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전에 카메라 다뤄 보셨어요?"
"아니요."
"네. 괜찮아요. 편하게 찍으시면 되요. 조금 멀긴 하겠지만, 경기도청으로 걸어가 볼까요?"
"..."
주간재활담당 선생님의 제안으로 처음 사진수업에 참여하게 된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두 번 정도 물어보면 한번 정도 답변을 해주시네요.
"오늘 저희 소재는 꽃으로 해볼까요? 자유롭게 꽃을 촬영해주세요!"
"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다른 회원분들은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계시네요. 마지막 한 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참여하신 분이시네요. 꽃이 앞에 있는데도, 무언가를 기다리고 계신 건지 카메라를 들었다 내렸다 하시더라구요.
"저희 꽃을 담아보기로 했죠. 무엇이 잘 안되세요?"
"..."
"꽃을 찍는데 문제가 있으세요?"
"아니요. 그냥... 그냥..."
"네~ 편하게 얘기해주세요."
"나비랑 같이 담고 싶어서요."
"아~ 좋아요. 좋아요. 그런데 나비가 잘 안 담기죠?"
"네~"
"나비가 워낙 빨리 움직여서 힘드실 꺼에요. 의도를 가지고 계신 것만으로도 훌륭해요."
"..."
"조금 더 찍어 보시구요. 오늘은 꽃만 찍어도 괜찮으니까 편하게 오세요."
몇 분이 지났을까요?
"사진에 꽃밖에 없네요."
"네에~ 수고하셨어요. 저는 사진에 나비가 왔다 갔다한 것도 보이니 걱정 마세요. 다음에 또 찍어보면 되죠."
"네."
실망하지 않으셨기를. 다음번 수업에 얼굴 뵙기를 바래봅니다.
출처: 주간 인권신문 [인권오름]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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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김형준 님은 사진가이며 예술교육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