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교육>, 2004년 11월 15일
1948년 12월 10일, 사진제판노조 위원장이자 AFL 자유노조위원회(FTUC)의 노동지도자 4인중의 하나인 매튜 월은 CIA 국장인 프랑크 위스너에게 편지를 썼다. "이 편지를 쓰는 것은 제이 러브스톤을 소개하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조직을 대표하여 당신과 협력하고 모든 문제에서 밀접한 접촉과 상호원조를 조정할 적절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AFL은 정보기관과 관계를 맺기 시작했고, 이 관계는 20년 이상 지속되었다. 위스너는 FTUC가 중요한 첩보수집원이 될 수 있고 따라서 상당액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 액수는 여러 해에 걸쳐 수백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러브스톤의 관점에서 추가 자금지원은 중국, 일본, 인디아, 아프리카와 아랍 국가들로 작전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위스너에게 보고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정보부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가 CIA에 FTUC 작전요원에게서 나온 첩보보고를 제공하는 한편, 역시 "자유국가 반공주의자들의 지원"을 옹호하는 위스너로부터 정보를 받았다.
러브스톤은 감시의 눈초리를 피해 FTUC의 대차대조표를 요리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예를 들어 1949년 AFL가맹 노조들이 56,000달러를 위원회에 기부했지만, 203,000달러를 "개인들", 실제로는 CIA가 기부했다. 1950년 정보부는 또 202,000달러를 FTUC에 제공했다. 이후에도 정보부의 AFL 자금지원은 비밀로 계속되었고, 그 액수는 비밀작전의 규모나 성격에 따라 달랐다.
유럽에서 러브스톤의 광범위한 포괄적 비밀 반공작전은 대개 마샬플랜(공식적으로 유럽재건계획)에서 빼돌린 돈으로 유지되었다. 마샬플랜으로 1948년과 1950년 사이에 서유럽 나라들에 130억 달러가 지원되었다.
마샬플랜의 규칙에 따르면, 재정지원을 받는 각국은 총액의 5%를 미국 점령군의 관리비용으로 지불하도록 되어 있었다. 이 가운데 자유노조위원회가 빼돌려 미국의 어떤 정책이라도 지지하는 대가로 일군의 유럽 노동지도자들에게 흥청망청 뿌린 비자금(일명 "설탕자금")이 무려 8억달러 이상이었다고 한다.
마샬플랜의 자금이 바닥나자, 러브스톤은 CIA자금에 더욱 의존하게 되었다. 그러나 2차대전중 아이젠하워의 유럽 참모총장이었던 새로운 CIA국장 월터 베델 스미스 장군은 깐깐한 관리자였고, AFL 비밀작전의 지출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했다.
1950년 11월 24일 관계를 분명히 하기 위해 "정상"회담이 열렸다. AFL측 참석자는 미니, 두빈스키, 월, 러브스톤이었고, CIA측은 국장인 스미스와 비서실장 프랑크 위스너였다.
양측의 협력이 잘 진행되었고 또 계속되어야 한다는 전반적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몇 번의 긴급상황 시에 AFL이 CIA로부터 받았던 지원에 감사하면서도, 관계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CIA에 특별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목록을 제시했지만, 무시당한 적이 있었다. 스미스는 제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스미스가 정보부 작전에 CIO를 포함시킬 생각을 꺼내자, AFL측은 즉각 강력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그들이 이런 종류의 활동에 CIO가 경험이 없고, 공산주의자나 믿을 수 없는 분자들과 얽혀있다고 말했다. 러브스톤은 만약 CIO를 끌어들이면 모든 사업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AFL과 CIO의 작전에 필요한 비밀을 CIO가 유지할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조지 미니는 CIO가 트루먼 정부가 친구들을 이용해 국제노동활동에 대한 자금과 참여에 동등한 몫을 요구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몇달 전 CIO는 "공산당의 노선을 추종"하는 11개 산별노조 1백만 이상의 조합원을 축출한 바 있었다. 미니는 CIO가 작전에 참여하면 CIA와의 협력을 철회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러나 스미스와 위스너에게는 노동운동의 한 진영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다른 진영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 같았다. AFL측이 얻어낼 수 있는 최대치는 CIO의 협력이 필요 없는 협력작전의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었다.
미국 노동운동이 정부 첩보기관의 도구 또는 협력자가 되는 사정은 그것이 반소 십자군과 공산주의 노조들의 패배에 도움이 되는 한 미니-두빈스키-월 3인방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또한 어떤 미국의 노조지도자도 감히 노동조합운동과 국제첩보기관 사이의 은밀한 보상관계에 대응하지 못했다.
CIO와 접촉을 담당한 사람은 CIA 앨런 덜레스 국장의 보좌관인 토머스 브래든이었다. UAW 월터 루써 위언장은 브랜든에게서 5만 달러를 받았는데, 브래든이 직접 디트로이트로 날아가 전달했다.
CIA가 노동운동의 양진영에 얼마의 액수를 주었는지에 대한 공식기록은 없다. 정보부에 대한 의회의 감독도 없었다. 브래든이 말한 것처럼, "CIA는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군대를 살 수도 있었고, 폭탄을 살수도 있었다. CIA는 최초의 전세계적 다국적기업 중의 하나였다."
수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미니, 두빈스키, 월 등은 죽는 날까지 그들이나 러브스톤, AFL이 어떤 식으로든 CIA와 관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만약 그들이 CIA와 함께 일했을 뿐 아니라 그 지침을 수행하기 위해 첩보부에서 자금지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 아마 이 노동지도자들을 파멸시킬 폭발적 스캔들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CIA 자금이 워싱턴의 AFL 본부에 전달되었다거나 조지 미니가 그 돈을 받았다는 증거는 없지만, 러브스톤이 조지 미니의 승인 아래 CIA 요원으로 작전을 수행했다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조지 미니는 1995년 AFL과 CIO의 통합 이후 자신의 반공 이데올로기를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통합시까지 가장 전투적인 좌파지도자들이 CIO에서 축출되었고, 따라서 그의 임무는 상당히 쉬워졌다. 1957년 그는 AFL-CIO 집행위원회를 설득하여 "폭력배, 사기꾼, 공산주의자, 파시스트"라는 황당무계한 결의안을 승인하도록 하였다.
폭력배와 사기꾼을 공산주의자와 함께 묶는 것은 분명히 터무니없는 일이다.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비난은 결코 그들이 수많은 AFL-CIO 지도자들처럼 절도범이나 횡령범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조지 미니의 노동조합노선과 상반되는 노동조합 이론과 실천에 헌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공산주의자를 파시스트와 연결시킨 것은 노조 지도자들의 입맛에 맞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려는 음흉한 시도였다. 조지 미니는 어떤 파시스트도 고발하지 않았고, 심지어 노동운동 내에서 어떤 파시스트도 지목한 적이 없었다. 그의 공격대상은 공산주의자들만이 아니라, 그가 탄압하려는 견해를 가진 급진파와 반대파들도 있었다.
통합시에 AFL과 CIO의 조합원수가 15,913,007명이었음을 지적해둘 필요가 있다. 오늘날 49년이 지난 후에, AFL-CIO의 조합원은 1,300만명이며, 이는 1955년보다 거의 3백만 명이 줄어든 숫자이다.
조지 미니는 "하향식" 지도의 신봉자였다. 그는 현장 조합원을 전혀 중시하지 않았고, 심지어 자신이 피켓라인에 가본 적이 없다고 자랑했다. 그는 노동자 집회나 행진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노동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되는 고위직 사람들과의 거래를 선호했고, 또 전문가였다. 그는 자신이 조합원들에게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비판에 대해 화를 냈고, 비판자들에게 보복하거나 무시했다.
그가 27년 동안 노총위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33인의 집행위원회에 단 한 명의 여성도 없었고, 기껏해야 2명의 흑인과 남미계 노동자들이 있었을 뿐이다.
분명히 조지 미니는 강력한 지도자였다. 그러나 그가 노동운동과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도움을 주었는지 아니면 피해를 주었는지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