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 단명한 쿠데타는 지지율이 낮은 우파 지도자의 절박한 행위였으며, 그의 통치에 대한 반대만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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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밤 늦게, 낮은 지지율의 윤석열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계엄령을 선포하며 국내외적으로 한국 정치에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2년 반 동안 한국의 민주 진영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독재"를 비판해 왔다. 이 표현은 윤 대통령이 검찰 권력을 이용해 진보 및 개혁 성향의 정치인, 언론, 노동조합을 견제하고 과거 독재 정권에서 사용된 반공주의적 수사를 부활시킨 행태를 지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윤 대통령은 2023년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 전체주의 세력은 항상 민주화 운동가, 인권 운동가, 또는 진보 운동가로 위장하면서 비열하고 비윤리적인 전술과 허위 선전을 벌여 왔다"고 발언했다. 이러한 비난은 윤 정부가 민주주의의 후퇴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일부에게는 독재 시대의 언어를 반복하는 구시대적 보수의 전형으로 들리기도 했다.
그러다 올해 9월, 민주당 소속 김민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어떤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는 경고를 담은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고교 동문 및 측근들을 정부와 군의 주요 안보 직책에 임명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행정안전부, 국방부, 국군방첩사령부 등에 친분 있는 인사들을 배치한 점을 근거로 윤 대통령이 "친북 세력"에 의해 촉발된 공공안전 위기를 빌미로 계엄령을 선포할 준비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많은 사람에게 이러한 예측은 과도한 경고로 들렸다. 하지만 수요일 아침, 보수 성향이 강한 조선일보조차도 "김민석의 말이 맞았다"고 인정했다. 화요일 밤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여당인 국민의힘 당 대표 한동훈마저 윤 대통령의 행동이 불법적이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의 빠른 보도와 국회의 신속한 계엄령 해제 결의안은 윤 대통령의 행보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던 인기 없는 대통령의 절박한 선택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윤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계속해서 스캔들과 논란에 휩싸였으며,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2022년 이태원 압사 참사(사망자 159명, 부상자 196명)에 대한 미숙한 대응으로 비판받았고, 2023년 수해 복구 중 숨진 해병대원 채수근 상병 사건의 수사를 방해했다. 이러한 사건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은 대중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또한, 그는 검찰권을 이용해 언론을 위협하고, 야당과의 갈등에서 보복하며, 손해배상 청구와 형사고소를 통해 노동 운동을 억압했다.
직접적으로는 그의 부인 김건희가 뇌물 수수, 영향력 행사, 학력 및 경력 위조, 주가 조작 등의 의혹으로 주목받았다.
더 중요한 사건으로, 올해 9월 윤 대통령과 김건희, 그리고 이들의 정신적 멘토인 명태균이 당 여론조사와 후보 공천 절차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윤 대통령의 당 장악 의도가 노골화됐고, 이에 따른 탄핵 요구가 점차 커졌다.
관측자들은 명태균이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신적 조언자였던 최순실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명태균은 화요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윤 대통령은 바로 이 박근혜와 최순실, 그리고 그들의 공범들을 민주주의 위협 및 범죄 혐의로 수사했던 검찰이었다. 박근혜는 자신의 아버지인 독재자 박정희 정부 인사들을 중용하며 정권을 운영했는데, 윤 대통령의 이번 권력 행보는 겉보기에 박근혜가 했을 법한 행동처럼 보였다.
박근혜 정부는 2016-17년 촛불혁명으로 무너졌다. 윤 대통령이 그 사건의 강렬한 힘을 목격했기 때문에 저항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곧바로 비상조치로 나아가기로 결심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결정에는 다른 복합적인 요인들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몇 주간 윤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점점 커졌으며, 지난 토요일에는 수만 명이 참여한 촛불집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했다.
이 집회에 앞서 전국 대학생과 교수들이 잇따라 선언문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윤 대통령의 모교이자 최고 명문인 서울대학교를 포함해 북미 지역 학자들의 유사한 성명이 있었다. 또 다른 주요 시민단체, 노동조합, 작가 단체들도 성명을 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45년 만에 처음으로 계엄령을 선포하고 특수부대를 국회로 보낸 이 기이한 결정을 내린 배경은 아직 추측만 가능한 상황이다.
다행히 국회의원들은 국회로 복귀해 군 병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며, 단 3시간 만에 윤 대통령의 결정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 새벽 5시에는 윤 대통령이 생방송으로 군대 철수를 명령하고 계엄령 선언을 철회하기 위해 국무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요일 아침이 밝아오면서 한국은 촛불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를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예고했고, 야당들은 탄핵소추안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다.
향후 며칠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불확실하지만, 윤 대통령의 3시간짜리 쿠데타는 한국 정치에 새로운 격동기를 불러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 변화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는 긴급히 주목해야 할 사안이다.
[출처] South Korea’s Three-Hour Coup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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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두세트(Jamie Doucette)는 맨체스터대학교에서 인간지리학을 연구하는 리더이자 <탈발전국가: 현대 한국에서의 경제 민주화 딜레마>(The Postdevelopmental State: Dilemmas of Economic Democratization in Contemporary South Korea)의 저자다. 이진수(Jinsoo Lee)는 맨체스터대학교에서 인간지리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한국에서의 환경 정의 문제와 현대 지정학을 연구하고 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