제 적용을 제외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죽도록 일하다 죽는, 과로를 하게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연구개발직에 한정되어 있지만 분명 반도체 노동자들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노동자들은 과로로 쓰러져가고 있는데 노동시간 상한을 풀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아시다시피 지금도 유연근로제,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하면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게 가능합니다. 특별연장근로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와 근로자 동의를 받아 근로시간 연장이 주 64시간까지 가능합니다. 심지어 윤석열 정부는 2022년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업무처리 지침’을 개정해 소관부처 확인서를 첨부하는 경우 반도체 업종의 연구개발 분야도 특별연장근로 적용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도 아예 특별법을  만들어 최소한의 신청절차도 없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법이 만들어지면 다른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에 화섬노조 SK하이닉스 노동자들은 현 근로시간제도 하에서 잘 운영이 되고 있는데 법안 도입을 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겪는 반도체 사업의 경영 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국민 세금으로 지원받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2019년 삼성보호법, 즉 산업기술보호법을 만들며 삼성전자의 직업병 문제, 환경 문제, 영업비밀 문제를 눈감아 주었는데 말입니다. 

삼성전자는 윤석열 정권에 기대 노동자의 건강을 갉아먹고, 국민의 세금으로 경영실패로 인한 이윤 감소를 채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무능하고 편법일색인 윤석열 정부와 삼성재벌은 닮아있다 할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최근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발언과 당론으로 내란세력인 국민의힘의 법안을 수용하겠다고 합니다. 기가 찹니다. 윤석열과 국민의힘에 대한 분노가 단지 12월 3일 군대를 동원한 위헌적인 비상계엄에 한정되어 있지 않은 현실을 외면한 것입니다. 노동자 서민의 삶에는 무관심하고,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성 비정규직 장애인, 이주민 등의 노동권을 외면했던 현실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광장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이는 광장의 목소리를 제도 정치권이 외면하는 것입니다.  

곧 윤석열은 파면될 것입니다. 이제 삼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노동권과 건강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일터를 바꾸고 정치를 바꾸는 싸움과 민주주주의는 다르지 않습니다. 3.8 여성파업으로 여성노동자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게 반도체특별법을 막아내는 데 함께 힘을 모읍시다! 

덧붙이는 말

명숙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의 상임활동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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