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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공산주의' 라는 단어에 담긴 소위 '정통적 의미'를 거부하고 맑스가 말한 communism을 새롭게 정의하기 위함이 아닐까 합니다. 소위 '정통적 의미'에서는 communism을 자본주의 성숙 이후에 출현하는 역사적 실체로 간주하거나, 물질적인 생산력이 풍요로운 상태를 전제하거나, 뚜렷한 국가원리와 사회원리를 가지고 있는(즉 내용이 명확한),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달성해야 할 목표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communism 을 '코뮤니즘'이라고 음역한 이유는 이런 해석들로부터 선을 긋기 위함이겠지요. 대신 이분들은 코뮤니즘이 대상을 단일한 실체가 아니라 집합체로 인식하는 태도로 보기도 하는 것 같고요.(예를 들어 “흑인은 흑인이다. 그는 특정한 조건에서만 노예가 된다”라는 [임노동과 자본]의 언급이 이런 태도의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 달성해야할 ‘목표’나 ‘상태’가 아니라 지금의 상황을 타파해가는 ‘운동’으로 규정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또 풍요로운 생산성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풍요로움’의 기준 자체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강조하기도 하는 것 같고요.(그러니까, 무엇을 가치롭게 볼 것이냐에 대한 기준을 아예 만드는 능동성을 강조하는 거지요. 계속 생산성에 얽매이면 자본주의가 완전히 발전해야 공산주의가 되는, 자본주의가 발전하지 않은 나라에서의 혁명가들은 우선 자본주의 발전을 위해 애써야 하는--;; 아이러니한 사태가 생기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아마 이런 해석차를 부각시키기 위함이 아닐까 합니다. 같은 communism이라도 전자로 볼 경우와 후자로 볼 경우는 투쟁 전략이나 현실 인식 방법이 전혀 달라지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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