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지구는 기록상 가장 더운 해를 경험했으며, 이는 4년 연속으로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상승하는 기온은 지구의 물 순환 방식을 변화시키며 물 순환에 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월 5일 발표된 2024 글로벌 물 모니터 보고서(2024 Global Water Monitor Report)는 이러한 변화가 전 세계적으로 극단적인 사건을 어떻게 촉발시키는지 보여준다. 국제 연구팀은 수천 개의 지상 관측소와 위성으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사용해 날씨와 지하수, 강, 수역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강우량 기록이 점점 더 빈번하게 경신되고 있음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2024년에는 월간 강우량 최고 기록이 21세기 초보다 27% 더 자주 발생했다. 반면, 최저 기록은 38% 더 빈번하게 발생했다.
2024년에는 물과 관련된 재난으로 8,7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4,000만 명이 이재민이 되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5,500억 달러에 달했다. 극단적인 기상 현상의 규모와 빈도는 우리가 이미 과열된 대기에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함에 따라 더욱 증가할 것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에 적절한 시점은 약 40년 전이었지만, 지금이라도 우리의 미래에 큰 변화를 만들기에는 늦지 않았다.
뜨거운 물에 빠진 인류
따뜻한 공기는 더 많은 수분을 품을 수 있다. 이는 당신의 의류건조기가 작동하는 방식과 같다. 역설적으로, 이는 가뭄과 홍수를 모두 악화시킨다.
비가 내리지 않을 때는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가 모든 것을 더 빨리 건조시켜 가뭄을 심화시킨다. 반대로 비가 내릴 때는 대기가 더 많은 수분을 머금고 있어 비가 더 오래, 더 많이 내릴 수 있어 홍수가 더 자주 발생한다.
맹렬한 홍수
2024년, 전 세계적으로 폭우와 강 범람이 발생했다.
5월, 파푸아뉴기니와 7월, 인도에서는 비로 젖은 산사태가 발생하여 수천 명이 생매장되었다. 이들 중 다수는 결코 발견되지 않을 것이다.
6월과 7월, 중국 남부에서는 양쯔강과 주강이 범람하여 수만 명이 이재민이 되었으며, 농작물 피해액이 5억 달러를 초과했다.
8월, 방글라데시에서는 몬순 폭우와 댐 방류로 강이 범람했다. 580만 명 이상이 영향을 받았으며, 최소 100만 톤의 쌀이 파괴되었다.
한편 9월, 폭풍 보리스는 중부 유럽에서 큰 홍수를 일으켜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피해를 초래했다.
6월부터 10월까지, 서아프리카와 중부아프리카에서는 강 범람이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미쳤으며, 이미 취약했던 지역의 식량 불안을 더욱 악화시켰다.
10월 말, 스페인에서는 8시간 만에 500mm 이상의 비가 내려 치명적인 갑작스러운 홍수를 일으켰다.
파괴적인 가뭄
세계의 다른 지역들은 지난해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아마존 분지에서는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생태계 중 하나인 이 지역의 강 수위가 기록적으로 낮아져 교통 경로가 차단되고 수력 발전이 중단되었다. 9월 한 달 동안만 더운 건조한 날씨로 인한 산불이 52,000제곱킬로미터를 태워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남부 아프리카에서는 가뭄으로 옥수수 생산량이 50% 이상 감소해 3천만 명이 식량 부족에 직면했다. 목초지가 말라붙으면서 농부들은 가축을 도살해야 했다. 가뭄은 수력 발전량도 감소시켜 광범위한 정전을 초래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후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방금 지나간 해가 기록상 가장 더운 해였다는 말을 반복해서 들어왔다. 앞으로도 여러 차례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2024년 육지의 공기 온도는 1995년에서 2005년 사이 평균보다 1.2°C 더 따뜻했으며, 이 시기는 이미 산업혁명 초기보다 1°C 높은 상태였다. 전 세계 111개국의 약 40억 명, 즉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사상 가장 더운 해를 경험했다.
온도가 상승하는 분명하고 가속화되는 추세는 점점 더 강렬한 물 순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출처: Unsplash+, Getty Images
무엇을 해야 할까?
글로벌 물 모니터 보고서는 우리 행성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에 하나를 더했다.
추가적인 변화는 이미 불가피하다. 우리가 오늘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멈춘다 해도, 지구는 앞으로 수십 년간 계속해서 온난화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행동하면 최악의 영향을 피할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
첫째,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신속히 줄여야 한다. 지금 배출하지 않는 온실가스 1톤마다 미래의 폭염, 홍수, 가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우리는 불가피하게 더 심각해질 극단적인 사건에 대비하고 적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더 강력한 홍수 방어 시설을 구축하고, 가뭄에 더 강한 식량 생산 및 수자원 공급 체계를 개발하며, 더 나은 조기 경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기후 변화는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며, 우리의 풍경을 변화시키고, 인프라와 주택, 사업체를 손상시키며,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진정한 질문은 우리가 무언가를 해야 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그것을 할 수 있는지이다.
[출처] Relentless warming is driving the water cycle to new extremes, the 2024 global water report shows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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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 반 다이크(Albert Van Dijk)는 호주국립대학교(Fenner School of Environment & Society) 물 및 풍경 동역학 교수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