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씨, 잘 지내나요!
‘고 박지연 1주기 추모 기자회견’ 열려
한노보연 선전위원 푸우씨
지난 3월 31일은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근무하다가 23세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고 박지연 씨의 1주기’가 되는 날이다. 화학약품과 X선을 이용한 반도체 검사업무를 담당했던 고 박지연 씨는 2007년 9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진단 받고 투병하던 중, 갑작스런 악화로 작년 2010년 3월31일 운명했다. 그녀의 백혈병 투병과 죽음은 반도체 전자산업에서 일하던 많은 직업병 피해자들이 세상에 자신의 피해사실을 알릴 수 있도록 하는 울림이 되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고 박지연 씨의 1주기’를 맞아 제2, 제3의 박지연 씨와 같은 억울한 희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삼성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기자회견장인 삼성본관 앞은 삼성 측이 동원한 버스와 바리케이드, 삼성 경비들로 가득했다.
기자회견 시작 전에 경찰 측은 반올림의 관계자를 찾아, “이곳은 집회 금지 구역이다. 구호를 외치거나 하면 집시법 위반으로 연행 하겠다”고 협박했으며,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도중에는 “집시법 위반을 하고 있으니, 자진 해산하라”고 경고방송을 해 추모 기자회견 참가자들의 빈축을 샀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고 황민웅 씨의 아내 정애정 씨는 "삼성전자는 인체에 유해한 반도체 화학물질들을 직원들에게 교육하지 않고 관리하지 않은 채 일하고 있다. 생산 물량이 많은 날에는 일이 많아 안전수칙을 지키지 못 하는 일도 많았다"고 주장하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젊은 노동자들이 삼성공장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피해자 가족인 고 김주현 씨의 아버지 김명복 씨는 "우리 가족들 모두 비통한 마음을 표현할 수가 없다"며 "주현이가 죽은 지 80일이나 지났는데 아직까지 안식을 취하지 못하고, 차가운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우리는 주현이가 편안하게 눈을 감고 하늘나라로 갈 수 있게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지금 이대로는 절대 장례를 치를 수 없다"고 발언했다. 이 날 기자회견은 참가자들의 헌화와 삼성본관 주변을 에워싸고 진행하는 1인시위로 마무리됐다.