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로비로 삭제된 가자의 진실

호주언론인협회는 언론이 이스라엘의 거짓말을 증폭하며 팔레스타인 언론인들을 배신해 왔고그 결과 278명이 이스라엘에 의해 암살당했다는 내용의 내 강연을 취소했다.

그의 가장 사랑받는 상인.(His Favorite Merchant) 출처: Mr. Fish

나는 10월 20일 호주언론인협회(National Press Club of Australia)에서 팔레스타인 언론인들의 배신(The Betrayal of Palestinian Journalists)’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할 예정이었다이 강연은 언론이 이스라엘의 거짓말을 어떻게 증폭시켜왔는지그리고 그로 인해 중상·표적·살해당한 팔레스타인 언론인들을 어떻게 배신해왔는지를 다룰 계획이었다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내 주장을 입증하듯협회 대표 모리스 라일리(Maurice Reilly)는 행사를 취소했다내 강연 공지는 웹사이트에서 사라졌다라일리는 프로그램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초청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스라엘의 전 중령이자 14년간 군 복무를 한 아미르 마이몬(Amir Maimon) 주호주 이스라엘 대사가 연사로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나는 가자지구를 취재하며 겪은 일로 오직 한쪽의 현실만 안다나는 이스라엘 공군의 폭격을 받았고저격수들의 사격을 받았으며그 중 한 명은 내 바로 옆에서 젊은 남성을 쏘아 죽였다우리는 그의 팔과 다리를 붙잡고 도로를 걸어 올라갔다그의 몸은 무거운 자루처럼 흔들렸다가자 난민캠프 칸 유니스(Khan Younis)에서 어린 소년들이 이스라엘 병사들에게 도발당하고결국 총에 맞는 모습을 보았다병사들은 장갑차 확성기로 아랍어 욕설을 내뱉었고, 10살 남짓한 소년들은 돌을 던졌다그러자 병사들은 총을 쏘았고몇몇은 죽고 몇몇은 부상을 입었다.

나는 여러 차례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 아이들을 쏘는 현장에 있었다그러나 이스라엘의 언어로 이런 사건들은 교전 중 사망한 아이들로 둔갑했다가자시가 폭격당했을 때나는 과밀한 판잣집이 F-16 전투기에게 파괴되는 모습을 보았다그 속엔 어린이의 시신도 있었다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를 폭탄 제조공장에 대한 정밀 타격이라 불렀다이스라엘은 완충지대를 만든다는 명목으로 주택과 아파트 단지를 무너뜨렸다나는 폐허 속에서 임시 거처를 짓고 살아가는 가족들을 인터뷰했다그 파괴 행위는 테러리스트의 집 철거로 포장되었다나는 불탄 학교병원모스크 안에서 시신을 세어보았다그때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로켓이 빗나갔다거나 그 건물은 무기 저장소였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에서 취재했던 모든 기자들과 마찬가지로나는 278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언론인과 미디어 종사자들이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된 현실을 기록했다그들은 대부분 표적 암살로 죽었다우리가 전한 가자의 현실은 이스라엘 정치인그리고 그들의 메아리 역할을 하는 주요 언론이 묘사하는 이미지와는 전혀 닮지 않았다.

마이몬 중령이 진정으로 균형 잡힌 발언을 하고 싶다면인공지능 기반 암살 프로그램 라벤더(Lavender)’에 대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그 프로그램은 가자 주민과 그 가족을 암살 대상으로 선정한다그는 민간인 사망자 할당량이 어떻게 정해지는지한 명의 팔레스타인 전사를 죽이기 위해 최대 20명의 민간인하마스 지휘관을 죽이기 위해 수백 명을 희생시킬 수 있다는 규정이 왜 존재하는지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 정보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희생자의 83%가 민간인임에도 왜 학살을 계속하는지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납치해 이스라엘 군복을 입히고손을 묶은 채 지뢰나 폭탄이 설치된 건물로 앞장세우는지왜 정당화 셀(Legitimization Cell)’이라는 특수 부대가 팔레스타인 언론인들을 하마스 요원으로 묘사하는 선전 작업을 벌이는지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그는 가자의 97% 교육시설모든 대학거의 모든 병원이 파괴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이스라엘이 3월 2일 가자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전면 차단한 후, ‘가자 인도재단(Gaza Humanitarian Foundation)’이라는 이름으로 굶주린 사람들을 남쪽의 네 개 식량 허브로 유인해 학살한 사실도 밝힐 수 있을 것이다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를 죽음의 함정이라 부르고국경없는의사회(MSF)는 조직적 살육이라 불렀다.

그는 남부 가자 내 강제수용소 계획과결국 팔레스타인인을 추방하고 유대인 정착민으로 대체하려는 계획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10월 7이스라엘군이 자국 인질이 탄 차량을 향해 발포한 이유팔레스타인 전사들이 점령한 에레즈 검문소(Erez Crossing)에 이스라엘군이 지상 미사일을 발사해 수십 명의 자국 병사를 죽인 이유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마이몬 중령이 이렇게 정직하고 진솔하게 말한다면우리는 그것을 균형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그것이야말로 진실과 진실이 마주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는 그럴 리 없다그의 과거 발언들을 보면그는 하마스가 민간인을 방패로 쓴다병원에 지휘본부를 둔다, 10월 7일에 이스라엘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아기들의 목을 베었다는 거짓된 이야기를 반복할 것이다그는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팔레스타인 저항세력이 공군기갑부대해군군사 드론도 없는 현실을 외면할 것이다무엇보다 그는 팔레스타인 점령과 식민 정착생중계되는 학살이라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을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균형이 아니다진실을 거짓으로 상쇄하려는 시도일 뿐이다이는 언론의 본질적 사명즉 권력을 감시하고 책임을 묻는 일을 저버리는 것이다그리고 무엇보다가자에서 매일의 참상을 기록하다 목숨을 잃은 언론인 동료들에 대한 끔찍한 배신이다.

국립기자협회의 기업 후원자들과 부유한 기부자들은 분명 만족할 것이다협회는 언론의 양심에서 도망칠 수 있게 되었고나를 초청했다가 받을 공격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제발 최소한의 양심은 지켜라당신들의 단체 이름에서 기자(Press)’라는 단어를 지워라.

[출처The National Press Club of Australia, caving to the Israel lobby, Cancels My Talk on Our Betrayal of Palestinian Journalists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크리스 헤지스(Chris Hedges)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로, 15년 동안 뉴욕타임스의 해외 특파원으로 근무하며 중동 지국장과 발칸 지국장을 역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태그

전쟁 로비 학살 침묵 가자지구 이스라엘 호주언론인협회

의견 쓰기

댓글 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