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가,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심한 공격을 받는 활동가

새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운동가들은 정부 관리, 기업, 범죄조직, 민간 경비업체가 서로 얽힌 중첩된 권력망과 갈수록 더 자주 맞서고 있다.

지난 51, 에콰도르에서는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노보아 대통령은 광산 개발과 석유 개발 등 자원 개발을 적극 추진하며, 이에 반대하는 원주민과 환경단체의 시위를 강경하게 진압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출처: CONAIE 페이스북

국제사법기구들이 정부에는 환경과 이를 지키는 사람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잇따라 중요한 판결을 내렸음에도, 2025년에도 환경운동가와 원주민 권리운동가는 전 세계에서 가장 심한 탄압을 받는 인권운동가 집단 가운데 하나였다.

세계 인권운동가를 지원하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단체 프런트라인 디펜더스’(Front Line Defenders)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최소 358명의 인권운동가가 살해됐다.

이 가운데 거의 4분의 184명은 토지와 환경을 지키는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표적이 됐다. 이들이 벌인 활동은 대부분 무급이었다. 이러한 살해 사건은 브라질, 콜롬비아, 에콰도르, 프랑스, 온두라스, 과테말라, 멕시코, 인도, 인도네시아, 페루, 필리핀, 튀르키예, 소말리아, 팔레스타인에서 확인됐다.

원주민 권리운동가는 환경 문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지만, 환경운동가와는 별도로 집계된다. 이들은 프런트라인 디펜더스가 기록한 전체 피살 사건의 또 다른 17%를 차지했다.

인권운동가들이 겪은 탄압은 살해에 그치지 않았다. 훨씬 더 많은 활동가들이 감시와 비방, 자의적 구금, 강제실종, 고문 등 각종 인권 침해를 당했고, 일부는 목숨까지 잃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9개국에서 인권운동가를 대상으로 한 살해 이외의 공격은 거의 4,000건에 달했다. 이 수치에는 한 사람이 여러 차례 인권 침해를 당한 사례도 포함된다. 그러나 보고서 작성자들은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많은 공격이 신고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가해자들이 책임을 지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인터넷 차단, 언론 탄압, 기록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표적화, 자기검열, 시민사회 활동 공간의 완전한 봉쇄" 때문에 일부 사례는 아예 기록조차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치적 억압이 심하거나 분쟁이 지속되는, 혹은 두 가지 상황이 동시에 나타나는 중국, 콩고민주공화국, 이란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인권운동가란 유엔 세계인권선언에 명시된 권리를 증진하고 보호하기 위해 평화적인 방식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환경운동가는 광산 개발, 석유·가스 개발, 벌목, 대규모 농업 개발을 둘러싼 갈등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정부와 기업은 물론 합법적·불법적 행위자들로부터 보복을 당할 위험이 특히 크다.

지난해 목숨을 잃은 환경운동가 가운데에는 에콰도르의 에프라인 푸에레스(Efraín Fueres)도 있었다. 46세의 지역사회 지도자였던 그는 지난해 가을 정부가 자원 채굴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권위주의적 정책을 강화하는 움직임에 맞서 전국적으로 벌어진 시위에 참여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푸에레스가 행진 도중 총격을 받고 쓰러지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어 군용 차량이 다가왔고, 거리에는 푸에레스가 쓰러져 있었으며 동행하던 사람이 그의 몸을 감싸고 무릎을 꿇고 있었다. 무장한 군인들은 두 사람을 둘러싼 뒤 동행자를 여러 차례 발로 걷어찼다.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는 2025929일 원주민 단체 코나이에’(CONAIE) 회원들이 에프라인 푸에레스를 추모하며 묵념했다.

지난해 목숨을 잃은 환경운동가 에콰도르의 에프라인 푸에레스(Efraín Fueres), 출처: CONAIE 페이스북

워싱턴 D.C.의 에콰도르 영사관과 에콰도르 검찰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국제 법원들은 환경운동의 정당성과 중요성을 인정해 왔다. 건강한 환경은 다른 모든 인권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며, 따라서 정부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환경운동가를 보호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확인했다.

미주인권재판소는 지난해 기후변화에 관한 역사적인 권고적 의견에서 "환경 인권운동가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장하는 일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강화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재판소는 또한 현재의 기후위기 상황에서는 문제의 규모가 매우 크고 정책 결정 과정에 시민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환경운동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판결은 국제법의 더 큰 변화 위에서 이루어졌다. 현재 165개가 넘는 나라가 깨끗하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인권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역사회는 환경 파괴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에 법적으로 맞설 수 있는 더 강력한 근거를 갖게 됐다.

그럼에도 환경운동가들은 정부 관리, 기업, 범죄조직, 민간 경비업체가 자원 개발과 토지 개발을 둘러싸고 서로 얽혀 움직이는 중첩된 권력망과 점점 더 자주 맞닥뜨리고 있다. 보고서는 이를 '폭력의 경제'라고 표현했다.

보고서 작성자들은 "토지 수탈, 자원 개발 산업, 불법 경제에 맞서는 활동가들은 그 활동이 형식적으로 합법이든 범죄화된 것이든 관계없이 동일한 권력 네트워크와 맞서야 했다"고 지적했다.

에콰도르의 환경운동가들은 <인사이드 클라이밋 뉴스>에 외딴 지역의 상황을 전하며, 불법 채굴업자들이 합법적인 광산 개발 허가 구역 안에서 활동하는 일이 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자원 개발을 둘러싸고 지역사회 내부의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콰도르는 이번 보고서가 지적한 세계적 추세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정부와 기업이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기 위해 형사 고발, 보복성 소송 등 각종 사법 절차를 점점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 작성자들은 에콰도르의 경우 "형사처벌을 통한 탄압 사례의 대부분은 광산 개발 사업이 지역사회의 자유롭고 사전적이며 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동의 없이 강행되는 사회·환경 갈등의 맥락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에콰도르당국은 자국의 대표적인 환경운동가 여러 명의 은행 계좌를 일시적으로 동결했다. 당국은 '부당한 사적 축재''테러 자금 조달'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 결과 일부 활동가는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도 점점 더 많은 정부가 인권운동가를 테러리스트나 국가안보 위협으로 낙인찍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낙인은 활동가들의 법적 보호를 무력화하고 활동 자체를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인권운동가가 가장 많이 살해된 나라는 콜롬비아로, 모두 165명이 목숨을 잃었다. 보고서는 이러한 폭력이 무장단체, 불법 채굴, 기타 자원 개발 활동이 집중된 지역에서 토지와 자원, 경제적 지배권을 둘러싼 경쟁 때문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작성자들은 원주민 와유(Wayúu) 지도자 미사엘 소카라스 이푸아나(Misael Socarrás Ipuana)에 대한 암살 시도도 주요 사례로 꼽았다. 그는 콜롬비아 북부 해안 라과히라를 이동하던 중 무장 괴한들의 총격을 받았다. ‘프런트라인 디펜더스는 그가 라틴아메리카 최대 규모의 노천 탄광 확장과 관련한 환경 파괴와 인권 침해를 기록해 온 활동 때문에 표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탄광을 소유한 글렌코어(Glencore)는 서면 성명을 통해 "지역사회를 대표하고 자신의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어떠한 폭력이나 협박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 "사회운동 지도자들에 대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절차를 즉시 가동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콜롬비아의 분쟁 해결과 평화 구축 사업이 대규모 원조 삭감으로 크게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국제개발처(USAID)를 사실상 해체하면서 그 영향이 컸다. 영국과 독일도 시민사회단체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줄였다.

보고서 작성자들은 이러한 원조 삭감이 전 세계 인권운동가 보호 체계 자체를 약화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20252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퇴하고, 국제 협상에서 성평등과 성별 권리에 관한 문구에도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조치는 여성의 권리와 사회적 소수자 보호를 위해 이뤄진 성과가 점점 더 위협받고 있다는 인권단체들의 우려와 맞물려 나타났다.

여성, 특히 원주민 여성은 환경 보호 활동의 최전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지만, 그만큼 다른 집단과는 다른 다양한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백악관 올리비아 웨일스(Olivia Wales) 부대변인은 서면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프런트라인 디펜더스가 할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인권을 위해 해왔다""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관대한 나라"라고 주장했다.

<인사이드 클라이밋 뉴스>는 지난해 8, 미국 국무부가 매년 발간하는 각국 인권보고서에서 '원주민' 관련 언급을 대폭 삭제했으며, 원주민에 대한 인권 침해 의혹을 다루던 항목도 통째로 없앴다고 보도했다.

이전 보고서들은 일부 정부가 석유·가스 개발이나 광산 개발 같은 자원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영향받는 원주민 공동체와 공식 협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신빙성 있는 의혹을 강조해 왔다. 또한 토지 침범과 불법 벌목 등 불법 행위가 원주민 공동체에 미치는 피해와, 원주민 토지 수호 활동가들이 직면한 위험도 함께 다뤘다.

프런트라인 디펜더스는 14개 협력 단체와 함께 희생자 가족과 지역 관계자들을 인터뷰하고, 지역 및 국제 단체의 자료를 교차 검증하며, 공개 자료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인권운동가 피살 사건을 확인한다.

이 단체는 비살해 공격의 경우 별도의 체계로 관리하며, 자신들에게 보고된 인권 침해 사례를 집계하고 있다.

[출처Environmental Defenders Remain Among World’s Most Targeted Activists

[번역] 이꽃맘

 
덧붙이는 말

케이티 서마(Katie Surma)는 인사이드 클라이밋 뉴스(Inside Climate News)에서 자연의 권리(rights of nature) 운동과 국제 환경정의를 취재하는 기자다. 그의 보도는 인권과 환경이 만나는 지점에 특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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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인권활동가 살해 활동가 트럼프 환경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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